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투자자 152

장기투자자의 '핑계력'...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나는 보통 사람, 평범한 무능력자다. 이런 내게도 신박한 능력이 하나 있는데, 거짓말과 핑계로 내 자신을 방어하거나 합리화 하는 데 만큼은 천재라는 점이다. 지금 바로 보여줄 수도 있다. 이런 능력은 내가 특별히 찌질해서 길러진 게 아니다. 인간의 종특이라고나 할까. 창세기에서 저질러진 인간 최초의 죄를 떠올려 보라.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먹었지만, 그들의 진짜 잘못은 따로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르시되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 아담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창세기」 3장 - “Do you~”라든가 “Are you~”처럼 의문사로 시작하지 않는 물음에는 예..

추정 기업가치 기록하기 - 가치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feat. 물타기와 불타기, 손절이냐 익절이냐)

틀린 투자 의사결정을 피하려면 우리의 순진한 직관에 맞서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투자자에 따라서는 같은 회사라고 해도 진입할 때 보유한 수량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시장 환경에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기도 한다. 하락장에 가격이 내려간 종목에 비중을 더 싣는다든가, 충분히 오른 주식을 덜어내게 될 때도 있다. 이런 대규모 거래가 아니라고 해도, 투자자는 보유기간을 통틀어 매순간 ‘더 보유한다’ 또는 ‘이 가격에 팔고 같은 가격에 다시 샀다’는 결정을 내리고 있는 셈이 된다. ‘매수한 이유를 기록하라’는 조언을 투자자가 따르고 있었다면, 다행스럽게도 후속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조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매수할 때의 수량과 가격도 함께 적어두고 혼자서 뿌듯해 하고..

기업분석/ 노바텍(285490) #02 - 읽을 거리

노바텍은 사업보고서를 친절하게 써주는 회사는 아니다. 그래서 홈페이지나 IR자료를 먼저 훑어보는 게 이해를 빠르게 가져가는 데 유용하다. 노바텍은 차폐자석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사업을 한다. 자석을 이해하고, 차폐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한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응집물질 물리학을 배웠던 개인적인 배경 덕분에 이 단계를 이해하는 문턱은 높지 않았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자석은 몇 가지 가루를 비율대로 잘 섞어서 단단히 뭉친 다음 고온에 녹였다가 식혀서 만든다. 이렇게 만든 자석은 전자제품에 영향을 미친다. 전자기유도 전자기유도란 자기의 시간적 변화에 의해 전기적 성질이 발현되는 현상을 뜻한다. [목차] 1.개요 2.패러데이 전자기유도 법칙 3.맥스웰 방정식 4.인덕턴스 개요 전자기유도는 자기선속이 시간에 t..

PBR에 따른 자사주 매입이 BPS와 ROE에 주는 영향

ROE나 ROIC 같은 자본수익률에 대해 최근 공부한 것들을 곱씹어 보다가, 자사주 매입(공시 용어와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이하 “자기주식 취득”이라 한다)이 대표적으로 ROE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봤다.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일반적으로는 자본총계를 구성하는 계정과목 중 ‘기타자본조정’이라는 항목에 음수가 기록되면서 자본총계가 줄어든다. 그러면 똑같은 순이익에 대해 분모가 될 자본총계가 감소하게 되니까 ROE는 당연히 커질 것으로 쉽게 유추할 수 있다. EPS와 BPS로 분리해서 생각해볼 수도 있다. 먼저, 순이익을 유통주식 수로 나누는 EPS의 경우, 분모가 줄어들면서 전체 값이 커지는 것은 자명하다. 현재 순이익을 R, 발행주식 수를 a라고 하자. 자기주식을 수량 b만큼 취득하면 유통주..

기업분석/ 노바텍(285490) #01 - 투자아이디어

노바텍의 투자아이디어는 고려신용정보의 매각과 연결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겠다. 노바텍을 찾게 된 아이디어는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투자수익률 공식이다. 이 수익률은 장기적으로 기업이 자기자본을 키워내는 복리수익, 즉 ROE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배당성향에 의해 훼손되고, 배당수익률에 따라 보전되기도 한다. ROE-배당성향-PBR이 수익률에 주는 영향에 관한 공식 크리스토퍼 메이어가 쓴 「100배 주식」을 세 번째 읽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올바로 매수했다면 오래 보유해야 크게 성공한다. 여기서 올바른 매수에 필요한 핵심이 높은 자기 atticus262.tistory.com 이 공식에 따라서 퀀트적인 방식으로 주식들을 나열해 볼 수 있었다. 시가총액 5,000억 아래..

