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촬영과 보정 연구

노출보다 중요한 측광 2/3 - 측광방식

나그네_즈브즈 2020. 9. 20. 21:05

감도, 셔터속도, 조리개를 조절해서 사진을 찍는다. 노출이 적당한가? 너무 밝거나 어두우면 다른 시도를 해보기도 한다. 사람이 사진을 보고 밝기를 판단하는 것처럼, 사실은 사진기도 나름의 방법으로 노출을 가늠한다. 이 역할을 하는 단위를 노출계라고 하고, 그가 수행하는 역할은 '빛을 잰다'고 해서 측광이라 부른다.

 

셔터속도와 감도는 높아질수록, 조리개는 작아질수록 밝게 찍힌다. 이것만 외우면 끝나는 노출보다, 측광은 훨씬 중요하다. 찍는 행위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만 사진기라는 도구의 작동방식을 이해하는 첫 관문이기도 해서다. 측광 시리즈는 사실은 심혈을 기울여 포스팅해야 하는데, 이후에 소개하게 될 히스토그램, 컨트라스트, 비트심도, 다이나믹레인지를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간략하게만 먼저 정리해두자.

 

평균 측광

중앙부 중점 측광

스팟 측광

 

지난 포스팅에서는 카메라가 나름대로 노출을 항상 판단하고 있고, 그는 0 EV일 때가 가장 적절하다고 믿는다는 걸 소개했다. 오늘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측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들어가보도록 하자.

 

측광이라는 사진기의 행동이 드러나는 방식은, (반)자동모드와 수동모드에서 확연히 다르다. 오늘은 수동모드를 기준으로 설명할 텐데, 여기서 카메라는 노출계를 보여주면서 "너 ISO, 셔터, 조리개 지금 이대로 찍으면, 이 정도로 밝게 나올 줄 알아. 알고나 찍어."라고 말한다. 촬영자는 노출계를 참고해서, 사진의 밝기를 가늠하고 판단한다. 이런 상황을 전제해서도, 노출계가 결과를 계산해내는 방식이 여럿 있다.

 

첫번째 포스팅에서 소개할 때에는 화면의 모든 픽셀에서 흑백의 단계를 수치화하고 이를 평균했다. 이런 측광방식을 평균측광이라고 한다. 가장 이해하기 쉽다. 

 

중앙부 중점 측광도 있다. 전체 픽셀의 흑백 톤을 평균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대신 프레임 중앙부의 픽셀에 가중치를 주고 평균이 계산된다. 지난 포스팅에서 만들어 둔 24화소 사진에서, 중앙부 4 * 2 = 8개의 픽셀에 2배의 가중치를 줘보자. 픽셀 각각이 두 픽셀 몫을 한다고 보면 쉽다. 전체 픽셀이 24 + 8 = 32화소가 되는 셈이다. 

[(1+1+2+2+3+3+3+3+4+4+4+4+5+5+5+5+6+6+6+6+6+7+7+7) + (1+2+4+4+5+5+6+6)] ÷ 32 = 4.3125. 평균측광으로 계산했던 4.375보다 조~금 더 적정노출에 가까운 결과다. 그러나 사진은 똑같다. 처음에도 밝혔듯 측광이란, 사진기가 자기 나름대로 노출을 판단하고 보여주는 행위라는 점을 기억하자.

 

스팟 측광도 인기있는[?] 방식이다. 픽셀의 흑백 톤을 평균하는 영역이, 화면 전체가 아니라, 이번에는 가운데 몇 % 정도의 좁은 영역에만 국한된다. 이 계산 방법이 중앙부 중점 측광에서처럼 더 좁은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스팟 중점 측광'인지, 아니면 스팟 이외의 영역을 평균 계산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측광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는 '좁은 영역을 밝기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그 의도만 알아두면 충분하겠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나, 접사 촬영에서는 자주 사용된다고 알고 있다. 

 

사실 측광 방식은 촬영이 편리해지도록 돕는 역할만을 할 뿐이다. 중앙부 중점 측광이나 스팟 측광이 마법을 부릴 수는 없다. 결국 노출은 ISO와 셔터속도, 조리개에 의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스팟에 노출을 0 EV로 맞추더라도, 그렇게 하기 위해 당신과 사진기가 결정한 감도-셔터속도-조리개의 영향은 모든 픽셀에 똑같이 미치게 된다. 

 

각각의 차이를 알고 자신에게 익숙하도록 연습해둔다면, 촬영이 조금 더 수월해지는 정도다. 정말 촬영을 '잘' 하고 싶다면 측광의 마지막 단계, '노출 보정'을 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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