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기업분석/ 노바텍(285490) #02 - 읽을 거리

나그네_즈브즈 2022. 7. 16. 15:42

노바텍은 사업보고서를 친절하게 써주는 회사는 아니다. 그래서 홈페이지나 IR자료를 먼저 훑어보는 게 이해를 빠르게 가져가는 데 유용하다.

 

노바텍은 차폐자석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사업을 한다. 자석을 이해하고, 차폐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한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응집물질 물리학을 배웠던 개인적인 배경 덕분에 이 단계를 이해하는 문턱은 높지 않았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자석은 몇 가지 가루를 비율대로 잘 섞어서 단단히 뭉친 다음 고온에 녹였다가 식혀서 만든다. 이렇게 만든 자석은 전자제품에 영향을 미친다.

 

 

 

전자기유도

전자기유도란 자기의 시간적 변화에 의해 전기적 성질이 발현되는 현상을 뜻한다. [목차] 1.개요 2.패러데이 전자기유도 법칙 3.맥스웰 방정식 4.인덕턴스 개요 전자기유도는 자기선속이 시간에

terms.naver.com

 

이 영향력을 잘 이해하면 전기적인 방식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기능들을 자성의 도움으로 전자제품에 추가할 수 있다. 이렇게 전자제품에 자석을 배치할 때는 자기력이 미치는 방향이나 범위 때문에 제3의 부품에 대해 기대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 때, 자기장을 원하는 방향과 세기로 제어하는 기술을 차폐라고 부른다. 노바텍은 차폐자석을 설계하는 노하우와 제조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 처음 기술을 개발했을 당시에는 수요처를 발굴하지 못한 상태였다. 기사에 적혀있는 것처럼, 오춘택 대표는 삼성전자의 기술제안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개발책임자가 즉각 도입을 결정했고, 이듬해 갤럭시노트의 스마트커버에 차폐자석을 초도 납품했다.

 

 

 

삼성전자 직원이 딱 1분 만에 "살게요" 찜한 '자석'의 정체 - 머니투데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S7플러스’에는 노바텍 자석 21개가 들어가는 반면 애플의 ‘아이패드프로4세대’에는 경쟁사 자석이 94개 들어갑니다.”오춘택 노바텍 대표는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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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텍은 차근차근 기술, 영역, 규모를 키워나간다.

 

스마트커버에 적용했던 기술에서 나아가, 노바텍은 자석에 씌울 차폐 캡 제조에 관한 특허를 출원한다. 차폐 테이프로 때우던 기존 방식에 비해 원가와 품질 면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해당 특허는 한국, 중국과 미국에서 2040년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특허·실용신안 < SEARCH - KIPRIS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kpat.kipris.or.kr

 

2016년에는 삼성전자 태블릿PC 커버에 자석을 납품하던 기존 독점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경쟁사를 제치고 태블릿PC 내부에 사용될 차폐자석을 부품으로 공급한다. 고객사가 흥행시킨 폴더블 폰에서도 기존 독점업체의 점유율을 일부 가져왔다. 만도 측의 제안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조향보조 센서를 공동개발해 초도 납품을 시작했다.

 

노바텍의 사업영역 확장 과정

 

 

[인터뷰] "전장의 쌀 차폐자석, 최대 강점은 확장성"…오춘택 노바텍 대표

[아시아타임즈=임재덕 기자] "차폐자석을 사용하면 모바일기기를 얇게 만들거나, 더 저렴하게 만들수 있습니다. 이런 차폐자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곳이 노바텍이지요. 오작동 방지기능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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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면에서는 차폐자석 공급망을 완전히 장악해 나갔다. 2017년 희토류 금속의 생산기지인 중국 닝보에 현지 법인과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영구자석 제조사와 합작법인과 공장을 설립한 뒤, 삼성전자 공장이 있는 베트남의 북커버 제조사 JHCOS를 인수하고, 고객사 공장 옆에다가 베트남 현지법인과 공장을 차린다.

 

 

 

 

오춘택 노바텍 대표 "베트남 법인 설립으로 이익률 개선"

오춘택 노바텍 대표는 10일 "베트남 생산법인 노바텍비나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이익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이날 경기도 용인시 노바텍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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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텍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격차를 벌리고, 매출처와 고객사를 확장하고 있다. 또 원재료 조달부터 완제품 생산과 납품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제어하고, 원가와 인건비와 운임비를 절감하고 있다. 지난번 투자아이디어를 소개하는 포스팅에서 노바텍의 수익성 지표(ROE와 GPM)가 높다는 점에 주목했는데, 지금까지 살펴본 기술력과 공급망 확보가 그 근거이기에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회로를 돌리고 싶다.

