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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152

주식 투자, '지루하다'와 '쉽고 편하다'의 사이에서

주식 투자는 지루하다. 그 따분함을 견디기 위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보여주는 행동을 보면,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비추어볼 수 있다. 급등주를 찾아 헤매는 건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행동이다. 잦은 단타매매를 반복하는 건 잉여로움을 극복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짐작해 본 주식 투자의 다음 두 특성은, 끔찍한 재앙이기도 하고 신이 내린 축복이기도 하다. 1. 성장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시간이다. 2. 주식의 정답은 이미 알려져 있어서 너무 쉽다. 왜 시간이 필요한가? 장사는 무엇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어서, 싼 물건이 비싸지는 변화 사이에는 그걸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당연히 녹아 있다. 수요의 지형을 따라 상품이 옮겨졌을 수도 있고, 다른 원..

달러의 타락과 투자의 미래 feat. EM과 가상화폐

미국이 달러를 계속해서 풀고 있다. 일단 기준금리가 '0'에 착 달라붙어 있다. 이건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돈 벌게 해줄게. 사람들 돈 쓰드록 대출상품 실컷 팔아" 그걸로도 모자라 재정정책 지출에 쓰라고 국채도 계속해서 사들인다. 이런 구조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그 뒤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연준도 이게 비정상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팬데믹으로 촉발된 이 상황을 '정상화'하려면 두 가지가 이루어져야 한다. 양적완화의 축소와 중단. 그리고 기준금리 인상.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 갈 길이 아득하다. 무턱대고 긴축을 진행하면 시장은 아사리판이 될 게 분명하기 때문에, 빼도박도 못할 그럴듯한 명분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인플레이션이 걱정되는 상황이라야 한다. 계속해서 오르는..

내가 이해한 인플레이션의 구조 : 화폐, 자산, 실물,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 그리고 임금

인플레이션이 오나 안오나 말들이 많다. 예측과 판단의 근거가 저마다 다르고 부여하는 가중치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의견이 엇갈렸으니 누군가는 맞고 누군가는 틀릴 것이다. 전문가들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일반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최소한 '알아듣기'라도 해야, 누구 편을 들든 결정을 내리든 대비를 하든 할 게 아닌가. 경제에 문외한이지만, 그래서 내 나름대로 인플레이션을 이해하고 정리해보기로 했다. 이 글은, 나의 공부이면서 개인적인 이해이니까 틀렸다고 욕하기 없다. 넓은 의미의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의 하락이다. 디플레이션이 걱정될 때는 화폐 유통이 늘어난다. 그러면 물건 가격이 오르는 실물 인플레이션이 오든 부동산/채권/주식 가격이 오르는 자산 인플레이션이 오든, 화폐 가치 하락으로 인한 현상이 ..

저장된 재무제표를 읽어오려면 (feat. 문자열 유사성 판단하는 로직)

백테스트 활용에 자유도를 확보하려면 재무데이터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내가 활용할 DART는 하루 접근횟수와 자료 조회속도에 제한이 걸려있기 때문에, 이대로는 백테스트가 어렵다. 결국 모든 자료를 저장해두어야 하고, 알맞게 읽어올 수 있어야 한다. 각 종목별로 과거의 모든 재무제표들을 저장하는 작업은 지루하지만 쉽다. 반면에 이걸 읽어오는 부분은 흥미롭지만 어렵다. 앞 단계에서 '일단 저장'에만 몰두했던 덕분인지, 폴더에 남은 자료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참 가관이다. 예를 들어 당기순이익 계정과목은 기업에 따라 당기순이익, 당기순손익, 당기이익, 당 기 순 이 익 등의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계정과목 이름이 길어지면 다양성은 훨씬 증가할 수 있다. 세부 계정과목들로 보면, 포함시킨 기업도 있..

생존 : 주식투자에 임하는 나의 지상과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주식 투자에 있어서 이 말은 금언(金言)이라 할 만하다. 나는 강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데에는 조금도 관심 없지만, 주식 투자자로서 살아남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내게 있어서 주식 투자의 지상 과제는 바로 생존이다. 그 밖에 다른 것들은 온통 상대적이다. 몇 %의 수익률을 올렸는가, 얼마나 빨리 수익을 냈는가, 자산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 결론이다. 물론 이것들은 중요한 중간 목표일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 관점으로 투자에 임하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수익률을 기록하고, 가장 많은 돈을 굴리면서, 가장 빨리 부자가 되는 사람은 없다. 생존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이견의 여지 없는 절..

