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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여행/현지인추천/맛집/이탈리안레스토랑 그레이비_Gravy

주말에는 오래간만에 아내와 데이트를 다녀왔다. 사실은 점심 차리기 귀찮아서 외식을 하러 어딜가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예전부터 한번쯤 가보고는 싶었지만 번번이 인연이 닿지 못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떠올랐다. 그레이비Gravy는 포항 환여동 길가에 존재감없이 숨어있는 곳인데, 이 식당 특유의 고급화 전략 탓에 재료가 소진되기 전에 입장이라도 하려면 반드시 점심시간에 골인해야만 한다. 전화를 걸었을 때만 해도 "오늘은 신기하게도 웨이팅이 없네요"라는 답을 들었는데, 택시를 타고 총알처럼 달려갔어도 '1시간 대기' 명령을 받았다. 식당 한켠에 대기고객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던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뙤약볕을 그대로 얻어맞지는 않을 수 있었다. 며칠 전 구매한 카메라 렌즈와 액세서리들을 가져갔다. 사진도..

여행자 2021.07.21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주식투자와 다이어트를 성공하는 법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이 말을 들으면 신기하게도 마음 속에는 생각지도 않던 코끼리가 슬그머니 떠오른다. 우리는 모두 청개구리의 후손이라는 말인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쓴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유권자들의 생각을 조종하는 정치인들의 방식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어쨌든,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 생각이 나는 법이다. 일주일 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세상의 수많은 맛있는 음식들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니 오히려 더 힘이 든다. 다이어트는 쉬운 건데, 덜 먹고 더 움직이면 체지방은 줄어드는 게 당연한 건데, 왜 이리 힘들까. 내 생각에는, 생각하지 말라면 더 생각나는, 이 놈의 마음 때문인 것 같다. 빌어먹을 주식 투자도 참 비슷하다. 좋은 기업을 골라 싸게 사서 비싸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

갈림길 : 내일의 코로나19 그리고 경제 전망 (feat. GKL 외국인카지노)

원익큐브, 딜리, 엑사이엔씨, 기산텔레콤은(이하 원딜엑기) 코스닥 중소형주들이다. 이 종목들로 수익을 올린 적이 있거나 올리고 있다. 그밖에 공통점이라고 할만한 부분은 모두 목표가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종목에 투자하던 시절에는 거시경제나 뉴스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투자전략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대형주 매매를 연습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경기민감주로 모멘텀 플레이를 하는 도중에는 희한하게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그래서인지 매월 두 차례씩은 반드시 원딜엑기를 검색했던 방식대로 다른 종목을 찾아보곤 하는데, 상승장이라 그런지 1~2월 이후로는 적당한 목표물이 발견되지 않았다. 원딜엑기를 검색하는 과정은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파이썬에서 만들어 둔 함수를 이용해 모든 종목의 차..

분할매수 딜레마 : 노는 현금의 기회 vs. 비용... 목표수익률이 결정한다?

오늘의 결론, 목표수익률이 높으면 분할매수의 효과는 반감된다. 주식을 매수할 때 리스크를 완화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매수 시기를 쪼개는 분할매수다. 현금을 남겨 두었다가 일정 규모 이상의 낙폭 기준에 도달하면 추가 매수하는 '전략적 물타기'를 포함한 얘기다. 이 방식의 장점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하락에 오히려 수헤를 입어 평균단가는 낮추고 더 많은 수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도 있다. 운이 좋아 바닥에서 주식을 잡았다면 못다 실린 현금을 남겨두고 버스가 떠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수익률을 둘러싸고 기회와 비용이 공존한다. 사부님은 매수 주문을 넣을 때 겨우 한두 호가 싸게 사려고 목숨걸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건 개미들이나 하는 짓이라면서. 그러느니 차라리 장 종료 동시호가에 시장가로 주..

4.4조 원 수소에 투자하는 롯데케미칼, 우리 정말 끝난 거니? ㅇㅇㄴㅇ

롯데케미칼이 수소산업 투자계획 Every Step for H2를 발표했다. 2030년까지 4조 4천억 원을 투입해 수소 수요 30%에 해당하는 연간 6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1조 원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서도 줄기차게 이익을 내 왔던 롯데케미칼이기에 가능했던 '한 방'이 드디어 발표된 셈이다. 이 뉴스 탓인지 롯데케미칼은 13일 오전 4%대 양봉을 그리는 중이다. 이제 국내 화학 대기업들은 2차전지(LG화학), 태양광(한화솔루션), 수소(롯데케미칼) 등의 친환경 관련 성장산업을 병행하게 되는 모양새다. 롯데케미칼이 확보해 둔 현금이 상당해서 2차전지 분리막이나 수소산업 쪽으로 언제든 신산업의 '방향'을 발표할 거라는 시장의 예상은 있어왔던 게 사실이다. SK가스와의 합작..

