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기업분석/ 에코마케팅(230360) #02 - 읽을거리

나그네_즈브즈 2022. 5. 4. 22:27

작년 9월 안다르를 통해 알게 된 에코마케팅이라는 회사, 어떤 사업을 하는 곳일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일까? 사업이 잘될지 아닐지, 판단할 수 있을까? 오랫동안 동행할 수 있을까? 떡밥은 주어졌으니 스토리를 조사해볼 순서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때 당시에 난 에코마케팅을 완전히 이해한 상태가 아니었다. 사실은 지금도 그런 면이 조금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와 사업보고서에 상당 부분 기대어서 겁없는 결정을 내렸었다. 그리고, 반 년 전에 리서치하며 읽었던 자료들을 저장해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리서치 과정을 공유한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지금 에코마케팅에 대해 내가 아는 만큼을 정리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 자리를 채울까 한다.


에코마케팅 김철웅 대표님이 직접 사업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이다. 나도 이 영상부터 봤다면 훨씬 도움이 됐을 거라고 이제와서 생각한다.

내 생각에 에코마케팅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을 본업으로 하는 회사다. 신생 기업이 매출 규모를 본 궤도까지 늘리는 모든 과정을 돕고, 성과에 따라 협업 수수료를 받아 본사의 매출로 인식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론 마케팅도 한다. 그런데 광고대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에게 필요한 더 많은 것들을 돕는다. 그래서 에코마케팅을 그냥 '광고회사'라고 부르려니, 정의가 담고 있는 한계가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 김철웅 대표가 스스로 '제일기획과 경쟁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그런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돈 받고 남을 도와주려면, 일단은 자기 노하우가 있다는 걸 먼저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데일리앤코 라는 종속회사가 R&D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아이템을 소비자에게까지 효율적으로 판매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연구한다.

데일리앤코는 영상광고와 자사몰 운영이라는 두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사업보고서에는 비디오커머스라느니, D2C(Direct to Consumer)라느니 하는 용어들이 등장한다. 클럭, 몽제, 유리카, 티타드 등 브랜드가 다양해서 "에코마케팅은 문어발"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본업을 하다보니, 가능성이 보이는 유망한 스타트업 노출이 큰 편이다. 기왕 그렇게 된 거, 투자도 하게 됐다. 이러한 부업이 가져다 주는 효과는 두 가지 정도인데 하나는 고객사들에게 엄청난 신뢰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에코마케팅도 큰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지분을 확보하다가 연결 대상 종속법인이 될 정도로 깊이 들어간 케이스가 생겼다. 그게 바로 데일리앤코와 안다르다. 이렇게 이해하면 그닥 복잡할 건 없다. 저 영상 한 번 보고, 내 글 여기까지만 딱 읽고 사업보고서를 읽으면 훨씬 이해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 요거슨 에코마케팅 홈페이지에 게시된 '21.11. IR BOOK)

 

에코마케팅 - Data driven, No.1 Performance marketing group

국내 1위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비즈니스 부스팅' 전문기업.

echomarketing.co.kr:443

에코마케팅의 비즈니스 모델. 본사의 마케팅 + 자회사 '데일리앤코'의 R&D + 투자수익. 고객사와 운명을 함께 짊어지는 방식이다.
에코마케팅의 비즈니스 모델. 본사의 마케팅 + 자회사 '데일리앤코'의 R&D + 투자수익. 고객사와 운명을 함께 짊어지는 방식이다.



에코마케팅은 본업과 부업을 다 잘한다. 내가 에코마케팅 측에 부스팅 의뢰를 해본 고객사 대표는 아니지만 짐작 정도는 할 수 있다. 아래 내용은 에코마케팅 사업보고서의 II. 사업의 내용 - 1. 사업의 개요 에서 발췌했다. 츠암나. 나는 이렇게 시건방지고 투자자 앞에서 자신감 뿜뿜하는 공시자료는 읽어본 적이 없다.

바) 독특한 영업 방식
당사는 신규 광고주를 영입하기 위해 영업사원이나 아웃바운드 전화 영업 직원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MGM, 업세일즈(Up Sales), 크로스세일즈(Cross Sales)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왔습니다.

MGM(Members Get Members) 방식이란 한 번 상품을 구매했거나 서비스를 받은 기존 고객이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을 소개시켜 주는 영업 방식으로 당사는 현재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최선의 판매 전략임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실제 당사의 신규 광고주 확보는 대부분 당사의 집행으로 광고 퍼포먼스(Performance)의 증대 경험이 있는 기존 광고주 및 광고주 담당자들의 추천 방식인 MGM(Members Get Members)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당사는 광고주의 매출(광고성과)을 증대시킴으로써 온라인 광고비를 계속 늘려 가는 업세일즈(Up Sales) 판매 방식과 보다 나은 미디어나 광고 상품을 발굴하고, 분석을 통해 광고주에게 제안하거나 광고 대행의 범위를 확대하여 추가적인 매출을 창출하는 크로스세일즈Cross Sales) 판매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뭐, 에코마케팅의 간택(?)을 받고 이름을 떨친 기업들의 사례들만 봐도, 사업보고서에서 보여준 시건방이 시건방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느낄 수 있다. 아 그리고 에코마케팅은 부업도 잘하는데, 다음 기사를 보자.

