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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사진 6

카메라는 놀아도 괜찮다, 내 손에 있기만 해라

롤사모(Rollei 35S)야, 알쓰리(a7r3)야. 이렇게 편지로 마음을 전하기는 처음이네. 롤사모는 나랑 만난 게 어느새 1년이 다 되어간다, 그치? 알쓰리도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롤사모는 롤사모대로, 알쓰리도 또 나름 자기대로 매력을 지켜줘서 항상 고맙다. 너희가 들려주는 셔터소리를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희는 알까! 롤사모가 매물로 세상에 나왔던 지난 1월이 지금도 생생해. 그때 터질듯 내달리던 내 심장박동도. 알쓰리의 비싼 몸값을 내가 얼마나 선뜻 지불했는지도 너희는 알 거야! 심지어 렌즈를 데리러 성남에도 다녀왔었지! 생색 내는 거라고 오해하면 섭섭할 거야. 내가 요즘 너희들의 셔터를 눌러주지 못했는데, 다른 방식으로 해보는 내 애정표현이니까. 겨울이다. 한낮에도 해가..

좋은 사진은, 세 번, 시간이 만듭니다

어제 기억나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지고 있던 주식을 어제 조금 팔았습니다. 목표 수익률로 57%를 보고 있던 종목이었는데, 36% 수익률로도 멀미가 날 지경이어서 절반을 내놓았습니다. 10월 말에 샀는데 두 달 만에 또 손을 댄 거였습니다. 아내 앞에서는 늘 '부자 만들어줄 테니 걱정말라'며 허세를 부려도, 사실 저는 주식 거래를 잘 못합니다. 종목도 잘 고르고 위험관리에도 철저하지만 주식거래는 하수입니다. 농부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인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팀 선배와 티 타임 때 나눴던 대화입니다. 더러운 꼴 많은 이 직장을, 메마르고 따끔거리는 이 사회를, 고단한 가장 노릇을 '버틴다는 것'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나도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영혼의 셀카? '성격 나오는' 사진가가 될게요

저는 자가용이 없습니다. 자동차 운전면허증도 따본 적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께 귀동냥으로 들은 바로는, 운전대 잡으면 사람 성격이 나온다고 합니다. 정말 그런가요? 동승자가 있다 해도 핸들과 페달에 따라 움직이는 자동차는 역시 운전자 개인의 공간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비슷한 경우로 "고스톱 치면 사람 성격 나온다"는 말도 들어본 것 같습니다. 돈 잃고 속 좋은 사람 없다는데, 그 안좋아진 속을 어떻게 다루는가가 성격에 따라 다른가 봅니다. 조용히 퇴장하는 사람, 돈을 빌려서라도 딸 때까지 치는 사람, 남 탓하는 사람, 분을 삭이지 못하는 사람 등등 다양하겠지요? 무엇무엇을 하면 성격이 나온다. 이 말이 괜히 참 서글픕니다. 타인들 속에서 살아가는 나는 온전한 자기 자신이 아닌..

사진 찍기에 나쁜 날씨는 없다

오늘은 토요일. 11월도 다 지나간 주말입니다.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습니다. 저는 옷을 껴입고 아내와 브런치도 먹을 겸 데이트를 나왔습니다. 아내 전용 카메라인 a7r3를 메고서 말이죠. 지금은 카페에 눌러앉아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태블릿으로 뭘 들여다 보고, 저는 포스팅을 씁니다. 오늘은 유난히 날씨가 좋습니다. 사진 찍기엔 더없이 훌륭한 날입니다. 이렇게 쌀쌀한데 무슨 사진 타령이냐고요? 모르셨군요. 우리나라 겨울은 추운 날일 때일수록 고기압의 영향으로 하늘이 아주 맑습니다. 오늘도 구름 한 점 없이 파랗습니다. 바다를 푸르다 못해 새파랗게 찍으려면 이렇게 맑고 추운 겨울날이 좋습니다. 바다는 하늘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흐린 날에는 바다도 시커멓습니다. 하늘이 깨끗하고 파래..

잡담_ 취미사진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지운 이유는?

저는 선생님한테서 사진기의 절반을 배웠습니다. DSLR을 팔고, 새 미러리스를 알아보려다가 유튜브를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절반은 유튜브에서 배웠습니다. 유튜브에서는 그동안 몰랐던 사진기의 자세한 원리, 라이트룸을 다루는 방법, 여러 카메라와 렌즈의 리뷰들, 그밖에도 사진을 둘러싼 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배운 것은 실습도 했습니다. 찍어서 보정을 마친 사진은 일단 휴대폰에 옮겨 담습니다. 아내에게 자랑도 하고, 며칠 간은 뿌듯한 기분에 자꾸만 꺼내보게 됩니다. 당연히 인스타그램에도 올렸습니다. 팔로워가 시원하게 오르지는 않았어도, 꾸역꾸역 올린 사진이 200장 조금 못 미칠 정도는 됩니다. 지난 1년 동안 3대의 카메라를 사서 그 중 2대를 팔고, 7개의 렌즈를 사고 팔았습니다. 29..

사진색감 용어 정리 - 계조

노출에 대해 아주 조금만 배워도 5.6이 셔터속도나 감도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125는 언뜻 보아 감도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60 30 15 같은 숫자들이 잇달아 보인다면 그렇게 작은 감도는 굉장히 드물고, 그것들은 사실 셔터속도의 분모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노출에 관해 아주 조금만 알아두면 여행지에서 처음 만져보는 카메라를 받아 들더라도 부탁한 이방인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촬영해줄 수 있게 된다. 색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뽀샵을 하든 하지않든, 아주아주 조금만 알아둬도 큰 도움이 된다. 컴퓨터로 하는 후반작업이 귀찮은 사람이라면 사진기 내부의 색감설정을 건드릴 줄 알아야 할 것이고, 제조사마다 인터페이스는 다를 것이다. 보정을 도와줄 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