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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투자자인가; 투자전략 분류 해보기

지피지기 백전불태. 백전백승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지만 손자병법에 적힌 본문에 따르면,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 된다. 흔히들 '정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을 때 인용되는데, 안타깝게도 '나를 알면'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도... 어쩌면 마찬가지 아닐까. 주식시장에서의 투자전략은 관점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이 다양할 수 있다. 자신의 성향이나 상황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을 때, 그 가운데 어떤 방식이 가장 적절할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목표로 삼는 투자성과에 따라 우리는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시장에는 진취적(Enterprising)이거나 방어적(Defensive) 투자자가 있다"고 했다. SK증권 이효석 팀장의 표현대로..

동생에게 알려주는 주식투자 기초입문 : 배당주 투자

주식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어려운 단계는 이미 넘어섰다. 경험을 갖춘 찐 투자자로 가기 위한 단계들을, 앞으로는 차근차근 밟아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가장 처음으로 우리 앞에 놓인 계단의 이름은 '배당주 투자'다. 감히 추측하건대, 이 과목은 주식 투자의 가장 기초이면서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배당주 투자는 주식회사가 태어나던 시절부터 있었던, 주식 투자 그 자체와 동의어라고도 할 수 있다. 은행이라는 개념조차도 없었던 중세 유럽에서의 화폐는 금화와 은화로 구성되어 있었다. 장신구를 만들어 팔던 금 세공인은 수수료를 받고 금화를 맡아 보관해주는 부업도 겸하고 있었다. 세탁소에서 찾아가지 않은 세탁물을 빌려주기도 하는 것처럼, 금 세공인은 맡아둔 금화 중의 일부를 이따금씩 빌려주었다가 돌려받기..

210618 한국은행 금통위,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은행주식 가즈아

지금 곱씹어보면 왜 진작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회의가 든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기 전에 한국은행이 먼저 기준금리를 올릴 게 분명했다. 이 사실은 알았지만,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다는 건 솔직히 몰랐다. 며칠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어제 우연히 접한 기사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더욱 좋아진다는 내용을 배웠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올해 11~12월이다. 은행의 실적 상승이 선반영될 것까지 고려하면 투자시계는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찾아보면 은행주에 관련해서는 요즘 좋은 소식들 뿐이다. 코로나19가 할퀸 경제상황을 고려해 금융당국이 은행..

주식 투자는 위험한가? 무작위 게임에서의 실력이란

손실 : 복리 효과가 감춘 칼날 복리 수익은 누적되면 성장률이 급증할 수는 있지만, 수익이 아니라 손실을 기록하면 상당히 스텝이 꼬인다. 잘못하면 복리의 마법 부리려다 복리의 재앙을 경험할 수도 있다. 약간의 산수를 이용한다면 이해하기 쉽다. 원금 100만 원으로 이자를 불려서 총액 (100+20)만 원을 만든 사람이 있다고 하자. 새로운 금융상품에 이 돈을 투자할 계획이다. 복리 효과를 기대해 (100+20)만 원을 투자하면, 새로운 수익률은 원금 100만 원에도 곱해지고 이자 20만 원에도 곱해져 계산된다. 따라서 수익률이 1보다 크다면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하지만 손실을 보게 돼 1보다 작은 수익률이 곱해진다면? 이 연산은 원금 100만 원뿐만 아니라 이자 20만 원에도 곱해지기 때문에, 손실액은..

'복리의 마법' 나도 부리려면... 매번 더 집어넣는다 × 잃지 않는다

복리의 마법? 1보다 큰 수를 거듭제곱해 나가면 횟수에 따라 그 결과가 비약적으로 증가 폭을 늘리며 커지는 효과. 예금수익을 얻을 때, 이자에 이자가 붙으며 혹은 수익에 수익이 더해지며 총액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걸 고등학교 때 배운다. 복리(complex interest)의 반대 개념으로 단리(simple interest)가 있다. 원금에만 이율이 곱해지는 이자수익 모델이다. 언제나 일정한 금액으로만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리금 합계는 선형적으로(일정한 기울기를 가진 직선의 형태로) 증가하게 된다. 단리와 복리의 이러한 차이를 만든 원동력은 어디에 있었을까? 돈을 넣으면 원금과 이자를 토해내는 자판기가 있다고 가정하자. 투입되는 원금에 곱해지는 이율은 언제나 동일하다고 본다. 여기..

