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기업분석/ 에스제이그룹 #01 - 투자 아이디어

나그네_즈브즈 2021. 10. 27. 10:03

참고로 말하지만 나는 패알못이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관심종목은 패션브랜드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에스제이그룹(306040)을 알게 된 것은 추석을 앞둔 9월 초순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막 피터 린치의 책을 읽고 각성을 한 상태였으므로, 나는 일과 도중 잠시 시간을 내 사무실 옆 백화점에 들렀다. 사람들은 뭘 사는 데에 돈을 쓰나, 그런 것들을 볼 수 있을까 해서였다.

 

평일 낮 시간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백화점은 썰렁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드나드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나는 주로 어떤 매장에 구경꾼이 많은지 그리고 사람들 손에 어떤 브랜드의 종이가방이 들려있는지를 눈여겨 보기로 했다. 사실 이런 작업은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으리란 걸 알고는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복을 판매하는 안다르 매장과 영캐주얼 브랜드 캉골이 눈에 띄었다. 

 

아내가 요가복을 서칭하고 구매하는 바람에, 내 단말기와 컴퓨터 IP에서는 알파고님께서 안다르 배너를 자주 띄워주곤 했다. 내게 알려진 브랜드라는 건, 굉장한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증거나 다름없다. 안다르 주식을 검색해보니, 아쉽게도 비상장 법인이었다. 그런데 뉴스에는 최근 에코마케팅이라는 상장법인이 안다르 지분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보다 이날의, 수확이라 해야할지 불운이라 해야할지 아직은 모르겠으나, 뽀인트는 캉골을 발견한 거였다. 캉갈?...은 개잖아. 캥거루가 그려진 읽을 줄도 모르는 금시초문 브랜드. 그런데 매장에는 사람들도 꽤 북적였고, 공교롭게도 이날 캉골 종이가방을 든 다른 손님을 두 사람이나 발견했다! 뭐지? 인기있는 브랜드인가?

 

퇴근 후 잊지않고 캉골 주식에 대해 검색해봤다. 호오, 에스제이그룹? 캉골과 헬렌카민스키라는 브랜드 라이센스를 독점하고, 국내에 캉골키즈를 만든 패션 브랜딩 기업이었다. 독특한 점을 꼽자면 대강 다음과 같다.

 

1. 철저한 재고관리 - 사이즈 걱정없는 모자와 가방부터 판매. 노세일 전략.
2. '스토리가 있는' 해외브랜드 라이센스 독점 계약
3. 늘어나는 매장, 제품영역, 브랜드, 수출영역
4. 사람과 재미 강조하는 창업자 겸 CEO (과연 현실은?)

 

아내는 유행타는 사업은 성장 사이클이 짧다며 펄쩍 뛴다. 패션 덕후인 동생 말로는 그렇게 급물살을 타는 브랜드는 아니라는데. 일단은 ▲확장성, ▲소형주, ▲경영진이 마음에 들었다. 피터 린치(소외된 사업의 성장하는 기업)와 필립 피셔(훌륭한 경영진이 이끄는 성장기업)가 제안하는 틀에 얼추 들어맞는 느낌이라서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에스제이그룹의 실적을 추정하는 애널리스트가 소수나마 아예 없지는 않다는 사실이었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뜨겁지는 않으면서, 기업의 미래를 함께 상상해볼 수 있었다. 아직 내용은 잘 모르지만, 2023년까지 실적도 성장할 것으로 보는 것 같았다.

 

"너로 정했다!"는 아직 아니지만, 호기심을 꺼뜨릴만 한 회사는 아닌 것 같다. 이 정도면 조금 더 들여다 볼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분량은 이 정도로 끊고(?), 사업보고서 읽어본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정리해 보도록 하자. 그 전에 이 종목이 수십 % 급등하며 날아가버리면 어떡하냐고?

 

난 지금 최소 10년 성장할 10루타 종목을 찾는 중이다. 수 개월이 급하지도 않고, 붙잡지 못한 수십 %가 아깝지도 않다. 그러니까 느긋하게 더 주의를 기울여도 괜찮다. 올바른 선택을 내리기 전에 인내하는 것이, 잘못된 선택 뒤에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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