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전략

ROE-배당성향-PBR이 수익률에 주는 영향에 관한 공식

나그네_즈브즈 2022. 6. 12. 22:58

크리스토퍼 메이어가 쓴 「100배 주식」을 세 번째 읽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올바로 매수했다면 오래 보유해야 크게 성공한다. 여기서 올바른 매수에 필요한 핵심이 높은 자기자본 성장률이다. 특히, 쓸데없는 배당으로 ROE가 희석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내 보유종목에서 예를 들자면, 고려신용정보는 높은 ROE로는 충분히 훌륭하지만, 배당성향도 굉장히 높다. 아주아주 단순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100억의 기초 자기자본이 있다. 40% ROE를 기록했다면 순이익이 40억 발생한다.

 

A기업은 이걸 모조리 기말 자기자본으로 재투자해서 다음해 56억의 순이익(140억의 기초 자기자본에서 40% ROE를 유지할 경우)을 거둔다. 반면 기업 B는 순이익 40억 중에서 75%의 배당성향으로 30억 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고 최종적으로 110억 원의 기말 자기자본을 확보하게 된다. 다음해 ROE를 40%로 유지해도 순이익은 44억 원이다. 

 

이런 생각은 닝겐자이라 님의 포스팅을 읽으며 더 명확해졌다. 이 글 속에는 ROE와 배당성향에 따라서 투자자의 자본 수익률이 어떤 속도로 성장하는가에 대해서도 정리가 되어 있다. 덕분에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게 됐다.

 

 

 

 

ROE가 높아도 자기자본이 쌓이지 않는 이유?

안녕하세요. 오늘은 ROE=자기자본성장률 기초적인 부분을 설명하겠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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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투자자의 자본성장률은 (ROE에서 배당금을 뺀) '조정 ROE'와 배당수익률의 합에 수렴한다. 이 결론은 엑셀을 이용해서 손쉽게 검증할 수 있다. 아래 첨부파일은 조잡하지만, ROE와 배당성향과 PBR을 입력하면 40년 동안 투자자의 자본이 성장하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보수적으로 PBR은 입력한 값에서 20%의 무작위 변동을 갖게 했고, ROE는 매년 5%씩 훼손되는 것으로 디자인했다) 투자자는 기계적으로 기말 가격에 배당금을 소진한다. PBR과 ROE가 매년 일정하다면 투자자본의 CAGR은 빠르게 '조정ROE + 배당수익률'에 수렴한다는 걸 알 수 있다.

 

ROE와 투자자본 성장률 수렴여부 검토.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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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름대로 약간의 산수를 가미해 나만의 구체화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순이익에 대한 배당총액의 비율, 즉 배당성향을 d라고 하자. 순이익의 d 비율만큼은 배당으로 회사 계정 밖으로 빠져나가고, 순이익의 1-d 비율만큼은 기초 자기자본으로 나누어져 조정 ROE가 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투자자 자본성장률 = 조정ROE + 배당수익률 = ROE×(1-d) + (총배당금/시가총액)×100

 

여기서 배당수익률을 조금 더 뜯어보기로 하자. 우선 총배당금은 순이익×d가 된다. 또, 시가총액은 아시다시피 순이익×PER이 된다. 위에 적어둔 식을 다시 쓰면

 

ROE×(1-d) + (총배당금/시가총액)×100 =  ROE×(1-d) + (순이익×d)/(순이익×PER) × 100 =  ROE×(1-d) + d×100/PER

 

과 같이 됨을 알 수 있다. 여기서 100/PER을 ROE에 관해 표현할 수 있다면, 투자자 자본성장률을 ROE × (d에 대한 식) 형태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를 위해 약간의 시차를 무시한 ROE와 PER 사이의 다음 관계를 떠올려 보자. 

 

PER = PBR × (100/ROE)
100/PER = ROE/PBR

 

두 번째 식을 앞서 투자자 자본성장률에 대입해 ROE로 묶어내면,

 

투자자 자본성장률 = ROE×(1-d) + d×ROE/PBR = ROE×(1-d+d/PBR) = ROE×[1-d(1-1/PBR)]

 

와 같은 결론을 얻게 된다. 이 공식에는 기업이 이익을 재투자하는 비율과 배당성향 그리고 밸류에이션이 포함돼 있다. 투자자는 높은 성장률로 자본을 증식시키기 위해서 ROE가 높은 녀석들 중에서 △배당성향이 낮거나 △PBR이 1보다 작은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 배당성향이 큰 종목의 경우 투자자는 받은 배당금으로 보유규모를 늘려야 자본성장률 손해를 보완할 수 있는데, 이 때 PBR이 높다면 투자자는 계속해서 비싼 가격에 주식을 추가 매수하게 된다.

 

크리스토퍼 메이어의 100배 주식만을 따르면 배당성향이 큰 기업들을 놓칠 개연성이 있다.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을 별도의 변수로 파악하지 않고 PBR이라는 밸류에이션까지 역할을 하도록 식을 표현했기 때문에 닝겐자이라님의 결론에서도 한발짝 나아간 것이라는 뿌듯함에, 포스팅으로 정리해본다. 다음에는 이 식을 활용한 스크리닝으로 얻어진 기업에 대해 기록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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