부자, 되어야 하는 이유 vs. 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증명할 수 있을 정도로 논리정연하고 거부할 수 없는 정답이 없다면, 그렇다면 우리가 부자가 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뭘까.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 모두 틀렸다. 우리가 답을 고민해봐야 할 바른 질문은, 부자가 되고싶은 이유가 아닐까. 오늘 기록할 내용은 여기에 관한 상념이다. 세상에는 서로 다른 자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줄넘기를 잘 하는 사람, 공감 능력이 탁월한 사람,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사람, 서점 사장의 자녀로 태어난 사람, 돈을 많이 번 사람. 이러한 분배는 우연히 이뤄진 것들이며, 그들은 차이를 존중하고 서로의 결핍을 채우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돈을 잘 버는 사람 한 명은 문득 '1등'이 되고 싶어졌다. 세상 모두가 나의 ..

경기민감주의 페달, 수출동향 알아보기 (feat. 롯데케미칼 매도보고서)

우리나라에서 경기민감주 투자가 그나마 쉬운 점이 있다. 코스피 지수는 수출실적과의 상관계수가 아주 높아서다. 수출실적은 주가의 엑셀러레이터(가속페달)도 되고 브레이크도 된다. 특히, 한국의 월별 수출입 동향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면서도 정확하기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 수출입 동향은 한 달에 세 차례 발표된다. 매월 10일과 20일 관세청 홈페이지 보도자료 탭에 공개되는 것이 있고, 매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에 역시 보도자료로 발표되는 것이 있다.​ ​ 지난 달에 정유, 화학, 건설/기계 부문의 경기민감주를 한꺼번에 매수했었다.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수출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판단해 매수했기 때문에, 업황이 부러지는가의 여부가 매도시점을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매수 전 탐색 단계..

210604 기산텔레콤 +5% 단타 수익실현

실력이라고 할 만한 게 없기 때문에, 초단기 매매는 어마어마하게 확실한 종목으로만 대상을 국한하게 됐다. 바닥권에 있는 저평가 소외주가 특정 조건을 만족했을 경우에만 건드릴 수 있다. 안타깝게도 엑사이엔씨, 기산텔레콤, 딜리 모두는 적당히 비싼 시절에(그래봤자 바닥권이지만) 급한 마음에 잡아두기만 한 거여서 초단기 매매를 시도할 상황이 한동안 오지를 않았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기산텔레콤이 특유의 변동성을 보여주더니, 급기야 매수시그널을 보여주기에 이르렀다. 5월 25일이었다. 오후 3시 15분까지 시그널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한 뒤에 종가로 매수했다. 3시20분 ~ 3시30분 동안 이뤄지는 동시호가 시간대에 시장가 매수로 하면 된다. 타게팅하는 비중이 되도록 수량만 결정해주면 된다. 이날 종가는 2,80..

소비 vs 소유 : 쾌락이 가르는 쇼핑과 주식의 차이

우리 뇌에서 어느 부분이 어떤 방식으로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주관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바가 거의 없다. 하지만 오늘 그려갈 포스팅에 대해서만큼은, 우리 뇌의 '그 부위'가 묘한 역설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우리는 쓸모있는 물건을 구매할 때에는, 사실은, 소유가 아니라 소비에서 쾌락을 느낀다. 필요에 의해서건 허영에 부합해서건 '사용할 물건'을 샀다면 그걸 소유하는 동안 즐거워야 옳을 것이다. 실제로는 지르는 순간을 포함하는 아주 짧은 시간에만 우리는 쾌락을 느낀다. 배설의 쾌감, 일종의 카타르시스랄까. 사들인 물건을 오래오래 요긴하게 사용하면서 행복해하는 경우는 드물다. 소유가 확정되면, 금방 시들해지기 일쑤다. 취미 생활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비병이 그런 예다. 사진 취..

210602 안녕 원익큐브, +231% 수익실현

일하던 중이었는데 오전에 아내에게서 카톡이 왔다. 원익큐브 팔았느냐고? 아니 아직... 왜요? 뜨헉! 내가 보던 순간이 7,100원 정도일 때였다. 이틀 정도 싹수가 보이더니 20% 넘게 뛰어있었다. 미친 거래량 때문인지 내 계좌잔고의 수익률이 두다다다다다.... 숨가쁘게 바뀌고 있었다. 절반을 팔지 전부 정리할지 고민하던 30초가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 등판이 거의 확실시되던 윤석열 재료는, 그래서 앞으로도 많이 남아있을 것이었다. +10% 갭 상승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고, 1차 목표가 3,500원 부근에서 정리했던 1/3을 고려해도 넘치게 분한 수익률이라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 시장가로 모두 던졌다. 원익큐브를 처음 매수했던 건 작년 12월 중순이었다. 1,785원이었다. 목표가는 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