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씨케미칼의 2분기는 IR담당자가 얘기했던 대로였다. 1분기에 이연된 매출이 인식되면서 여러 이익지표들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26.7%, 영업이익 39.7%, 순이익은 40% 늘었다.
뜯어서 들여다봐도 성장이 고르다. 동사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별도법인의 바이오연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3.6%, 21.8% 성장했다. 팜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종속법인의 성장도 가팔랐다. 54.1% 늘어난 매출액이 영업레버리지 효과를 내면서 영업이익은 211% 뛰었다.
내용 측면에서 봤을 때 바이오연료는 각각 63,000kL씩을 판매한 것으로 짐작된다. 바이오디젤의 판매량은 (최근 3년 flat했던 모습을 반영하듯) 예년의 절반 가량을 채웠고, 바이오중유는 발전사 입찰물량(263,500kL)의 23.9%를 낙찰 받았다.
바이오디젤의 판매량에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동서발전으로 나가던 바이오중유 발주물량을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이 커버해주지 못한다고 봤을 때, 현재의 성장은 재료비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고(매출액) 고정비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면서 누리는 영업레버리지 효과(영업이익과 순이익)일 것으로 추측된다.
CPO 사업의 경우 영업이익과는 달리 순이익으로 내려오면서 겨우 흑자를 지킨 수준이 됐는데, 금융수익이 마이너스인데다가 기타영업외비용이 크게 잡힌 게 원인이 됐다. 이런 것까지 회사에 확인해보지는 않았으나, 24억의 순이익을 거둔 전년도에도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적자였다는 점으로 걱정을 잠재워 본다.
본업의 경우 2분기와 3분기가 성수기였던 만큼,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크게 못하거나 훌륭하리라는 추측은 하기 어렵다. 바이오연료 단가가 더 오르면 반기순이익의 2배인 360억 원, 잘 안되면 ‘숫자들’ 포스팅에서 봤던 관점을 따라 3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예상한다.
종속법인에 대해 희망회로를 조심스럽게 가동하면 전년 대비 다소 상승한 30억 원을 당기순이익으로 보고, 혹시나 계절성이 있는 게 아닌 데다가 비용단이 계속 나쁘다면 0원이나 적자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영업이익이 0원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던 때의 매출액 245억 원을 BEP로 보면 온기 매출액은 이 수준을 한참 넘을 테니 적자 가능성을 높게 보는 편은 아니다.
올해 순이익이 300~390억 원 사이 어디쯤이라면 현재 시가총액 1,857억 원은 4.76~6.19 배의 PER 멀티플을 받은 가격이다. 5, 6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겠다는 전망이다. 제이씨케미칼은 수소에너지가 수송용 화물차와 버스에 공급되고 전력 믹스에서 석유류 연료를 의미있게 대체하면 망한다. 그 시계열에 비해 이 정도 회수기간이면 괜찮은 PER이라고 생각한다.
제이씨케미칼의 과거 PER 밴드를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최근 몇 년치 EPS를 엑셀에 집어넣고, 해마다 주가의 고가와 저가도 기록해준다. 주가범위를 당해 EPS로 나누거나 다음 년도 EPS로 나눠주면 PER 밴드 완성! 이 회사의 경우는 대략 4배 근처에서 바닥권을 형성하고, 미스터마켓이 미쳤을 땐 22~26배를 매기기도 했으니 참고하자.
제이씨케미칼이라는 회사에 밥숟갈을 얹고 있는 입장에서 가장 꺼림칙한 부분은 아무래도 높은 순운전자본 수준과 부채비율일 것 같다. 이 부분이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갉아먹는 주범이기 때문. 증감을 비교해보면 매출채권 증가분을 매입채무 늘려서 때우고, 재고자산 불어나는 만큼을 단기차입금 확대로 커버하는 것 같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던 건 아닌 듯하다. 무심코 B/S 추이를 따라가다 발견한 건데, 연결 재고자산회전율을 보면 2018-2019년이 변곡점이다. 종속법인의 영향은 미미하다. 이 시기는 바이오디젤 생산시설이 가동률 상승을 견디다 못해 증설이 이뤄진 때와 맞물려 있다.
2019~2021년 기간의 바이오디젤 생산량, 판매량, 재고수준을 보면 참 묘하다. 이 기간 제품재고와 재고자산은 크게 늘고 언급했듯 재고자산회전율도 나빠졌다. 그러나 정작 생산량·판매량 대비 재고량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다. 14만 kL 판매하면서 1만 kL 남겨두는 것 정도야 상식적인 수준인 것 같다.
그런데 금액을 보면 3년 새 두 배가 됐다. 바이오연료 단가가 올라서다. 팜유 같은 원재료 가격이 뛴 걸 판매가격에 반영한 효과다. 덕분에 재고자산 평가액, 매출채권과 매입채무의 평가액도 덩달아 뛴 것이다. 늘어난 순운전자본을 커버할 부채계정은 사실상 단기차입금 외에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
팜유 가격의 상승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모르긴 몰라도 영원히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그러면 매출액이나 운전자본, 차입금도 줄어들겠지. 회전율 지표나 이익률은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 영업레버리지 효과는 줄어들 것 같다.
부풀어 오른 원재료 가격과 운전자본 때문에 현금흐름은 나빠졌지만, 회사를 인수할 때 염두에 두었던 투자 포인트는 훼손되지 않았다. 경영진이 바이오중유 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늘리면서 복안에 두었을 바이오선박유 양산까지는 기다려 봐야한다.
법 개정이 진행 중이니까 수주와 양산이 주가에 반영되려면 빨라도 2년은 족히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동안 CPO 사업의 이익기여도가 커지면서 회사가 성장을 유지하고, 바이오선박유 매출이 유의미하게 찍힐 때 친환경 버프까지 받아 멀티플을 키우며 투자금을 엑시트하는 시나리오다. 그래서 사실은, 이렇게 분기마다 실적을 추적하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주로서 표시하는 최소한의 성의이자 양심이라고나 할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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