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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투자철학 멘탈관리 35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주식투자와 다이어트를 성공하는 법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이 말을 들으면 신기하게도 마음 속에는 생각지도 않던 코끼리가 슬그머니 떠오른다. 우리는 모두 청개구리의 후손이라는 말인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쓴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유권자들의 생각을 조종하는 정치인들의 방식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어쨌든,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 생각이 나는 법이다. 일주일 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세상의 수많은 맛있는 음식들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니 오히려 더 힘이 든다. 다이어트는 쉬운 건데, 덜 먹고 더 움직이면 체지방은 줄어드는 게 당연한 건데, 왜 이리 힘들까. 내 생각에는, 생각하지 말라면 더 생각나는, 이 놈의 마음 때문인 것 같다. 빌어먹을 주식 투자도 참 비슷하다. 좋은 기업을 골라 싸게 사서 비싸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

분할매수 딜레마 : 노는 현금의 기회 vs. 비용... 목표수익률이 결정한다?

오늘의 결론, 목표수익률이 높으면 분할매수의 효과는 반감된다. 주식을 매수할 때 리스크를 완화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매수 시기를 쪼개는 분할매수다. 현금을 남겨 두었다가 일정 규모 이상의 낙폭 기준에 도달하면 추가 매수하는 '전략적 물타기'를 포함한 얘기다. 이 방식의 장점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하락에 오히려 수헤를 입어 평균단가는 낮추고 더 많은 수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도 있다. 운이 좋아 바닥에서 주식을 잡았다면 못다 실린 현금을 남겨두고 버스가 떠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수익률을 둘러싸고 기회와 비용이 공존한다. 사부님은 매수 주문을 넣을 때 겨우 한두 호가 싸게 사려고 목숨걸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건 개미들이나 하는 짓이라면서. 그러느니 차라리 장 종료 동시호가에 시장가로 주..

주식에세이(?) - 농부의 마음을 상상하기

유튜브에서 잘라낸 파 뿌리가 자라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끝 부분이 물에 담가진 파 뿌리는 위아래로 미친듯이 빠르게 자랐다. 금새 파가 됐다. 상추도 꽤 금방 자란다. 작물에 따라 수확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씨앗을 심었느냐 모종을 심었느냐에 따라서도 그렇다. 도라지는 훨씬 더 오래 걸린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농사기간 중에는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어떤 벌레가 지나갔을까. 빗방울은 몇 개나 흙을 적셨을까. 농부의 발자국 소리는 얼만큼 달콤했을까. 어떤 냄새의 바람이 불어왔을까. 분명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사건과 밤이 지났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농부는 어떤 마음을 하고서 기다림을 견뎠을까. 결국엔, 기어이, 끝끝내는 맺고야 말 확정된 결실을 상상했을까. 고라니가 내려..

주식 투자는 위험한가? 무작위 게임에서의 실력이란

손실 : 복리 효과가 감춘 칼날 복리 수익은 누적되면 성장률이 급증할 수는 있지만, 수익이 아니라 손실을 기록하면 상당히 스텝이 꼬인다. 잘못하면 복리의 마법 부리려다 복리의 재앙을 경험할 수도 있다. 약간의 산수를 이용한다면 이해하기 쉽다. 원금 100만 원으로 이자를 불려서 총액 (100+20)만 원을 만든 사람이 있다고 하자. 새로운 금융상품에 이 돈을 투자할 계획이다. 복리 효과를 기대해 (100+20)만 원을 투자하면, 새로운 수익률은 원금 100만 원에도 곱해지고 이자 20만 원에도 곱해져 계산된다. 따라서 수익률이 1보다 크다면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하지만 손실을 보게 돼 1보다 작은 수익률이 곱해진다면? 이 연산은 원금 100만 원뿐만 아니라 이자 20만 원에도 곱해지기 때문에, 손실액은..

부자, 되어야 하는 이유 vs. 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증명할 수 있을 정도로 논리정연하고 거부할 수 없는 정답이 없다면, 그렇다면 우리가 부자가 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뭘까.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 모두 틀렸다. 우리가 답을 고민해봐야 할 바른 질문은, 부자가 되고싶은 이유가 아닐까. 오늘 기록할 내용은 여기에 관한 상념이다. 세상에는 서로 다른 자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줄넘기를 잘 하는 사람, 공감 능력이 탁월한 사람,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사람, 서점 사장의 자녀로 태어난 사람, 돈을 많이 번 사람. 이러한 분배는 우연히 이뤄진 것들이며, 그들은 차이를 존중하고 서로의 결핍을 채우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돈을 잘 버는 사람 한 명은 문득 '1등'이 되고 싶어졌다. 세상 모두가 나의 ..

