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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고려신용정보 #02 - 읽을 거리

나그네_즈브즈 2021. 12. 7. 17:14

피터 린치가 이야기한 13가지 특징들은 훌륭한 주식이 소외되기 위한 시나리오다. 고려신용정보는 훌륭한데도 소외된 주식인가? 이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이 어느 정도일지는 직접 확인해 봐야 한다.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점검해보자. 사업보고서, 홈페이지, 뉴스, 리포트, 블로그나 카페에 공유된 IR담당자와의 통화내용 등등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후에라도 만일 이 주식이 소외되기까지 했다는 게 확인이 되면, 이런 스토리 속에서 예상되는 트리거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함이라는 도화선이 깔려 있고, 언젠가 시장이 이 주식의 가치를 돌아보게 될 그런 계기 말이다. 어쨌든 그건 나중 얘기고, 우선 훌륭한지부터 따져보자.

 

1. 주요 사업의 매출액 비중이 충분한가?

투자 아이디어 단계에서 확인했던 썸네일을 복기해보면, 고려신용정보는 채권추심업을 하는 회사다. 이 서비스의 비중이 매출의 90%니까 다른 복잡한 고려[!]는 하지 않아도 괜찮다. 일단 심플한 출발이다.

 

2. 주요 사업의 개략적인 내용은?

채권추심업은 '부실채권에 대한 효율적인 회수 및 관리'를 통하여 채권자의 유동성 확보 및 채무자의 신용회복을촉진하여 기업의 자산 건전성 제고 및 신용사회 정착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채권추심업은 당사의 주력 사업부문으로서 용역매출이 전부를 차지합니다. 따라서 우수인력의 유지 및 확대가 매출신장의 주요 요인입니다. 사업의특성상 동종업계 채권추심 인력은 대부분 위임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력의 공급에 선행한 채권물량의 확보는 또 하나의 절대적인 매출 요인이 됩니다. 영업을 통하여 수주된 채권은 추심인력의 적법한 채권추심 절차를 거쳐 회수되며, 이로 인하여 발생된 수수료가 당사의 채권추심 매출입니다. (2021년 3분기보고서 '사업의개요')

추심인력 확보 → 부실채권 발생 → 영업을 통해 수주 → 채권추심 → 수수료 발생(=매출액 인식) 대략 이런 흐름인 것 같다. 복잡한 사업은 아니지만 쉬운 일도 아닐 게 분명하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훌륭한 추심인력을 많이 확보하는 일과 영업을 잘 하는 분야에서 퀄리티가 필요하다. 외부적으로는 부실채권 시장이 유지되거나 성장해줘야 한다. 

 

3. 경쟁을 압도하는가?

업종과 산업에 대한 기초자료는 보통 '기타 참고사항'에 별도로 있거나, '사업의 개요'에서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고려신용정보는 이 바닥의 1위다. 업체가 23개나 있으니까 다소 경쟁이 치열할 것 같은데,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보면 압도적이다. 2~3위 업체의 점유율을 더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상장사는 고려신용정보 한 곳뿐이라 리서치가 필요하다.

 

조심해야 할 것은, 시장점유율은 경제적 해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적 해자라고 하더라도 일시적일 수는 있기 때문에, 회사가 이 정도의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

 

바. 경쟁우위요소
당사의 강점 중 하나는 전국 네트워크망을 갖춘 영업조직입니다. 민ㆍ상사채권 사업부문은 전국 41개 사업부서 구성되어 있으며, 금융 및 통신ㆍ렌털채권 사업부문은 본사를 중심으로 10개 사업부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민사ㆍ상사ㆍ금융ㆍ통신ㆍ렌털채권의 균형적인 매출구조로 이어지고 있으며, 우수한 영업ㆍ관리 인력을 보유하여 수주량 극대화 및 매출신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당사는 업계 리딩 컴퍼니로서 명실상부한 국내 채권추심 1위 기업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여러 광고채널을 통하여 당사의 장점을 알리고 있습니다. 또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으로서 공신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건전한 재무구조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당사는 채권추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 어떤 경쟁사보다 우수한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우린 실력도 좋고 영업도 잘해요" 라는 얘기다. "상장사 후광 + 마케팅으로 영업 더 잘할게요"도 있다. 이 자화자찬이 사실인지를 가늠해볼 방법을 계속해서 염두에 두어야겠다.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지 따지는 것도 잊으면 안된다. 자, 그건 그렇다 치고, 

 

4. 부실채권 시장규모는 어떻게 움직일까?

다. 사업의 성장성
국내 채권추심업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금융기관 및 일반기업체의 부실채권에 대한 회수업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꾸준하게 성장하여 왔습니다. 2000년대부터는 정부 주도의 금융소외자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통하여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공공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는 채권추심업무의 일부가 민간에 위탁되고 있습니다.(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등) 또한, 2009년 10월 2일부터 시행된 '신용정보법' 전부개정안으로 인하여 신용정보회사의 수임영역이 민사채권(집행권원이 인정된)으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향후 국내 채권추심업은 미국 및 일본의 사례와 같이 조세채권에 대한 민간 위탁이 관계법령 개정을 통하여 시행될 경우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라. 경기변동의 특성
채권추심업은 경기 침체기에는 부실채권 증가로 인하여 수주물량이 증가되나, 채무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에 따라 회수율이 감소되는 현상을 보입니다. 반대로 경기 상승기에는 담보물에 대한 적정 시세 유지 및 채무자의 채무상환능력 상승 등과 동반하여 수주된 채권의 회수율이 상승됩니다. 요약하면, 채권추심업은 경기상황에 따른 매출 신장 및 감소 요인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변동성은 타 사업 대비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판단됩니다.

보수적으로 판단하려면 조세채권 민간 위탁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 부실채권이 늘 때는 회수가 어려워진다. 쉽게 말해, 받아야 할 돈은 100만 원(Q)인데 채무자도 돈이 없어서 10만 원(q)밖에 받아낼 수가 없고 이 어려움을 감안해 수수료율(P)은 더 높아지는 방식이다. 30% 받는다고 가정하면 3만원이 우리의 매출액인 셈.

 

경기가 회복될 때는 반대다. 못 갚고 있는 돈은 50만 원(Q)밖에 안되지만 채무자도 사정이 좋아서 15만 원(q)은 받아낼 수 있으니 쉬운 만큼 수수료율(P)도 내려간다. 20%받는다면 역시 3만 원이 매출액이다. 즉, 경기변동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소리가 이 소리다.

 

5. 다가올 상황은 어떤가?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랠리는 반드시 다가올 미래다. 지난 8월과 11월 두 차례 인상에 이어 내년 1월 추가인상이 확실시되고 있고, 1.5% ~ 1.75%에 이를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있다. 이에 더해, 전경련의 연구나 과거 사례에 따르면 연체율의 증가가 예상된다. 플러스, 요즘 인터넷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저신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따라서 부실채권이라는 목표 시장의 성장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Q가 성장하는 반대급부도 분명 있을 거라는 점이다. 역시 회수가 어려워지게 되는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 부분도 계속해서 Keep in mind.

 

6. 정리해보자

- 고려신용정보는 채권추심업을 하는 회사

- 추심인력 확보 → 부실채권 발생 → 영업을 통해 수주 → 채권추심 → 수수료 발생(=매출액 인식)

- 업종 내 23개社 가운데 유일한 상장기업(코스닥), 16% 점유율로 1위

- 인력 확보와 영업은 회사가 잘 해야할 일

- 부실채권 활동무대는 넓어질 것으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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