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2023년03월28일) 에스제이그룹 2022사업년도 주주총회 후기

나그네_즈브즈 2023. 3. 28. 22:25

바쁨 모드라서 블로그에 글을 쓸 여유가 없다. 겨우 휴가를 짜내고 올해도 우리 회사 주주총회에는 참석을 했다. 숙소에서 휴대폰으로 남기는 거라 간단히 쓸 수밖에 없지만, 기다리시는 주주들도 있을 것 같아서 서론 끊고 리뷰 ㄱㄱ

A. 하지만 서론 ㅋㅋ




등록을 간단히 하고 들어간 주총장은 예년보다 한층 드라이해졌다. 원탁 테이블도 아니고, 커피도 안주고, 볼펜도 고급진 느낌이라고는 1도 없는 플라스틱이었다.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쓸 데 없는 격식에다 돈 바르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 ㅎㅎ

4명 앉을 수 있는 긴 탁자가 가로로 두 열, 앞에서 뒤로 6~7줄 있었는데 주주들은 약 서른 분 정도 오신 것 같았다.




B. 주주총회

는 아~주 원활하게,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일사천리로 진행돼 10여 분 만에 끝이 났다.

C. 주주 간담회

우선 이주영 대표님의 모두 발언 내용은 2022년 사업에 대한 간단한 리뷰였다. 증권가나 경영진 모두 영업이익률 15% 언더를 예상했으나 18%를 기록하게 됐고, 신규 사업은 LCDC-팬암-뷰티-에코 모두 4건 진행 중이라고 운을 떼셨다.

뷰티 - 제품 4개로 시작. 5월, 가을, 겨울로 가면서 추가로 2-3개 더 계약할 예정. 라이센스 비즈니스와 다르게 검증된 상품을 유통하는 것. 마케팅 비용이 비싸기는 하지만 이 중 몇 가지는 잘 되면 회사에 '' 도움될 것으로 기대.

에코 - 당초 2023년 9월 론칭 계획이었으나 2024년 3월로 연기함. 우리 쪽에서도 골프 시장 추이를 확인하고 싶었고, 덴마크 에코글로벌에서도 F/W 론칭까지 굳이 무리할 필요 있냐고 제안했다고 함.

다음은 주주들과의 일문일답.

1. 기존 브랜드와의 밸런스 관점에서 팬암의 확장성, 킬러 아이템?
- 팬암은 캉골 이을 주력 브랜드. 캉골, 헬렌과 달리 다른 나라에 없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에 도움될 것. 코엑스와 성수동 매장 30%가 외국인 매출. 팬암은 분명히 의류가 중심 잡을 것. 브랜드는 쿠킹에 시간 필요하다고 생각해 마케팅 강하게 하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실수였다는 생각. 4월부터 TV광고 등 브랜드 인지도 위해 속도 낼 것. 브랜드 오너와도 해외 수요 확인하는 등 노력.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수정하고 있는 방향은 확실히 맞다고 장담. 캉골만큼 해낼 것.

2. 에스제이지파트너스와 에스제이지플러스의 사업내용은?

- 에스제이지플러스는 에코글로벌과 JV로 설립. 에코골프의 시장 확장 가능성 때문에 이런 형태 필요. 진행 중인 것들이 있지만 결정나지 않아 말씀드리지 못함.

에스제이지파트너스는 신기술기업 투자사업. 기존 브랜드 사업과 시너지 낼 수 있는 투자처 발굴에 주력.

3. TS바이오 투자 목적은?

- 에스제이지파트너스의 몸풀기 작품. 전환사채로 리스크 적은 소규모 투자.

4. 2023년 매출 3천억원 뷰는 유효하신지?

- 쉽지 않다. 상장하기 전에는 경기가 안좋으면 내부적으로 외형 성장이 굳이 매년 필요하냐, 내실을 다지는 게 낫지 않냐는 회의론도 나오는데, 이제는 캉골/헬렌/캉골키즈가 너무 잘해줘서  영업이익에서는 매년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속상해 하심). 저도 캉골이 이제 성장 끝났나 싶을 때마다 항상 놀라운 성장 보여줌. (언젠가 플랫해질 때가 올 테니) 다음 먹거리 성장에 2~3년 중장기적 시간 필요해서 신규 사업 확대 중.

4. 재고자산 증가는 판매 둔화 때문인가?

- 연말 재고에는 다음 신학기 매출 성장을 대비한 가방도 포함돼 특수성이 있다. 겨울 추위가 늦게 오면 헤비 아우터는 판매시기를 놓치고, 소진율 하락(80%→75%), 할인율 증가(5%→12%)로 이어질 수 있다.

5. 헬렌카민스키와의 라이센스 계약이 2026년까지인데 대응은? 스리랑카 공급망 이슈는 해소됐나?

- 공급은 전혀 문제 없다. 헬렌카민스키가 가장 고성장할 것. 세계에서 캉골과 헬렌카민스키를 가장 많이 팔아주는 회사가 에스제이그룹. 계약 연장을 걱정하는 쪽은 브랜드 본사들이고, 우리는 전혀 고민 없음.

6. 유튜버 서준맘님이 헬렌카민스키 짝퉁으로 PPL을 자꾸 해주는데 정품 협찬하실 의향도 있나

- 고민 해보겠다.

7. 브랜드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대표님이 생각하시던 속도와 밸런스에 여전히 적정한 것인지?

- 브랜드 포트폴리오 균형은 맞다고 본다. 속도는 좀 빠르지 않나 오해하실 수 있다. 각각 준비되던 것들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고, 버거운 느낌도 있지만 잘 해낼 자신 있어서 필요한 탄력을 붙이고 있다.