소비 vs 소유 : 쾌락이 가르는 쇼핑과 주식의 차이

우리 뇌에서 어느 부분이 어떤 방식으로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주관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바가 거의 없다. 하지만 오늘 그려갈 포스팅에 대해서만큼은, 우리 뇌의 '그 부위'가 묘한 역설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우리는 쓸모있는 물건을 구매할 때에는, 사실은, 소유가 아니라 소비에서 쾌락을 느낀다. 필요에 의해서건 허영에 부합해서건 '사용할 물건'을 샀다면 그걸 소유하는 동안 즐거워야 옳을 것이다. 실제로는 지르는 순간을 포함하는 아주 짧은 시간에만 우리는 쾌락을 느낀다. 배설의 쾌감, 일종의 카타르시스랄까. 사들인 물건을 오래오래 요긴하게 사용하면서 행복해하는 경우는 드물다. 소유가 확정되면, 금방 시들해지기 일쑤다. 취미 생활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비병이 그런 예다. 사진 취..

현금, 유연성, 강소기업 - 개인 투자자가 가진 무기들

개인 투자자의 무기들 주식 시장에는 크게 봐서 두 종류의 선수들이 있다. 국내외의 기관 투자자들이 하나이고, 그밖에 개인 투자자들이 다른 하나다. 외국인은 왜 빼냐고 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외국인은 외국계 기관에 소속된 투자자들이다. 검은 머리 외국인 등등 갖가지 파생 신분들을 빼고 기본만 보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우리는 흔히 기관 투자자들은 증권가 찌라시 등 온갖 최신 정보와 공매도 권한과 자금력과 회사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로 중무장한 강자이며,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뇌동매매나 일삼는 불쌍하고 가련한 희생자들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기업의 최대주주들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오늘은 이 그룹에 대해 가진 오해에 대해 조명해볼까 한다. 우선, '개..

손절하지 않는다. 좋은 주식 골라야 할 이유

당신이 만일 어떤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매일 매순간 결정해야만 한다. 선택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다. 팔거나, 내버려두거나, 더 사거나이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어떤 선택지는 삭제되기도 한다. 가령, 보유중인 주식이 꽤 큰 수익을 내고 있다면 '더 사거나'는 우선적으로 삭제된다. 너무 비싸진 주식에 신규 진입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경우는 어떨까? 마음도 아픈데, 선택도 해야 한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손에 쥔 카드는 세 장이다. 팔거나, 내버려두거나, 더 사거나. 손실 중인 종목을 일찌감치 팔아버리는 걸 두고 손절매 또는 손절이라고들 한다. 나는 계좌를 운용하면서 품고 있는 고집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손절하지 않는다'이다. 그러니까 여기에서도 '팔거나'라는 옵션은 ..

사고 팔기를 반복할 수록 망하는 이유

주식 투자는 쉽다. 그러나 주식을 자주 사고팔면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다. 오늘은 이 명제와 연결된 생각들을 아무렇게나 함부로 끄적여보려고 한다. 1. 애초에 주식은 빈번히 사고팔도록 설계된 투자전략이 아니다. 주식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구조는 굉장히 고전적이다. 금 세공업자가 대출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그 기여자들과 공유하던 예금 이자 수익모델과 정확히 똑같다. 혹은 이와 비슷하게, 돈을 은행이 아닌 일반 기업이나 정부에 빌려주고 채권 금리수익을 얻는 모델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투자자가, 간접 기여를 통해 순이익의 일부를 '배당'이라는 이름으로 공유받는 것이다. 예금을 유지하거나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계속해서 이자 수익을 얻는다. 마찬가지로 증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수..

불확실한 미래, 잘 모르겠으면 기억하자 '절반만'

다른 장사처럼 주식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한다. 문제는, 사는 가격은 현재시제이지만 파는 가격은 미래시제이니 답답할 노릇이다. 내 관심종목이 오를지 떨어질지 100% 알 수는 없다. 꼭 내가 들어가면 그때부터 떨어지기는 하더라만. 그런다고 떨어지길 빌자니 나만 두고 저 혼자 날아가버릴 것 같기도 해 신경이 쓰인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야속한 시간만 흐른다. 그럴 때 내가 써먹는 제일 마음편한 방법이 있다. 그 종목에 할애하기로 마음먹었던 돈의 절반만 투입하는 것이다. 사실은 언제나 그렇게 하는 편이다. 말했다시피 미래는 항상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마음은 편하다. 50%만 실은 채로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면 100% 비중을 넣지 못한 게 속이 쓰릴까? 아니다. 절반이라도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