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기업분석/ 경동나비엔 2022년 3분기 실적 리뷰와 주담 통화

나그네_즈브즈 2022. 11. 29. 14:39


주가가 말해주듯 업황은 여전히 안좋다. 2분기부터 인상된 판매가격이 적용되고 있고 전년 동기에 비해 환율도 크게 올랐음에도 매출액 성장이 슬로우하다는 건, 수요가 그만큼 따라주지 않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본다. 영업이익도 5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희망적인 요소를 굳이 찾자면, 지난 2분기 1%대를 기록했던 OPM이 3%대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저점을 통과한 것이기를 바라며 비용을 조금 더 분석해봤다.

2. 주요 비용


다들 원재료에서 비용이 증가했다고는 하는데, 우선 GPM에는 개인적으로 크게 불만이 없다. 지난 5년 동안 기록한 연간 GPM과 2022년 1~3분기 누적분을 보면, 34.8% → 32.9% → 34.2%→ 38.6% → 38% → 40%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원가 중 재료비와 관련된 부분(제품/상품의 재고변동 + 사용된 원재료)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42%로 지난 분기나 전년 3분기와 함께 놓고 봤을 때 안정적이다.

비용의 성격별 분류를 보면서 주목했던 계정은 A/S비용, 광고, 외주가공비 정도. 영업비용 증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A/S비용에는 성수기를 맞이하는 동사의 계절성 요인이 포함됐을 것 같고, 광고비도 이번에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김혜수 씨를 모델로 추가 섭외했기에 계속 높은 수준일 거라는 생각은 아니다. 외주가공비는 90%에 이르는 공장가동률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3. 재무상태표


BS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부채 증가(1,078억)를 견인하고 있는 단기차입금 계정이다. 공교롭게도 1,071억 늘었다. 올해를 돌아보면 +410억 → +294억 → +367억으로 분기별로도 일관되게 늘어났다. 자산 항목을 쓱 스캔해보면 올해 1~3분기 동안 1,115억 원 늘어난 재고자산이 내 눈치를 본다. 1분기 356억원, 2분기 627억원, 3분기 131억원으로 역시 꾸준한 모습이다.

물론 차변과 대변 안에서 여러 효과들이 뒤섞여 있고 3개 분기 9개월이 짧은 기간도 아니니까 뼈와 살을 깔끔하게 발라내긴 어렵다. 그래도 회사에 확인하기 전에 세워둘 가설 정도로는 적당하다고 보인다. 주담 통화 내용을 스포일하자면, 단기차입금 증가 요인이 재고자산일 거라는 이 가설은 회사측 의견과 일치한다.



4. (안중요) 간략한 뉴스 정리


- 우즈벡 법인 설립 : 러시아 통해서 동유럽 가던 루트를 새롭게 개척하려는 것 같다. CIS 국가들은 언젠가는 진출해야 할 지역이기도 했다. 물론 단기간 내 유의미한 실적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 영국 현지 마케팅 강화 : 전통적으로 적자만 보던 지역. 놀고 있던 건 아닐 테고,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관련해 그간 준비해오던 복안이 있었을지. 그런데 이러면 높은 광고선전비가 계속 유지되는 건 아니려나 싶다.

- 상업시설용 중대형 청정환기시스템 출시 : 매출에 의미있는 기여를 하고 있지 않으므로 언급만 하고 패쓰.

5. 주담 통화 내용 정리


Q는 question, A는 answer, O는 opinion. 가급적 통화자 워딩 그대로 기록. 중립적이거나 원론적인 답변 얻은 경우에 개인의견 첨부.


Q1) A/S 비용은 계절성을 띠고 늘어나는 것인지.
A1) A/S비용은 △실제 발생한 비용과 △충당금 성격으로 쌓아두는 비용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O1) 난방설비 오작동 확률은 일정하더라도 발생빈도 자체는 실 사용이 많아지는 4분기, 1분기에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은 합리적. 그런 시기를 대비해 충당금 성격의 비용을 미리 잡아두는 것에도 수긍이 간다. 계절성인 것 같다는 게 내 결론.

Q2) 김혜수-유지태 케미가 돋보이는 새 광고는 잘 보고 있다. 광고선전비 증가는 일시적인가? 영국 마케팅 강화에 드는 비용의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
A2) 광고선전비는 국내가 가장 크고, 미국-영국-러시아 순. 현지 법인이 있는 국가에서는 다 광고비 집행한다. 국내에서 온수 기능이 강조되면서, 신제품이 출시되고 모델도 추가해서 광고 중. 영국도 기존에는 보일러 중심이었으나, 온수 중심으로 전환하는 전략에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진행.
Q2’) 신제품이 자리 잡을 때까지는 늘어난 광고비 지출이 유지된다고 보면 되나?
A2`) 특정 제품이든 지역이든, 유통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광고비 집행은 전략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O2) 광고선전비의 국내 비중이 가장 크다면, 당분간 안정화되지 않을 듯.