8. 직원 수 늘면서 조직 문화에는 이슈 없는지?

- 좋은 조직문화 생겨나갈 것으로 믿는다. 저도 야근 싫어하고 문서 잡무 싫어하기에, 구조적으로 누군가 희생당하고 있다면 용납할 수 없고, 사업부와 얘기해서 수정해나갈 것.

9. 지난해 LCDC와 팬암 사업부 핵심 인력의 퇴사와 관련해 조직 내부적으로 위기가 있는 것은 아닌지?

- 제가 알기로는 그런 일 없다. 확인해 보겠다. 신입 직원이 많이 늘었지만, 저희 회사 근속 년수 길다는 것이 자랑 가운데 하나.

(내가 짐콜린스의 GOOD TO GREAT를 읽고 준비한 질문이 조직문화에 관한 거였는데 이렇게 두 분이나 관련 질문을 하셔서 그냥 패쓰ㅜㅜ 원래는 이거였다. 브랜드가 늘다보니 직원 규모가 어느덧 250명까지 커졌는데, 소통이 관료화되는 걸 피할 수 있는 우리 회사만의 조직문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표님이 한 1년쯤 휴가를 내셔도 훼손될 걱정이 없는... 그리고 대표님께서 직간접 경험하신 다른 곳의 조직문화 중 배우고 이식해 오기 원했던 조직문화도 있는가?)

10. 늘어난 재고로 인한 할인율 데미지를 숫자로 답해주신다면?

- 소진율 80%→75%, 할인율 10%미만→기존보다 7%증가(F/W 제품 ASP가 더 높아서)
대형 패션브랜드 경우 판기 놓치면 30~50%할인.

11. 마케팅 비용 증가 규모는?

- 기존에는 매출액 대비 2% 미만이라 자랑스러웠음. 내부적으로 또 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 얘기가 나오고 있다. TV 온에어 비롯해 4월, 5월 등 S/S 시즌에 굉장히 많은 비용 집행할 예정. 결과 보면서 F/W에도 이어질 수 있음. 경험한 적 없는 규모이지만 꼭 필요한 시점. 외형도 함께 커질 것이지만 매출액 대비 2%는 넘길 것.

12. 주 고객층인  2030 겨냥해 온라인 채널 강화할 방안은?

- 기존 브랜드는 매출액 중 30~35%였고 적정하다고 봤다. 온라인 비중은 조금씩 늘려갈 계획이고, 이익률도 개선될 것.

13. (고민 끝에 내가 한 질문ㅜㅜ)해외진출 진행 상황은? 기존 브랜드들 케이스에서 회사가 얻은 레슨이 있다면?

- 패션 상장사 중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가를 보고 속상했다. 패션이라는 인기없는 섹터의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업스케일을 하냐에 달려있고, 우리가 내수 시장 플레이어라는 인식을 깨려고 지난 2-3년 간 노력해 왔다. 영업이익률도 중요하지만 회사가 밸류에이션을 합당하게 받기 위해 시장을 틔워주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에 노력 중.

캉골은 중국에서 물 흐리는 사업자들 교통정리 해달라고 본사에 요청. 팬암은 아카이브 자체가 미국에 있어서 진출 잠재력 풍부. LCDC는 영국 지사 통해서 유럽과 뉴욕 패션 쇼나 쇼케이스에 진출 호평. 끊임없는 노력으로 향후 어떤 결과물이든지 낼 수 있을 것.

(대표님의 워딩은 이랬다. 현장에 계셨던 주주님들을 고려해 나머지 비언어적 힌트들은 여기서 내가 굳이 밝히지 않겠다)

14. 저희 세대(20대)는 비의류 라이센스 브랜딩에 부정적인데?

- 라이센싱 시장이 죽었다기보다는 사업자가 브랜드 아카이브를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내느냐에 달린 일이라고 생각. 분명히 자신있음.

15. 올해 실적 목표는?

- 매출은 20% 성장할 수 있다. 영업이익률은 15%가 목표. 기존 브랜드 세 가지는 성장세 유지할 수 있고, 신규 비즈니스 4개 영업이익 목표는 10억 원 정도.

16. 투자 사업이 기존 ROE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나? 가장 좋은 투자처가 에스제이그룹이라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더 좋은 대안 아닌가?

- 브랜딩에 시간과 비용 소모되기에, 인수해서 시너지 낼 수 있는 투자처를 병행해서 찾는다. 유통주식 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서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나을지, 무상증자 통해 유통주식을 늘려서 거래가 많이 되게 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될지 정답을 찾고 있다.

끝으로, 올해 회사 PR에도 신경쓸 것. 캉골/헬렌카민스키/LCDC 하는 회사, 브랜드 뒤에 가려진 회사가 아니라 앞으로는 에스제이그룹이 훌륭한 브랜드 하우스로 인식되도록 적극적인 IR이 있을 것.







마지막에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는 ㅋㅋ 너무나 유명한 분께서 질문하셔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던 질문이기도 해서 기분도 좋았다. 흐하핫. 인사드렸더니 명함을 주셨당.

그분께서 알려지는 걸 원치 않으실 수 있으므로 사진 자랑은 패쓰한다.

총평을 하자면, 올해는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부러질 요인들이 많은 것 같다. 인건비, 할인 판매, 광고비 집행 등등.

근데 왜 난 자꾸 켄 피셔의 슈퍼스톡스가 생각날까. 슈퍼컴퍼니가 겪는 일시적 결함? 주가는 어디까지를 반영하고 있는 걸까.

아무튼 올해도 우리 회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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