금리를 인수분해 해보자 2

별다른 설명없이 무작정 '금리'라고 하면, 이건 대개 명목금리를 뜻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돈을 빌려주면 받게 될 이자, 채권에 적혀있는 이율이다.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면, 돈을 빌려 주는 쪽이 누리게 되는 '실질 금리'가 된다. 명목 금리 - 물가 상승률 = 실질 금리 지난 시간에 이렇게 시작하고 정리했다. (명목) 금리는 장/단기를 막론하고 모두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적 금리(단기 금리도 그렇다.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기준 금리는, 말 그대로 기준이자 목표치이다. 단기 금리 그 자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개 시장 조작'을 통해 단기 금리가 기준 금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도록 시장적으로 제어한다)이다. 도대체 무엇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인가? 명목 금리는 국가가 발행한 채..

금리를 인수분해 해보자 1

별다른 설명없이 무작정 '금리'라고 하면, 이건 대개 명목금리를 뜻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돈을 빌려주면 받게 될 이자, 채권에 적혀있는 이율이다.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면, 돈을 빌려 주는 쪽이 누리게 되는 '실질 금리'가 된다. 명목 금리 - 물가 상승률 = 실질 금리 1단계 인수분해는 여기까지다. 명목 금리는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기간에 따라 다시 7일, 3개월, 2년 등의 단기 금리와 10년, 20년, 30년짜리 장기 금리로 나누어질 수 있다. 단기 금리는 예금 금리에 연동되고, 중앙은행이 못박아 정하는 금리다. 그래서 정책 금리라고도 하고 기준 금리라고도 부른다. 인위적으로 '끌어' 올리거나 내리기 때문에 '끌 인'자를 써서 인상했다 또는 인하했다 등으로 표현된다. 중앙은행이 정책적으로 ..

20210409 보유종목 및 계획 (feat. 원익큐브)

현재 보유한 것들 가운데 정리할 예정인 종목은 원익큐브와 삼본전자 두 개다. 이들은 내 4-4-2 포메이션의 포트폴리오 계획에 들어있지 않다. 방출대상 선수들인 셈이다. 1. 복기 원익큐브는 작년 12월 21일에 1785원으로 매수했다. 상장 이후의 전체 역사에서 가격은 저점에 위치해 있었다. 싼 값이라는 조건이 제일 어렵지, 나머지는 별 게 없다. 당시 시가총액 630억에 못 미치는 부채규모, 엄청나진 않지만 안정적인 유보율, 개선되고 있는 분기 영업이익. 대형악재 조건들은 잘 피하고 있었고, 동일 계열사 사이의 조정에 불과하긴 하지만 최대주주인 원익머트리얼즈가 어쨌든 지분을 늘렸으니 마음이 편할 것이었다. 목표가는 3500원이었다. 목표가에 오기 직전에 상한가 슈팅이 나왔다. 윤석열 테마주로 엮였다...

코스피 코스닥 백테스트 프로그램 설계지도

백테스트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고 있다. 코린이가 혼자 해내기엔 나름 방대한 프로젝트다. 이미 어느 정도 진행은 이루어졌지만, 가는 동안 방향과 위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머리 속에만 잠들어 있던 전체 계획을 글과 그림으로 정리해 두는 게 좋겠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매수조건-매도조건-비중관리 등등의 투자전략을 코스피와 코스닥의 과거 데이터에 대입해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 프로그램에는 크게 두 가지 기능이 요구된다. ▲모든 종목의 과거 주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 데이터에 대한 기술적 분석을 지원하는 여러 보조지표 함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종목의 과거 재무정보도 확보되어야 한다. 차트(chart)와 보조지표 함수들은 코딩이 끝났다. 과거 차트 자료는 증권사에서..

투자를 열심히 하는 당신에게 - 남는 돈을 저장하기

조개 껍데기에서 곡식으로, 화폐에서 다시 디지털 숫자로. 우리가 부를 측정하고 교환하는 방식이 지나온 여정에는 모두 그만한 '필요'가 있었다. 이 과정 속에는 저장을 보다 편리하게 하려는 노력도 녹아 있는 것 같다. 돈은, 그 스스로 저장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투자는 돈을 저장하는 작업이다. 어렸을 때 배운 대로 저금통에 저장할 수도 있다. 물건 값은 오르는데 저금통 속 내 돈만 그대로인 게 싫다면, 이걸 당장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 주머니에 잠시 저장해두고 이자를 받는 것도 괜찮다. 은행 예금이나 채권 투자가 이런 방식의 저장 전략이다. 약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증권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을 사들일 수 있다. 돈의 가치는 주식과 건물로 그 모양을 바꾸어 저장되는 셈이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