광각접사렌즈 : 탐론 20mm F2.8 말고 시그마C 24mm F3.5를 고른 이유

표준화각 단렌즈로 선택한 렌즈 포크트랜더 NOKTON 50mm F1.2는 중고 매물이 없다. 아내에게 칭얼거렸더니 내 솔직한 계획을 묻는다. 평생 원렌즈로 살 거 아닐 테니까, 서브렌즈부터 사서 놀고 있으란다. 여윽시... 여보는 천재야. 그래서 망원보다는 광각렌즈부터 고르기로 했다. 풀프레임의 이점을 살리면서, 가벼운 렌즈를 고를 수 있는 선택지도 광각에서는 그나마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광각렌즈는 보통 셀카 브이로그, 풍경사진, 실내사진 정도를 찍기 위해 사용한다. 기왕이면 화각이 대차게 시원했으면 좋겠다. 일반적인 풍경사진에는 밝은 최대개방조리개가 그닥 필요하지 않았다. 대신 야경에서의 날카로운 빛갈라짐, 은하수 촬영을 생각하면 밝은 최대개방조리개가 필요했다. 예전부터 광각에서 접사촬영을 해보고픈 생..

주식에세이(?) - 농부의 마음을 상상하기

유튜브에서 잘라낸 파 뿌리가 자라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끝 부분이 물에 담가진 파 뿌리는 위아래로 미친듯이 빠르게 자랐다. 금새 파가 됐다. 상추도 꽤 금방 자란다. 작물에 따라 수확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씨앗을 심었느냐 모종을 심었느냐에 따라서도 그렇다. 도라지는 훨씬 더 오래 걸린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농사기간 중에는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어떤 벌레가 지나갔을까. 빗방울은 몇 개나 흙을 적셨을까. 농부의 발자국 소리는 얼만큼 달콤했을까. 어떤 냄새의 바람이 불어왔을까. 분명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사건과 밤이 지났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농부는 어떤 마음을 하고서 기다림을 견뎠을까. 결국엔, 기어이, 끝끝내는 맺고야 말 확정된 결실을 상상했을까. 고라니가 내려..

인플레와 디플레의 균형... 미국은 어디로 갈까?

올 상반기만 해도 전 세계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들썩였다.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은행 이사회(이하 FED)는 '일시적'이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6월 FOMC 이사회를 전후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양적완화 연착륙)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공교롭게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4%에서 안정세를 되찾았다. 내 애플 주식과 네카오 가격도 다시 빨간불을 켰다. 내가 감히 짚어보기로는, 지금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압력 사이에 끼어 있는 것 같다. 지난 10년 동안 이어져 온 구조적 공급과잉, 저성장, 저물가의 바람이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셧다운 됐었다. 우리는 갈림길로 점점 더 다가서고 있다. 지금 대결하고 있는 힘들은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이 균형은 깨어져 어..

210703 안녕 딜리 +37% 수익실현, 그리고 포트폴리오 점검

딜리를 떠나보냈다. 소외되고 저평가된 중소형주로서 발굴한 종목이었다. 12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스토캐스틱 슬로우 지표를 보며 단타 몇 번 하다가 12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는 홀딩했다. 목표가는 2,400원이었는데, 최근 1~2일 꽤 올라서 2,100원 대에 안착하길래 금요일 아침부터는 매일 매도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운 좋게도 금요일에 캔들이 바로 튀어서 2,490원을 찍었다. 당연히 내 매도주문도 체결됐다. 1,700원대에 사서 세금/수수료 떼고 수익률은 37.86%. 1,500원대 매수 * 1,600원대 매도로 이전에 거둔 초단기 매매 수익까지 포함해서 300만 원을 벌었다. 보유한 종목 수가 하나 줄어서 한결 홀가분하다. 투자일기 쓰러 온 김에 현재 포트폴리오와 종목별 전망을 점검해보자. 1..

소니 A7R3에 보이그랜더(Voigtländer) Nokton 50mm f1.2를 고른 이유

자기 복굴절에 관한 물리현상인 포크트 효과(Voigt effect)의 그 포크트다. 볼드마 포크트(Woldemar Voigt)는 독일 사람인데, 포크트의 땅이라는 뜻의 포크트랜더는 오스트리아의 광학 기업이다. 예전엔 같은 나라였나? 아무튼, 영미권의 영향을 심하게 받은 우리가 맨날 보이그랜더로 부르는 이 브랜드는 실제로 포크트랜더 내지는 포익틀랜더로 불려야 옳다. 됐고, 소니 A7R3에 물려있던 나의 원렌즈 35mm f1.4 자이스를 떠나보내고 50mm 대구경 단렌즈를 들일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다른 분야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사진장비 관련된 동네에서는 표준이라든가 전천후라든가 하는 등의 표현은 참 양날의 검이다. 들짐승 편이기도 하고 날짐승 편이기도 했던 박쥐 신세라고나 할까. 흔히는 50mm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