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오래간만에 아내와 데이트를 다녀왔다. 사실은 점심 차리기 귀찮아서 외식을 하러 어딜가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예전부터 한번쯤 가보고는 싶었지만 번번이 인연이 닿지 못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떠올랐다. 그레이비Gravy는 포항 환여동 길가에 존재감없이 숨어있는 곳인데, 이 식당 특유의 고급화 전략 탓에 재료가 소진되기 전에 입장이라도 하려면 반드시 점심시간에 골인해야만 한다. 전화를 걸었을 때만 해도 "오늘은 신기하게도 웨이팅이 없네요"라는 답을 들었는데, 택시를 타고 총알처럼 달려갔어도 '1시간 대기' 명령을 받았다. 식당 한켠에 대기고객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던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뙤약볕을 그대로 얻어맞지는 않을 수 있었다. 며칠 전 구매한 카메라 렌즈와 액세서리들을 가져갔다. 사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