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카메라와 렌즈와 기타 장비

렌즈 구입 02 - 렌즈 설계의 한계

나그네_즈브즈 2020. 10. 16. 10:26

촬상면이 도화지라면 렌즈는 붓이다. 카메라를 고를 때처럼, 어떤 붓을 사용할지를 결정할 때에도 고민해야 할 요소는 차고 넘친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렌즈는 필요없다. 내 그림에 잘 맞는 렌즈를 찾는 게 중요하다. 이것도 어떤 면에서는 공부지만, 꽤 큰 돈이 걸린, 그나마 신나는 공부라고 할 수 있겠다.

 

완벽한 사진기가 없듯, 완벽한 렌즈도 없다. 렌즈를 고를 때도 장단점을 파악하고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단점을 소거해 나가야 한다. 이때 렌즈라는 광학기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의 필연적인 한계를 알고 있다면, 그 단점들을 헤아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난 사실 렌즈 설계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지만, 렌즈 구입 때마다 찾아보던 리뷰어 중에 올리브페이지 님의 블로그를 보며 많은 공부가 됐다.)

 

0. 사진 주변부 화질이 중앙보다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1. 망원렌즈, 초광각렌즈로 갈수록 작은 설계가 어렵다.

2. 최대 개방 조리개가 밝을 때도 작은 설계가 어렵다.

3. 손떨림방지, 훌륭한 AF모터가 들어가도 작은 설계가 어렵다.

4. 조리개가 어느 정도 열리면 비네팅(주변부 광량 저하)이 생긴다.

5. 비네팅, 색수차, 왜곡까지 꼼꼼히 잡아낸 렌즈들은 보통 크고 무겁다.

6. 비네팅, 색수차, 왜곡은 소프트웨어로 간단보정이 가능하다.

7. 비네팅이 있을수록 주변부 빛망울도 찌그러진다.

8. 선예도를 위해 구면수차를 줄이는 저분산 렌즈가 들어간다.

9. 저분산 렌즈는 빛망울 내부에 연삭흔(양파링 무늬)을 만든다.

10. 동그란 빛망울을 위해 원형조리개를 채택하면 빛갈라짐에서 손해를 본다.

11. 설계 상의 한계와 모순을 극복한 렌즈들은 가격이 비싸다.

 

커흠... 마지막 11번까지 다 적고보니 괜히 숙연해진다.

그리고 렌즈 외적인 요소로 하나 추가하고 싶은 TMI가 있는데

렌즈의 선예도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센서의 화소 수가 영향을 주는 것 같다는 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로 dxo mark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고화소 바디의 모델과 렌즈군이 비교적 다양한 소니를 예로 들었을 때

최고 선예도를 자랑하는 90mm f2.8 접사렌즈(이하 90마)가

3600만 화소의 A7R에 조합해 테스트한 선예도(36)보다

6100만 화소인 A7R IV에 마운트하고 테스트한 선예도(61)가 크게 높다.

최대 선예도 점수가 센서의 MP단위 화소 수와 같은 건 우연인가 ㅋㅋ

지금 보니 화소 수는 렌즈의 선예도가 다다를 수 있는 최대치인 것 같다.

 

갑자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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