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내가 낮에 본 유튜브 영상 이야기를 들려줬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온돌과 찜질방이라는 신세계를 영접하는 내용이었다. 또 해외 아미들이 BTS가 출연한 예능 영상을 보면서, 신발을 신지 않고 하는 실내생활 모습에 공통적으로 색다름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건 다 보일러 덕분이라는 의견을 보탰다. 미국에서 한국 보일러가 말 그대로, '핫'하단다.
보일러?
진짜 싄박하다 ㅋㅋㅋ. 투자 아이템으로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잠재의식 속에 손을 집어넣고 저장된 로고송이 있는지 휘휘 저어본다. 경동나비엔? 린나이?를 검색해보니 경동나비엔이 상장된 회사다.
이 정도는 누구나 알지. 대한민국 사람 중에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회사인 걸 모르는 이가 있으려나? 내가 궁금한 건, 그래서 외국에 경동나비엔이 정말 잘 팔리고 앞으로도 잘 팔릴 것인가? 요 내용이다.
그래, 뭐 어쨌든, 잘 팔리는 것 같네. 그러고보니 얼마 전(기억이 안난다ㅜㅜ) 유튜브 신사임당에서 매주 수요일에 진행하는 라이브 코너 (주식투자 좀) '아는 선배'를 보다가 들은 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의 말이 생각났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종목을 고르는 기준과 과정을 자신의 예를 들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지켜보는 종목이 있는데, 그 회사의 특징은 이랬다. ▲우리나라에서는 다 사용하고 있고 ▲외국에서도 앞으로 많이 쓸 텐데, 쓰게 된다면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3년 안에 이 회사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 때가 되면 ▲투자자들은 이 회사가 가진 '친환경' 테마를 보고 달려들 거라는 거다.
김현준 대표의 관심종목이 경동나비엔인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역시나
누구나 사용 - 경제적 해자를 확보하고 있고
외국인도 사용 - 이익이 성장할 스토리가 있으면서
친환경 테마 - 도화선, 즉 잠재적 고평가 요인과 함께
3년 내 주목 - 예상할 수 있는 트리거포인트를 확보
이런 것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친환경은 예시일 뿐이고,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는 요소는 경우에 따라 물론 다양할 것이다. 해외 시장 개척도 마찬가지, 이익이 성장할 수 있는 시나리오의 많은 다양성 중 한 예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해 두겠다.
뇌피셜을 굴려보자면 결론은 이렇다.
경동나비엔은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외국에서도 앞으로 더 많이 팔릴 것 같다. 지 아빠가 지구를 지키는 일을 한다는 어린이를 등장시킨 광고를 봐도 그렇고, 콘덴싱 보일러는 투자자들이 군침 흘릴 만한 '친환경 테마'가 맞다. 트리거 포인트? 보일러는 반복구매 대상이 아니라 지금은 조용하다. 하지만 현 정부와 차기 정부가 신규 주택공급을 통한 표심 관리에 혈안이다. 새 아파트들이 지어지는 동안 필요한 보일러는 누가 다 만들 것인가 이 말이다.
이 정도면 조사를 시작해 보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리서치가 별 대단한 게 아니라, 저 뇌피셜들을 모조리 확인하는 과정,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가격이 적당한가는 마지막에 따져보자. 안목을 기르는 연습 자체가 필요하기도 하고, 원래 양파나 달걀 살 때도 품질부터 따진 다음에 가격표를 확인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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