 

 

 

기업분석/ 노바텍(285490) #01 - 투자아이디어

노바텍의 투자아이디어는 고려신용정보의 매각과 연결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겠다. 노바텍을 찾게 된 아이디어는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투자수익률 공식이다. 이 수익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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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를 최소 10년 보유하고 성장의 과실을 누리려는 내 꿈은, 깨진다면 어떤 식으로 깨질 수 있을까?

 

[1/3] 차폐자석이라는 기술의 수요처 확장에 실패할 수 있다. 가장 큰 리스크인데, 사실 이 점은 노바텍이 '항상' 안고 있었던 불안요소였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경영진은 스마트커버-북커버-태블릿부품-폴더블부품-전장용부품-무선충전기로 이어진 확장을 잘 해냈고, 그 과정에서 기술개발도 멈추지 않았다. 비록 현재 매출비중은 특정 대기업의 특정 제품라인에 90% 이상 편중돼 있지만, 레퍼런스를 확보해 둔 복권이 몇 장(무선충전기, 전장 부품 등) 추가된 점은 긍정적이다. 긁어서 하나만 터져줘도 된다.

 

[2/3] 신사업이 성장하기 전에 태블릿 PC 시장 둔화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 스마트폰보다 휴대성이 떨어지면서 노트북의 생산성에 뒤쳐지는 애매한 포지셔닝은 태블릿 PC 시장을 코로나19 팬데믹 전부터 쪼그라들게 했다. 심지어 스마트폰도 이제는 시장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도 이 작은 부품 공급사의 대표는 태연자약이다. 전방산업의 품질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사의 '업그레이드 수요'는 공급사에게 호재라는 의미다.

 

 

오춘택 대표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판매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IT 기기의 기능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오히려 마그넷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노바텍 IPO 간담회, 2018.10.16. 머니투데이/매일경제

 

 

[3/3] 대기업 고객사와의 입지 경쟁에서 가격 결정력, 협상력을 갖지 못할 가능성은 어떨까? 노바텍은 부품을 공급하기는 하지만, 단순한 하청 업체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신규 모델을 개발할 때 노바텍이 차폐자석 배치의 설계를 맡는다. 개발이 완료되면, 똑같은 자석을 경쟁사에게도 납품하라는 '하청'이 내려간다. 전기차 조향을 보조하는 센서인 MPS도 만도 측에서 공동개발 제안을 먼저 건네왔다고 한다. 

 

 

 

노바텍 - 3분기 실적예상과 IR 통화정리

최근 IR담당자분이 바뀌었고, 굉장히 열정적인 분이 새로 합류하신듯하다. 앞으로 소통이 잘될것 같은 기...

blog.naver.com

 

이런 기술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공개특허공고만 읽어서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회사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제품조건표를 보면 느낌이 온다. 제품별 자성을 측정해 숫자로 정리해둔 표인데, 만들 때마다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는 요리사의 자신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계량된 자성을 높은 정밀도로 구현해내는 건 분명 쉬운 일은 아닌데, 노바텍에게는 이건 오히려 훨씬 하찮은 편에 속하고 전체적인 그림을 설계하는 노하우를 가졌다니,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

 

 

결정적으로 노바텍에 내 10년을 걸어볼 확신을 심어주는 건 경영진이 보여준 액션이었다. 자본을 해마다 최소 15%씩 성장시켜 온 이 유능한 펀드매니저(?)는 자기 사업을 절반 넘게 소유한 주인이기도 하다. 회사가 성공한다면 가장 큰 부자가 될 사람은 오춘택 대표다. 본인 지갑으로 회사에 투자한 것도 모자라, 회사 자금으로도 이 사업에 배팅했다. 노바텍 경영진은, 아마도 오춘택 대표는, 필요할 때마다 자기주식을 취득했으며 올해 하락장에서도 20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응, 그래서 난 오춘택 씨에게 내 돈과 10년을 걸어보기로 했다. 그게 전부다.

 

노바텍 경영진의 자기주식 취득(왼쪽)과 지분(오른쪽)

 

노바텍/자기주식취득결과보고서/2022.06.28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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