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전략

피터린치 뜯어읽기 01 "야너두" (투자아이디어)

나그네_즈브즈 2022. 4. 12. 15:01

피터린치 뜯어읽기 시리즈는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을 오롯이 우려먹기 위한 순전히 나의 개인적 노트이다. 이 책에서 내 마음대로 느끼는 피터 린치의 메시지를 너덧 개의 꼭지로 추려서 원문을 마구 인용한 다음 내 생각을 밝혀둘 것이다.

나중에 또 무슨 변덕을 부릴지 나 스스로도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다음과 같이 주제를 나눠두는 바이다. ▲야너두(투자아이디어), ▲완벽한 종목들, ▲확신이 필요해(사실수집), ▲포트폴리오 관리. 나처럼 경험이 적은 투자자는 보유 중인 회사에 별일이 없을 땐 경전[?]을 반복해 읽으며 멘탈을 체화시켜두는 게 그나마 보람있는 편이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탁월한 동기부여 측면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당장이라도 투자할 주식회사를 찾아 나서고 싶게 된다는 점이 유일한 부작용으로 꼽힐 정도다.

오늘 뜯어읽을 내용에 ‘우쮸쮸’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비전문 투자자가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할 ‘뼈’도 동봉되어 있으니 지금부터 찬찬히 살펴보자.

사람들은 엉뚱한 저가주에서만 10루타 종목이 나온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합리적인 투자자들은 쳐다보지도 않는 브레이노 바이오 피드백이나 코스믹 알앤디처럼 이상한 주식 말이다. 사실은 우리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회사 가운데도 10루타 종목이 수없이 많다. 예를 들면 던킨 도너츠, 월마트, 토이저러스, 스톱 앤드 숍, 스바루 등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회사의 제품을 높이 평가하고 좋아한다. 그러나 스바루 자동차를 살 때 스바루 주식도 함께 샀다면, 오늘날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가 좋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일상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친숙한 기업들도 훌륭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렵게 느껴지다가도, 피터 린치가 보여주듯 지나간 사례를 떠올리면 느낌이 금세 달라진다. 막막하기만 하던 게, 만만해 보이는 효과가 발휘된다.

이 말은 사실이다. 이런 계산에는 몇 가지 가정이 있다. 첫째, 1977년 저가인 2달러에 주식을 매수한다. 둘째, 1986년 고가에 매도한다. 8대1의 주식분할을 고려하면 312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156루타로서 홈런 39개에 해당하며, 자동차 가격 이내인 6,410달러를 투자했다면 정확하게 100만 달러가 되었다. 낡은 중고차 대신 당신은 재규어 두 대에 곁들여 차고가 딸린 대저택도 소유할 수 있다.
▷ 도넛을 사 먹는 만큼 던킨 도너츠에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100만 달러를 벌지 못했을 것이다. 한 사람이 도넛을 몇 개나 먹을 수 있을까? 하지만 1982년에 매주 도넛을 24개 사 먹으면서 (총 지출액 270달러) 같은 금액만큼 이 주식에 투자했다면, 4년 뒤 주식 가치가 1,539달러(6루타)로 늘어났을 것이다. 던킨 도너츠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4년 뒤 4만 7,000달러 이익을 얻었다.
▷ 1976년에 180달러를 주고 갭 청바지 10벌을 샀다면, 청바지는 지금쯤 다 헤졌겠지만 180달러에 매수한 갭주식(공모가가 18달러였다)은 1987년 시장 고점에 4,672.50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갭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25만 달러를 벌었다.
▷ 1973년 출장 중에 라 킨타 모터 인에서 하룻밤에 11.98달러로 31일을 묵고, 숙박료 371.38달러만큼 이 주식을 매수했다면, 10년 뒤 주식 가치가 4,363.08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라 킨타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10만 7,500달러를 벌었다.
▷ 1969년에 서비스 코퍼레이션 인터내셔널(SCI)에 장례비용 980 달러를 지불하면서, 슬픔 속에서도 SCI 주식에 980 달러를 투자했다면, 1987년에는 1만 4,352.19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SCI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13만 7,000달러를 벌었다.
▷ 1982년에 아이들이 성적을 올려 대학에 진학하도록 2,000 달러를 주고 애플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2,000달러를 애플 주식에 투자했다면, 1987년에는 이 주식이 1만 1,950 달러가 되어 대학 1년 학자금을 충당했을것이다.


(이렇게 투자를 쉽게 말하는 스타일은 존 리 아저씨 급이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다. 이 부분이 일상생활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발견한 사례를 열거한 데에 그쳤다면, 다음에 소개할 본문에서는 보다 디테일한 묘사가 들어가 있다.