 

 

에코마케팅, '제2의 클럭' 글루가 1년만에 효자 노릇

국내 최고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이 정보서비스의 새 지평을 엽니다.

www.thebell.co.kr


글루가는 에코마케팅의 운 좋았던 첫 성공 사례가 아니다. 어느덧 본사와 '한 몸'인 것처럼 일하고 있는 데일리앤코가 영웅담의 '서론' 정도다. 클럭 미니 마사지기, 몽제 매트리스는 (난 몰랐지만) SNS '대란템'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에코마케팅은 자신들이 키워낸 글루가 지분을 '살짝'만 팔아서, 그 돈으로 배당을 했다나, 직원들을 줬다나? 그게 21세기에 가능한 낭만인지 나로선 당최 믿어지지가 않지만 말이야. 아 참, 말이 나온 김에, 김철웅 대표가 잘 하는 게 하나 또 있다. 주주환원이라고, 들어봤나?

21세기의 낭만을 혼자 다 보여주는 에코마케팅의 주주환원. 배당은 너무 많아서 뺐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아닠ㅋㅋㅋㅋㅋ 회사 대표라는 사람잌ㅋㅋㅋ 다이아 수저를 물고 태어나신 건 아닌 듯한데, 본인 주식을 막, 그렇게 직원들 한테 막, 나눠주고 그러면 직원들이 막, 회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회사가, 잘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내가 회사를 발견했던 당시에는 주가가 줄줄줄 흘러 내리고 있었다. 안다르가 악성재고와 누적된 적자를 떠안고 있었는데, 그걸 연결 대상 종속법인으로 편입하게 되면서였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하려다 함께 익사했다는 숱한 슬픈 이야기들처럼, 에코마케팅도 이제 끝난 것 아닌가 걱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나는 에코마케팅이 안다르를 품고 날아오르는 상상을 했다. 왠지 그럴 것 같았다. 그런데 연말연시에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딴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가 마케팅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본전에 돌아오면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나를 돌려 세운 것도 김철웅 대표의 '주주환원'이었다.

주식 소각 결정 2022.02.08

(주)에코마케팅 주주 제위

금일 오전, 당사 이사회는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585,000주를 소각하기로 의결하고 해당 내용을 공시하였습니다.

최근 대내외적인 경기 변동성의 확대로 인해 주식 시장이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당사 주가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주가치 보호 및 증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 당장 실행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주식소각’ 이라고 판단 하였습니다. 사실, 조금 더 일찍 진행하고 싶었으나 마지막 주식 매입 후 6개월간은 매각 뿐 아니라 소각도 금지되어 있어 이제야 실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금번 소각 대상 자기주식은 당초 전략적 투자대상들과의 주식 교환 목적으로 매입하였던 주식들입니다. 그러나 경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하는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투자를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목적으로 매입하였던 주식이라면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에 활용하여도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금번 주식소각이 주주가치 증대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금번 주식소각으로 인해 비지니스부스팅 사업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하시는 주주님들이 혹시 계실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그 부분은 조금도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당사는 전략적 투자를 위한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의미있는 투자대상이 나타나면 망설임 없이 투자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말씀드린 바와 같이 다음주 수요일(2/16)에 지난 4분기에 대한 잠정실적 공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주주님들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고 기대를 드릴 수 있는 내용으로 발표될 수 있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당사의 임직원들 한명한명은 모두 당사의 주주입니다. 모두가 주주님들과 같은 마음으로 주가를 바라보고 있으며,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불철주야 노력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잠시 움츠렸던 몸을 쭉 펴고 더 큰 성장을 향해 뛰는 올 한해가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를 믿고 오랜 시간 함께 하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관련문의: 에코마케팅 IR부서(irqna@echomarketing.co.kr)


난 혼자 좋아서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이 종목을 세일즈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런 말 굳이 할 필요도 없지만, 이 글 읽고 진짜 울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복붙하고 줄바꿈하느라 눈길만 줬는데, 지금도 약간, 코끝이 찡하다. 이러고 나서 회사는 정말로 '첫번째' 소각을 진행했다. 에코마케팅, 뭐, 그런 회사다. (으쓱)

현재 에코마케팅 주요 고객은 글루가(오호라 젤네일), 안다르(애슬레저), 미펫(반려동물 건강 간식), 그리티(원더브라), 테사(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포바이포(영상화질 개선 솔루션) 등이다. 안다르는 종속회사 중 하나이고, 포바이포는 비즈니스 부스팅 없이 '지분 투자만' 들어갔다는 점이 나머지 고객들과 다른 점이다. 지난 4월 28일에는 포바이포가 상장해 '따상'을 기록하며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이게 내가 에코마케팅을 투자한 메인 아이디어가 됐다. 이 회사는 야무진 스타트업을 장바구니에 담아가면서 앞으로도 계속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안다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장이 틀리고, 반대로 나와 에코마케팅이 맞혔을 거라는 상상이 들게 했다.

커흠, 보통은 기업분석 시리즈를 포스팅하면서 '숫자들'이라는 나름의 리서치를 내놓기는 했었는데, 내가 에코마케팅의 재무제표를 잘 분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걸 먼저 공개하면 내 글이 너무 꼴뚜기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나로선 많은 도움을 받았던 블로그 포스팅이 있어서 먼저 공유를 하는 게 도리일 것 같다. 오늘 포스팅은 아무튼 여러 가지 '읽을 거리'를 공유하는 순서이니까!

 

에코마케팅 - 주담통화

아래와 같이 에코마케팅의 분석을 거쳤고, 몇가지 궁금한 사항을 금일 주담통화를 통해 해소하였습니다.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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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미스트님 글을 제 블로그에 퍼오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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