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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16

팔기 위해 사는 주식 vs. 갖기 위해 사는 주식

나한테는 이 주제도 굉장히 오랜 기간의 고민거리였다. 감명깊게 읽은 책의 저자들마다 의견이 나뉘었다. 좋은 기업을 싸게 사든, 위대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든, 우선 여기까지는 동의가 이루어졌다고 하자. 그 다음도 문제다. 주식투자, 팔기 위해 살 것인가, 갖기 위해 살 것인가? 이따위 고민을 왜 하냐는 힐난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당연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장사 아니냐면서 말이다. 주식투자의 본질은 매매가 아니라 동업이라는 인식에 이르면, 나로서도 할말은 있다. 이 고민에 동의가 안된다면 글을 읽고 계신 분도 PER의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닐까, 그런 의심마저 든다. 가치투자의 영역에서도 매도를 염두에 두고 매수요령을 알려주는 스승들이 있다. 그래서 이분들의 조언 속에는 '기업이 언..

순수 뇌피셜, 2021년 주식시장 주요 뉴스

2021년이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배당이나 대주주 과세요건이 지정되기 위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로 보면, 사실상 올해 주식시장은 28일에 큰 마무리가 된다고 봐야 한다. 돌아보면 올해도 많은 뉴스가 있었다.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라고는 해도, 정작 해소된 불확실성은 아무런 기회를 제공할 수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먼 훗날, 주식시장의 과거를 돌이켜볼 때 누군가에게는 요긴할 자료가 될 수도 있으니 정리해 보자. 2021년 주식시장을 들었돠놨다 했던 뉴스들이다. 1. 코스피 3300 포인트 터치 가장 먼저 기억나는 꼭지는 역시 이거다. 6월까지 코스피는 8개월 연속 양봉을 그리며 3316.08 포인트를 고점으로 찍었다. 수출 주도형 경제로 일어선 나라에서 수출실적이 역대급 ..

주식투자한 기업을 '소유'했다고 생각하는 방법 (feat. PER)

주식투자는 기업의 소유권을 쪼개 그 일부를 산다는 뜻이다. 이 말처럼 수도 없이 반복해서 들어온 또다른 메시지는 PER이 투자원금을 순이익으로 모두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라는 뜻이라는 거였다. 나는 후자에 대해 줄곧 의문을 제기해 왔다. 투자금은 투자자가 냈고 순이익은 회사가 거뒀는데, 이게 어째서 '회수'냐는 항변이었다. 돈 낸 사람이 돈을 받아야 회수, '돌려 받는' 게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회사가 투자한 돈을 회사가 돌려받거나 투자자가 낸 돈을 투자자가 돌려받아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최근에야 PER에 대한 이런 설명에 완전히 수긍이 갔다.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회사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과 같다는 명제에 비로소 가슴으로 동의가 된 덕분이다. 무슨 유튜브를 보다가 들은 것 같다...

확장성 크지만 '잘 알기'는 어려운 미국 주식 투자 아이디어

가치투자는 '잘 아는, 비.즈.니.스.'에 집중한다. 노력해도 파악되지 않는 영역이 감추어 둔 기회에 대해 아쉬워하지 않는다. 공상과학을 막 구현해 낸 최신 기술분야라든가 거시경제 지표의 움직임에 가치투자자들이 무관심해 보이는 것도 그런 사연에서다. 피터 린치는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 그는 턴어라운드 기업, 블루칩, 자산주 등등에도 투자했는데, 특히 자신이 '고속 성장주'로 분류했던 빠르게 확장하는 신생 소기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월마트, 나이키, 타코벨, 스톱앤드숍, 맥도날드, 라 퀸타 모터 인, 도미노피자, 쉐이크쉑버거, 치폴레, ... 이 회사들은 지역에서 성공한 사업모델을 넓은 미국의 다른 지역과 해외로 복제해 나가며 확장했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달인의 찜닭, 텐퍼센트 커피, 자담치킨에 투..

가치투자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려는 지금의 계획, 공부방법, 로드맵

철학이 있는 아래에 전략이 있고, 그 전략을 구현할 몇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분류는 영역을 가리지 않고 많은 곳에 적용되는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주식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식 투자의 '전략'은 모멘텀 플레이, 배당주 투자, 가치 투자의 세 가지 영역으로 분류될 수 있다. 아직 주린이이지만, 이건 현재의 내 수준에서 정리된 의견 중 일부이다. 모멘텀 플레이는 따라잡기 전략이다. 시장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도 섹터/테마/업종/종목을 향해 쉼없이 안테나를 세워둬야 한다. 살아나는 파도를 찾아 옮겨다녀야 한다. 기민하지 못하면 리스크만 떠안게 될 수도 있다. 배당주 투자는 받은 배당금으로 보유한 주식 수를 늘려가며 복리효과를 누리는 방식이다. 주식 투자의 태생이자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가치투자] 들어는 봤나 안전마진? 멀티플과 PER/PBR의 차이

재무제표에 관한 아주 기초적인 지식 몇 개를 소개하면서, PER과 PBR에 대해 설명했다. 내 개인적으로 아주 오랫동안 풀지 못하고 있었던 의문과 해답에 대해 드디어 기록해 둘 순서가 됐다. 멀티플이 몇 배니 하는 전문가들의 분석 내지는 주장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몇 배라고 하는 단위가 같은 걸 보면 PER이나 PBR을 가리키는 듯한데, 분명 숫자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최근에야 안전마진을 이해하면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가치와 가격이 어떻게 다른지, 왜 멀티플은 부르는 놈마다 제각각인지. 한 계단 성장이 있는 이럴 때는 기록을 해야 한다. * 안전마진 = 가치 - 가격 * 가치는 개인이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잠재력,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된 현재의 포지션이다. * 멀티플은 가치지표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