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카메라와 렌즈와 기타 장비

풀프레임 미러리스 : 소니 a7c를 안사고 니콘 z6를 산다면?

나그네_즈브즈 2020. 10. 19. 13:50

포트폴리오 주제작업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실내 촬영 비중이 높을 것 같아 필름 작업보다는 디지털카메라를 사볼까 하는데 허허... 카메라 시장이 또 어수선한 것 같다. 2018년 a7m3라는 게임체인저를 출시하면서 풀프레임 미러리스 기술시장에 천재지변을 일으켰던 소니가 다시 한번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컴팩트의 c를 따 이름붙인 새 풀프레임 미러리스 a7c를 출시하면서다. 이 모델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a7 III에 a6000시리즈의 옷과 스위블 액정을 입힌 카메라다.

 

툭 튀어나온 a7 시리즈의 뷰파인더를 뒤쪽으로 내리고 스위블 액정을 탑재했다.

 

하필이면 DR과 명부 계조에 꽂힌 내가, 센서 훌륭한 카메라를 찾고 있던 타이밍이다. 후보군에는 D750, D780, Z6, α7m3가 있었는데, 이러면 a7m3와 같은 센서를 채용한 a7c가 추가되게 생겼다. 심지어 예쁘다. 실버 모델은 없어서 못 산단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나는 새로 나온 예쁜이를 선택하지 않는다. 왜일까?

 

일단 DSLR부터 제외했다. 이면조사를 적용한 니콘의 DSLR 센서는 훌륭한 암부 복원력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7년 전에 발표한 D610이 센서 점수로 순위권에 이름을 들이밀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은 부피가 심하게 크고, 바디 내 손떨림방지 옵션이 없다. 아내는 영상도 남겨야 한다는 입장이라 그것도 아예 생각 안할 수는 없다. F마운트 렌즈들이 가진 AF모터의 성능이 나쁘다는 게 특히 문제였는데, 아담하고 예쁜 수동렌즈를 물리자니 우람한 바디와의 심미적 밸런스도 걸림돌이다.

 

결국 대결은 z6 vs. a7c 의 구도로 압축됐다. 어차피 (내가 인지하는 )세상에 카메라가 하나 뿐이면 불만 자체가 생기질 않는다. 서로의 상대적인 단점만 살펴보자. 

 

1. z6의 아쉬운 점 (a7c와 비교했을 때)

 - af 능력치 (리얼타임트래킹, 영상 eye-af) : 연속촬영이나 영상을 자주 찍지 않는 편이다.

 - 영상 로그촬영 : 픽쳐컨트롤로 만족할 수 있다. 아쉬우면 외장 레코더 사면 되니까, 길이 영 없는 건 아니다.

 - 스위블 디스플레이 : 셀카를 거의 찍지 않는다. 브이로그도 마찬가지. 아내는 아쉬워 하겠지만.

 

 

z6는 전면부 검지 다이얼과 후면부 조그 다이얼이 특징적이다. 

 

2. a7c의 아쉬운 점 (z6와 비교했을 때)

 - 그립감 : 컴팩트 똑딱이의 빈약한 그립에 지쳐있어서, 중요하다. 불편하진 않아도, 든든한 정도까지는 아닌 듯하다.

 - 조그 다이얼 : 없다. 다이얼이 3개나 있지만 하나는 노출보정 전용이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지 불확실하다. 

 - SD카드 단일슬롯 : 똑같은 단일슬롯이라면 XQD/CFexpress에 비해 불안할 수 있는 요소.

 - 커스텀 버튼과 메뉴 구성 : 메뉴 구성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했던 커스텀 버튼들이 대폭 삭제됐다.

 

z6의 빈약한 렌즈 라인업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이유는 z마운트의 특성 때문이다. 풀프레임 미러리스에서 가장 크고 플레인지백이 얇은 마운트를 개발한 덕분에, 어댑터를 통해 타사 렌즈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선택 가능한 렌즈군이 많더라도 결국 내가 쓰는 건 한두 개뿐일 거라서 큰 장점도 단점도 되지 않는다.

 

정리하고 보니 a7c는 하드웨어의 편의성이 아쉽고, z6에서는 영상 촬영이 불편한 정도로 요약이 된다. 취향의 문제다. 내 경우에는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영상기기' 수준까지는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만듬새나 다이얼 등 하드웨어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게다가 a7c는 갓 출시된 카메라지만 z6는 2년 동안 중고가격도 형성이 돼 있다. 이렇게 해도 가격이 가벼운 건 아니다.

 

현재 z6 중고 140만원, 24mm 단렌즈 중고 90만원, 메모리카드 26만원이다. 그냥 똑딱이로 찍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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