기업분석/ 제이씨케미칼(137950) #06 - 바이오중유 시장 조사와 주담 확인

제이씨케미칼 사업보고서에는 바이오디젤에 대해서 판매실적, 생산실적 등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바이오연료 생산능력을 뜯어보면, 바이오디젤이 연간 16만 kL 정도인 반면 바이오중유는 연간 64만 kL로 4배 가량 더 높다. 바이오디젤이 연루되는 의무혼합비율보다는 바이오중유와 관계있는 의무공급비율이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도록 법이 작동한다는 점, 바이오선박유 등 확장성이 더 크다는 점 등을 회사에서도 고려한 게 아닐까, 하는 나의 추측이다. 어쨌든 제이씨케미칼의 미래는 바이오중유에 더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바이오중유 매출은 모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발전공기업에서 발생한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료를 개방해 두었다. 한국중부발전과 한국남부발전 홈페이지를 ..

ROE-배당성향-PBR이 수익률에 주는 영향에 관한 공식

크리스토퍼 메이어가 쓴 「100배 주식」을 세 번째 읽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올바로 매수했다면 오래 보유해야 크게 성공한다. 여기서 올바른 매수에 필요한 핵심이 높은 자기자본 성장률이다. 특히, 쓸데없는 배당으로 ROE가 희석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내 보유종목에서 예를 들자면, 고려신용정보는 높은 ROE로는 충분히 훌륭하지만, 배당성향도 굉장히 높다. 아주아주 단순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100억의 기초 자기자본이 있다. 40% ROE를 기록했다면 순이익이 40억 발생한다. A기업은 이걸 모조리 기말 자기자본으로 재투자해서 다음해 56억의 순이익(140억의 기초 자기자본에서 40% ROE를 유지할 경우)을 거둔다. 반면 기업 B는 순이익 40억 중에서 75%의 배당성향으로 3..

2022-06 6개월 수익률 +27.8% 퀀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에도 써둔 적 있지만 당분간 내 캐시카우는 퀀트 포트폴리오다. 두 개의 백테스트를 마치고 작년 12월부터 자산의 상당한 비중을 투입한 계좌가 두 개 있었다. 6개월이 지났고 내가 그려둔 밑그림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1기 운영기간 : 2021.12.01. ~ 2022.05.31. (6개월) 전략 A : 자산의 10/13, 6개월 성장률 21.43 % 전략 B : 자산의 3/13, 6개월 성장률 42.3 % 전체 자산 : 6개월 간 [27.8% 성장 + 월급] 2기 운영기간 : 2022.06.01. ~ 2022.11.30. (6개월) 20개 종목이 픽업되는 전략 A에서는 10개 종목을 매도하며 평균 27.67% 수익을 실현했고, 5월 말 매수대상에 여전히 포함된 나머지 10개 종목들은 현재까지 평균 15..

텐배거(10루타)를 위해 주식을 오래 보유하는 데 도움될 수도 있는 두 가지 작은 팁

누군가 나에게 “당신은 가치투자자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어떨까. 그런 질문에 답하려면 ‘가치투자’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런 심오한 주제를 가지고 문답하고 싶지 않다. 미래중독자 라는 책을 기억한다. 동물들 중에서 인간만이 미래를 불안해하며 준비하는데, “곰들은 겨울잠을 위해 미리 지방을 저장해두고, 철새들도 닥쳐올 추위를 피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반론을 확인하기 위해 말을 할 줄 아는 기러기에게 “너는 왜 그렇게 먼 곳으로 날아가니?” 하고 물어보면 그 녀석은 아마도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며) 나는 지금 날고 있어”라는 식으로 대답을 하리라는 거였다. 라면을 끓일 때 나는 제조사의 설명서(?)에 충실한 편이다. 주식도 그 본질에 가장 어울리는 방식과 관점으로 접..

기업분석/ 삼양옵틱스(225190) #01 - 투자아이디어

신사임당의 수요일 코너 ‘주식투자 좀 아는선배’에서 고정출연을 맡고 있는 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가 ROIC(투하자본수익률. ROE나 ROA, GP/A 시리즈와 큰 틀에서 비슷한 개념)와 EPS 성장률을 언급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이 이들 지표에 수렴한다는 내용이었다.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심심한 김에 또 적용해보는 나였다. 주 후반부인 목요일과 금요일에 이리저리 종목들을 스크리닝 해보다가 제놀루션과 삼양옵틱스가 걸려들었다. 제놀루션은 유전자 기반 진단솔루션 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곳인데, 늬낌적인 늬낌 상, 코로나19 때문에 폭증한 최근 2년 실적이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사실 지노믹스에 비하면 삼양옵틱스가 몸담고 있는 카메라 렌즈에 대해서 내가 가진 덕후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