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사 이름이 뇌리에 박혔다면, 상세한 검토를 진행하기 이전에 선행해야 할 작업이 하나 더 있다. 재무제표에 대한 아주 간략한 확인을 해보자. 클릭 몇 번만으로도 쓰레기라는 게 확인되면 심각한 고려를 할 필요도 없으니까 말이다.
이 단계에서는 딱 한 가지만 확인할 것이다. 기대성장률에 비해 가격이 적절한가?
성장률부터 살펴보자. 3분기가 다 지난 이 때에 다 지나다시피 한 올해 예상치는 의미가 없다.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하기로는 2022년 20% 정도의 EPS 성장이 점쳐지는 상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보나, FCF로 보나, 기대성장률은 20% 정도다. 뭐 일단은, 그렇다 치자. 0.5% 남짓의 배당수익률이 성장률에 더해진다 하더라도 '묻어나는' 수준에 불과할 정도니까 무시하련다.
가격도 한번 따져보자. 맘 편히 내년 PER 8.17을 참고해도 되지만, 피터 린치 선생님이 알려주신 걸 연습삼아 실습해 봤다.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반기보고서를 열어 연결재무제표를 찾는다.
순현금은 빚을 갚고도 남는 현금이다. 시가총액에서 순현금을 뺀 '수정 시가총액'을 적용한다. 5000원을 내고 지갑을 샀는데 안에 1000원이 들어있다면 이 지갑이 4000원짜리나 다름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미래의 순이익으로 나눈다. 이렇게 계산한 수정 PER은 8.17보다 작아진다. 순현금을 산출할 때 비유동부채를 전부 다 갚으면 7.17, '차입금'만 갚는다고 가정하면 6.78까지도 내려간다.
애널리스트가 얼마나 정확히 미래를 맞힐지 지금 단계로선 확실치 않다. 하지만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10%대 성장률에 지불할 PER이 7 정도에 불과하다면 가격 메리트는 충분하다고 본다. 빡빡하게 PEG(PER 나누기 기대성장률)를 계산해보더라도 0.7이다.
만일 부채가 너무 많았다면 수정 시가총액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 정도 살펴보는 것은 굉장히 가벼운 터치다. 더 살펴볼 가치가 있겠다는 판단이 들면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사업보고서, 홈페이지, 기사 등등을 샅샅이 살펴보며 비즈니스를 파악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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