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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 사고싶어! 킹 받을 때! INNOREL LT324C+M44 어때?

나그네_즈브즈 2022. 10. 31. 11:36

친구가 삼각대를 구입한다. 나도 심심해서 다나와를 둘러보게 됐다. 최대 지지하중이 20kg을 넘는 튼실한 모델에 자꾸 관심이 간다. 예전에 포토클램의 PTC-3441PL을 내 드림 삼각대로 골라뒀지만, 볼헤드까지 고려하면 비싼 감이 있기는 하다.

ST344C 라는 모델에 눈길이 갔다. PTC-3441PL에 비해 모자람 없는 스펙이지만 가격은 2/3 정도에 불과하다. 센터컬럼이 없어서 마운팅 플랫폼이 더 안정감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1.9kg으로 1.19kg의 PTC-3441PL보다는 훨씬 무겁다.

중고나라에 들러봤다. 이노렐 제품은 없고, 어랏!? PTC-3441PL 매물이 올라와 있었다. pro-42NS 헤드포함 58만원. 어머. 이건 꼭 사야돼. 아내에게보다 더 빨리 판매자에게 연락이 갔다. 생각이 뇌를 거치지도 않았던 것 같다. 부산. 직거래. 오케이. 난 다음날 휴가였으니까.

그런데 저녁에 스펙을 다시 확인하다가 줄곧 1.19kg인 줄 알았던 무게가 사실은 1.9kg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오타인지 몰라도, 다나와 검색화면에서는 1.19kg으로 표시되어 있다. 예전에 포스팅을 쓸 때는 이 사실을 인지했던 것 같다. 어쨌든 거래는 서둘러 취소했다.

정신을 맑게 가다듬고 ST344C를 다시 한 번 살펴봤다. 가장 치명적인 단점을 꼽으라면, ‘모노포드 변형’ 기능 때문에 다리 중 한 가닥이 one-body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찜찜하다. 모노포드 쓰지도 않는데.





삼각대를 다시 검색했다. 내 조건은 이렇다. ➀최대 지지하중이 20kg을 넘을 것. ➁무게는 2kg을 넘지 않을 것. ➂‘4단’ 다리 구조를 가질 것(미니삼각대를 걸러내는 데 유용하다).

이렇게 하고 낮은 가격 순으로 정렬한 다음에 Ctrl+F를 눌러 ‘모노포드’를 입력한다. 이렇게 해주면 스펙에 모노포드 글자들이 노란 색으로 하이라이트 표시된다. 이 부분이 기재되지 않은 상품들만 눈으로 재빨리 추적한다.



LT324C. 이 녀석도 이노렐 제품이다. ST344C보다 한 단계 가벼운 컨셉인 것 같다. 최대 지지하중은 35kg에서 30kg으로 줄어들지만, 이 정도로도 안전마진은 충분하다.

32mm에서부터 29mm, 26mm를 거쳐 22mm까지 가늘어지는 다리 직경도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마지막 단이 25mm였다면 물론 더할 나위없었겠지만, 역시 무게와 지지력 사이의 균형 면에서, 충분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역시 센터컬럼이 없다. 마운팅 플랫폼까지 이르는 최대 높이는 146cm로 역시 ST344C보다 몇 cm 낮다. 높으면 좋은 점도 있지만 당연히 무게는 더 나간다. 여기에 8~10cm 정도의 볼헤드 높이가 얹힐 테고, 그 위에 다시 카메라 바디의 10cm 정도 높이가 더해져야 뷰파인더 높이가 된다. 166cm 정도라면 전망 좋은 포인트에서 난간을 피할 수 있을 정도는 충분하지 않을까?

10x 카본소재, 22mm의 끝단 다리직경, 일반적인 난간을 넘어서는 높이, 1kg 대를 유지하는 무게와 30kg의 최대 지지하중을 기본으로 따지면. 내게 있어 LT324C의 가장 큰 매력은 센터컬럼이나 모노포드 같은 잡기능이 없다는 점과 허브에 착 달라붙은 마운팅 플랫폼 만큼이나 가격도 안정적이라는 부분이다.



볼헤드는 역시 이노렐의 M44를 내정해 두었다. 일부러 브랜드를 깔맞춤(?)한 건 아닌데, 그렇게 됐다. 볼헤드는 조건검색처럼 찾기가 쉽지 않다. 주물 방식이 아니라 CNC 가공된 것이라야 하고, 범용 도브테일이면 좋을 것 같았다. 여기에 저중심 설계, 충분한 볼 직경, 25kg 이상의 최대 지지하중, 지나치지 않은 무게 등이 꼽힌다.

호루스벤누 제품은 이상하게 믿음이 안 간다. 가격을 포함해, 숫자로 된 스펙이 지나치게 훌륭하기 때문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가벼운 삼각대와 볼헤드도 호루스벤누 제품이다. 747X 엑스칼리버는 1.15kg이면서 18kg을 버텨주고, 볼헤드 LX-28T는 0.27kg이면서 최대 지지하중이 20kg이나 된다. 가격은 말도 안되게 싸다. 막상 써보면 별로다.

볼헤드는, 다나와에서 검색되지 않는 것들도 부지기수다. 중국 제조사에서 한국으로 유통사를 거쳐 들어오기 때문일 수도 있다. 특정 삼각대와 패키지로만 나오는 것도 있다. 추천받지 않으면 이름도 못 들어볼 볼헤드가 널려 있다. 이 정도면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나 다름없다.

ST344C를 구매하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에 M52 볼헤드가 있다. 저중심 설계를 가졌지만, 670g이나 나가는 코끼리다. 같은 시리즈에 볼 직경이 52mm가 아니라 44mm, 36mm인 녀석들이 있다. M36은 좀 아쉬울 듯하고, M44 정도라면 무게도 적당하고 지지력도 괜찮을 것 같다. 해외에서 들여와야 한다는 게 유일한 문제다.



그래도 이렇게 셋업하면 25kg를 버틸 정도의 안정감을 2kg 초반대(1.75+0.48)의 무게로 얻을 수 있다. 삼각대가 31.x, 볼헤드가 10.y니까 가격은 약 42만 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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