Q3) 외주가공비 증가는 생산라인 가동률이 포화된 것과 관계 있나
A3) 외주가공비는 두 가지 성격이 있다. 하나는 사내 우리 설비라인을 가지고 외부에 위탁해 그 업체의 노동력을 써서 우리 제품을 만들면 사내 외주가공비가 된다. 또 우리 공장 밖에서 단순 인가공만을 통해 목적물을 공급하는 방식의 사외 외주가공비가 있다. 기본적으로 제품 생산량에 따라 외주가공비가 변하는 게 있고, 국내 임금이 올라가 있다보니까 (사내 외주가공비도) 올라가는 부분이 있다.

Q4) 재료비는 여러 비율로 봐도 이슈 없이 괜찮아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가
A4) 직년 히빈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두 차례 크게 올랐다가 올 하반기부터 어느 정도 소폭 하락하며 안정세 접어드는 국면이다. 가장 많이 쓰는 원자재인 스테인레스에 니켈이 필요한데, 전기차 차량용 반도체에도 많이 소비된다. 그에 따라 변동 폭이 심하게 움직이는 추세다.
Q4`) 추가로 가격인상은 어려운 상황이지 않을까
A4`) 그 부분은 좀 제한적일 것 같다.

Q5) 작년부터 재고자산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단기차입금이 필요했었나?
A5) 전체적으로 판매가 둔화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수급 불균형에 대비하기 위한 선발주와 비축 재고, 이런 부분 때문에 재고자산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러다보니까 운영 자금 자체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면 단기 차입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고, 재고 늘어나는 만큼 단기차입도 늘어나 있는 상태.
O5) 사업 하다보면 항상 잘 되기만 할 수는 없고,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생각함.

Q6) 우즈벡 법인 설립했는데 수출 경로는 어떻게 되나? 중국에서 육로로도 가능한가
A6)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중국용 제품. 각 나라에 판매되는 보일러/온수기는 그 나라만의 특정 인증이나 고유하게 요구되는 품질 이슈가 있기 때문. 중국 법인은 단순히 중국 쪽을 커버한다. 우즈벡에 판매될 제품은 필요한 품질 요건을 갖춰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
Q6`) 그럼 해운으로 나가겠다.
A6`)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해상으로 움직인다.

Q7) 상반기에 버지니아 공장 관련해서 여쭤봤을 때는 현지의 밸류체인, 배후 시장, 인프라 등이 충분하지 않아 논의중이다, 결정된 바 없다고 하셨다. 이후 업데이트가 있었을까?
A7) 그때 답변드린 그대로다.

Q8) 미국에서 IRA 시행되면 우리 수혜가 예상된다고 들었는데
A8) 콘덴싱 온수기가 해당 된다. 올해는 남은 기간도 짧았고 지원 금액도 작았다. 내년부터 지원 규모가 확대된다.
Q8`) 우리 회사 차원에서 수혜를 극대화하거나 정밀 타게팅하려는 노력이 가능한가
A8`) 법안이 환경 문제 때문에 제정됐고, 법안이 통과될 정도로 미국 내 (플레이어가 소수가 아니라) 온수기 시장도 저장식이든 순간식이든 상당히 규모가 크다. 우리 주력인 콘덴싱 순간식 온수기는 절대 규모로 보면 아직 미미하지만 프리미엄 가격대를 이루고 있고 어쨌든 1위를 하고 있다. 어느 시기가 될진 모르지만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는 만큼 경쟁사들도 진입해 있다. IRA 시행 효과로 인해 시장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Q9) 프리미엄 가격대 하시니까 생각났는데, 신제품 ‘콘덴싱 온 AI’ 가격대가 꽤 높은 걸 봤다. 말씀하신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고 침투율이 오르면 우리 ASP도 개선될 것 같다
A9) 온수 기능 강화로 패러다임 변화를 견인할 제품군이라 가격대가 좀 있는 것은 맞다. TV광고 등 홍보를 많이 하고는 있는데 경기가 워낙 안좋다 보니까 아직까지는 반응이 캐치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도 선진국처럼 난방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편의성을 갖춘 제품이 보편화될 것이고, 판매량이 증가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ASP는 올라갈 것이다.

Q10) 4분기 절반 가량 지났는데, 수요는 어떤가
A10) 잘 아시겠지만 좋지는 않다. 미국도 그렇지만 국내가 더 안 좋게 가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인사) 회사 잘못도 아니지 않은가. 오늘 친절하게 자세히 안내해 주셔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감사드리고, 어려운 시기지만 임직원들께서 많이 노력해주시는 게 느껴진다. 항상 응원하겠다. 내년에 또 연락 드리겠다.

Q11) 아까 성함을 적어두질 못했다.
A11) 장 정훈이다.
Q11`) 팀장님이라고 저장해두면 될까
A11`) 그룹장으로 해주시면 된다.




6. 총평


업황은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 같다. 수요는 둔화되고 비용은 내려오지 않으니 더 나빠질 건 없다고 본다. A/S, 광고, 외주가공,,, 걱정될 만한 비용 이슈는 더는 없는 것 같다.

IRA와 신제품 마케팅이 온수기 시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면 되겠다.

어차피 단기간 내 반등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대응이 적절하고 확신에 근거를 가져간다면 보유수량 확보를 위한 여유 기간은 충분할 듯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