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사진, 제품사진 찍기 좋은 카메라 추천해 주세요 - GEAR시나리오 시리즈는 사진 촬영의 상황과 용도를 제 맘대로 상상하고 가정해서, 그에 어울릴 것 같은 카메라와 렌즈를 이리저리 골라보는 연재입니다. 저는 이 연재에 등장하는 제품들의 제조사와 아무런 관련도 없고 편향도 없으며, 이 추천은 그야말로 '시나리오'에 불과한 개인적 의견임을 미리 밝힙니다.
음식사진이나 제품사진은 목적이 참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추천 범위가 굉장히 넓다. 표현에 특별한 기기적 차별성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아무거나' 쥐여줘도 찍을 수 있다. 그래도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이니만큼, 접사 기능이 있는 렌즈면 좋겠고 다른 데선 쓸모없는 내장플래시가 있는 편이 그래도 낫다. 이런 종류의 촬영에서는 조명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가의 자연채광 + 내장플래시 + 광동조 스트로보의 최대 3점 조명을 쓴다고 가정해서, 오늘은 따로 플래시 장비도 추가해 봤다. 이런 종류의 촬영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투자비용이 적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항공샷을 찍게 될 걸 대비해 틸트스크린이 있는 렌즈교환형 미러리스로 가면 오버스펙이 되기 쉽다. 똑딱이에서도 얼마든지 커버가 가능하다.
검색조건
1. 하이엔드/컴팩트 (이더라도 센서는 1인치 이상)
2. 틸트/플립/스위블 모니터
3. 렌즈나 바디에 손떨림방지
4. 최대개방 조리개 F2.0 이하
5. RAW 포맷 지원
1. 캐논 G1X m2 (중고 40만 원 추정, 새상품 55만 원)
허허. 이 놈 물건일세. 가장 큰 특징은 24-120mm F2.0 스펙을 가진 렌즈다. 보통은 70mm까지만 화각이 커버되고, 초점거리가 바뀌면 최대개방 조리개가 덩달아 변하는 '가변조리개'다. 얘는 120mm까지 초점거리를 지원하고 어느 화각에서도 최대 F2.0을 확보할 수 있는 '고정조리개'를 탑재했다. 손떨림보정 기능도 들어가 있다.
센서도 특별하다. 다른 똑딱이들 대부분이 1인치 규격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G1X mark2의 센서 크기는 1.5인치라고 한다. 화소 수도 1280만으로 여유가 있다. 노이즈 적은 고감도와 F2.0 고정조리개로, 빛이 부족할 수 있는 실내에서의 촬영에 상당히 특화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초당 5.2장의 연사속도는 평범하지만, 정물을 촬영할 때 연사를 갈기게 되는 상황은 흔치 않으니 1도 안 중요하다. 대신 최고속도 1/4000초의 셔터스피드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 정도는 렌즈교환형 디카 레벨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옵션이다. 하지만 컴팩트 카메라에서는 아니다. 고급형 기종을 제외하면 1/2000초에서 그치는 게 대부분이다.
단점을 굳이 꼽자면, 다른 똑딱이들에 비해 무겁다. 349g 나가는 LX100 II도 무겁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녀석이 돼지라면 553g 나가는 이 녀석은 코끼리 수준이다. 중고장터의 가격은 20만 원부터 32만 원까지 제 멋대로다. 풀박스 구성을 고집하겠다면 추가배터리와 SD카드/리더기 등등을 포함해 40만 원으로 커버가 된다.
2. 캐논 G7X m2 (중고 45만 원 추정, 새상품 60만 원)
두 번째도 캐논 똑딱이다. 망원단 초점거리가 100mm로 살~짝 더 길고, 바디에 '5축 손떨림방지' 옵션이 들어가 있다. 음식 사진에서는 특히 항공샷을 찍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가 있다. 방향을 꺾어서 볼 수 있는 모니터가 필요하고, 촬영 자세의 불안함을 보상해줄 수 있는 기똥찬 손떨림보정 기능이 역시 그렇다. 렌즈에 내장된 '그냥' 손떨림방지도 물론 훌륭하지만, 바디의 센서를 시프트시키는 방식의 '5축' 손떨림방지는 차원이 다른 기능이다.
이미지 프로세서도 보다 최근 버전이다. 초당 8연사와 타임랩스 기능 등이 추가돼, 용도 외에도 일상적인 촬영에서도 부족함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USB 충전이 되기 때문에 사용하던 보조배터리가 있다면 굳이 추가 배터리를 사지 않는 선택도 가능할 것 같다.
3. 호루스벤누 TT-998GH 범용 (중고 4만 원)
카메라에서 예산을 아꼈으니 조명에 조금 투자하도록 하자. 내장플래시(서드)는 순광만 터트릴 수 있기 때문에, 무선동조가 되는 세컨 플래시가 다른 각도에서 주광의 그림자를 채워주는 것이 좋다. 따로 동조기를 구매할 필요는 없고, 광동조만으로도 조명이 터지기만 하면 장땡이다. 피사체가 작고, 조명 거리가 짧으니 가이드 넘버도 클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이 녀석의 가이드넘버(GN54)가 작은 것도 아니다.
이 정도 요구사항이면 범용 스트로보 아무 거나 가지고 와도 된다. 광동조가 되는 제품 중에 저렴하고 믿을 만한 걸 찾아보면 호루스벤누 TT-998GH가 있다. 중고로는 4만 원밖에 들지 않는다. 광동조 센서가 있기 때문에, 셔터를 누르는 순간 카메라의 내장플래시에서 터진 빛을 신호로 해서 함께 빛을 발광하게 된다.
예전에 가이드넘버와 순간광 조명 사용에 대한 팁을 포스팅(https://atticus262.tistory.com/44)한 적이 있었으니 참고하자. 음식사진, 제품사진은 보통 상업사진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추천해주는 내가 괜히 설렌다.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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