피터린치는 누구나 나름의 강점을 살리면 훌륭한 투자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다고 응원한다. (전설로떠나는월가의영웅)
슈퍼마켓에서 스타킹을 판매하는 아이디어는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쇼핑 카트에 플라스틱 달걀을 담은 여성들이 계산대 앞에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브랜드가 정식으로 발표된 뒤에는 전국적으로 레그스가 얼마나 팔릴지 상상해보라.
스타킹을 구입한 여성들, 스타킹이 팔리는 모습을 지켜본 계산대 점원들, 아내가 스타킹을 사 들고 오는 모습을 본 남편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레그스의 성공을 알 수 있었을까? 수백만 명이다. 이 제품이 도입되고 2~3년 지난 뒤, 수천 개 슈퍼마켓 중 어디를 둘러보았어도 이 제품이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로부터 레그스를 만드는 회사가 헤인즈이고, 헤인즈 주식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는 사실은 손쉽게 알 수 있었다.


이 시나리오에 등장한 잠재적 투자자들은 공통적인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었다. (일터 종사자로서든 소비자로서든) 어떤 회사의 번영에 누구보다 가까이 노출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노출된 기회를 발견하는 데 실패한다. 피터 린치도 마찬가지다.

나는 하운드투스가 리미티드를 놓쳤다고 비난할 처지가 못 된다. 내 아내도 그의 아내처럼 매장에 사람이 몰리는 모습을 보았지만, 나도 주가가 오르는 동안 단 한주도 사지 않았다. 게다가 리미티드가 널리 알려지고 사업이 악화하기 시작할 때에야 매수해서, 손해를 본 상태로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사실 나는 그동안 놓쳐버린 10루타 종목을 열거하는 것으로도 여러 페이지를 채울 수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더 안타까운 사례들도 만나게 될 것이다.

유망한 기회를 무시하는 일로 치자면, 나는 누구 못지않은 전문가다



(ㅋㅋㅋㅋ) 이 문장은 아무리 다시 읽어봐도 매번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의 강점은 굳건하고 기회는 여전히 풍족하다고, 저자는 다시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다행히 우리 주위에는 10루타 종목들이 매우 많아서, 당신이나 나나 대부분을 놓치더라도 여전히 충분한 몫을 찾아낼 수 있다. 나처럼 대규모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경우에는 10루타 종목을 여러 개 찾아내야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당신처럼 소규모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경우에는 단 하나만 찾아내면 된다.

또한 레그스나 던킨 도너츠처럼 친숙한 기업에 투자할 때의 장점은 스타킹을 신거나 커피를 마셔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이 하는 기본적 분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장을 방문해서 제품을 시험하는 일이 애널리스트 업무의 핵심 요소에 속하기 때문이다.


세 글자로 요약하면 "야너두"가 딱 맞다. 그러나 이 글 속에 정말로 '우쮸쮸'만 있는 것은 아니다. (10루타 종목 대부분을 놓치고도 의미있게 성장하려면 포트폴리오가 소규모라야 한다!)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격려 속에는 결코 간과해선 안될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

일생에 걸쳐 자동차나 카메라를 구입하면서, 우리는 무엇이 좋은 상품이고 나쁜 상품인지, 어느 상품이 잘 팔리고 안 팔릴지를 보는 안목이 개발된다. 당신이 자동차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라면 다른 분야에 대한 전문가이며, 가장 중요한 점은 당신이 월스트리트보다 먼저 알게 된다는 사실이다. 인근에 던킨 도너츠 체인점 여덟 개가 새로 열리는 모습을 당신이 보았다면, 메릴린치 식당 전문가가 던킨 도너츠를 추천할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어디 있는가? 메릴린치 식당 전문가는 던킨 도너츠의 주가가 2달러부터 10 달러까지 5 배가 되어야 비로소 이 회사를 발견하게 되지만(이유는 곧 설명하겠다), 당신은 주가가 2달러일 때 이미 발견했다.
나는 평생 도넛을 먹고 타이어를 구입했기 때문에 도넛이나 타이어 같은 제품에 대해서는 감이 있지만, 레이저 광선이나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대해서는 절대 감을 잡지 못할 것이다



기술기업에 투자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굳이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누구나 나름의 강점을 지닌 분야가 있다. 거기가 바로 투자 아이디어가 잉태될 '부의 자궁'이다.

일자리가 없어서 돈을 벌지 않는 사람이라도 돈을 쓰는 곳은 있다. 백수에다 구두쇠라면 돈을 쓰고 싶은 곳이라도 찾을 수 있다. 남들이 뭘 좋아하는지 관찰하는 것도 방법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