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일기처럼 가볍게 포스팅하는 습관을 들여보려고 태블릿에 무선 키보드로 씁니다.
셀시어스는 미국의 웰니스 에너지음료 사업자입니다.
처음 가졌던 투자 아이디어가 성공적으로 종료되면서 매도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고통스러운 이유를 두괄식으로 먼저 밝히자면, 세금 때분입니다.
2025년 1월에서 3월까지 매수했습니다.
그때 주가는 최고점 99.61 달러에서 최저점 21.1 달러까지
11개월 만에 89%나 내려가 있었습니다.

셀시어스는 아마존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헬스장에 겨우 유통망을 뚫기 시작하던 음료였는데요.
경쟁사 코카콜라가 성장하는 에너지음료 기업 몬스터 베버리지에 투자해서
엄청난 성장을 향유했던 걸 부러워 하던 펩시코가
셀시어스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덕분에 셀시어스는 펩시코의 유통망을 타고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펩시코는 셀시어스에 지분도 투자하고
셀시어스 음료를 직접 사다가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펩시코가 주문을 너무 많이 당겨서 하는 바람에
걔네들 창고에 일시적으로 재고가 많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펩시코가 재고가 조정될 때까지 추가 주문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하자
셀시어스 매출이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시장이 주식을 급히 내던졌습니다.
저는 이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했습니다.
펩시코가 선주문을 많이 넣을 만큼 상품성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사례이면서
동시에 시장의 우려는 일시적인 현상에 대한 과도한 우려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펩시코 향으로 인식되는 매출과는 별개로
기존의 다른 채널로 나가는 매출은 계속된 성장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영업현금흐름과 이익도 흑자전환에 안착했고요.
회사는 10%에 불과하지만 미국 에너지음료 시장에서 3위 사업자였고
자신만의 틈새시장을 스스로 창출했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유럽과 호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주가하락을 계기로 셀시어스의 FCF 전망을 두 갈래로 그려봤습니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매출 성장이 둔화되며
'그저그런' 소비재 회사로 남는 경우였습니다.
낙관적인 경로에서는 몬스터 베버리지의 성장곡선을 모방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습니다.
뭐 그 경로를 끝까지 주주로서 공유하겠다기 보다,
향후 10년의 잉여현금흐름을 가치평가에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챗GPT와 대화를 많이 했는데 지금 다시 찾아보기엔 귀찮네요.
아무튼 당시 7B 달러 정도였던 시가총액을 정당화하려면
제가 기대할 수 있는 장기 연평균 수익률은 9~15% 정도나 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후 실적이 차곡차곡 쌓여 나가고 펩시코와의 협업은 확대됐습니다.
셀시어스는 4위 경재자였던 알라니 뉴를 1.8B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시장 점유율도 의미있게 커졌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가와 목표주가 범위도 계속 상향 조정됐습니다.
주가는 빠르진 않지만 쉬지 않고 올랐습니다.
시장이 오해를 인정한 것이었습니다.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알라니 뉴의 유통망을 조정하는 일시적 비용이 발표됐습니다.
주가가 충격을 받았지만, 전 솔직히 이것도 과잉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이 오르면서 포트폴리오 안에서 평가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탓에
떨어진 가격에도 추가매수를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최근에 다른 투자 아이디어가 있어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다른 기업들은 특별한 콘셉트 없이, 잠재적으로는 장기간 보유할 성격이라서
유일하게 엑시트할 수 있는 건 셀시어스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FCF 전망을 다시 그려볼 때, 지금도(13~14B 달러) 비싼 가격은 아닌데
이 녀석에 투영했던 투자 아이디어가 끝나기는 했으니까요.
셀시어스를 향후 장기간 보유한다는 아이디어로 전환하려면
필립 피셔가 말한 <보수적인 투자>에 부합하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그러기에는 진짜 역량과 효율을 증명할 정도의 조직 규모라든가
수익성, 경쟁 우위 같은 요소들이 충분히 검증되기에는
보여줘야 할 것이 더 많은 작은 성장주이지 않나 싶습니다.
회사에 장래성이 없다기보다
제가 그런 걸 이렇게까지 미리 알아볼 깜냥이 안되는 걸 인정하는 겁니다.
문제는 양도소득세입니다.
양도이익이 공제 범위인 250만 원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전체 평가액에서 상당한 양의 출혈이 예상됩니다.
이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두 번 다시는 이런
'유한한' '일시적' 투자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싶지 않습니다.
진심 속상합니다.
하지만 뭐 시간에 쫓겨서 급하게 정리할 생각도 없습니다.
편입하려고 하는 종목이 지금도 싸지만 더 내려갈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고요
셀시어스도 2월6일 예정된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 이후에
특별한 악재가 전망되는 것도 아닌 상황입니다.
몇 개월에 걸쳐서 일정한 비율로 나눠서 정리해 나갈 계획입니다.
저도 한낱 인간인지라,
주가가 매끄럽게 올라주기만 해서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운이 좋아서 얻어걸린 거였겠지만요. 다행입니다.
다음에는 정말로, 이렇게 '언젠가 분명히 팔아야 하는' 투자는 자제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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