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구입 02 - 렌즈교환식 vs. 똑딱이

맨날 공부 포스팅만 올리자니 쓰는 본인도 기가 빨린다. 장난감[?]이 있어야 공부에도 재미가 깃드는 법. 슬슬 카메라 살 준비를 해보는 게 어떨지. 가격은 만만찮고 부푼 꿈에 비하면 예산은 언제나 부족한데, 뭘 알고 골라야 바가지를 피하든가 후회를 피하든가 할 게 아닌가. 이 시리즈는 초보가 카메라를 고르는 대장정을 인도할 예정이다.

카메라를 사려면 결정해야할 고민이 많다. 가장 첫째되는 고민은 사실 디지털이냐 필름카메라냐 부터인데, 입문하는 분들께는 필름이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 사진을 배우는 과정도 더디다. 디지털로 들어선다면 다음에 마주할 고민이 바로

렌즈교환식이냐 똑딱이냐
이걸 해결해야한다.

1. 렌즈교환식 카메라

저는 소니에서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전문성을 바라보는 선택이다. 우선 사진의 목적이 비교적 분명할 때 좋다. 그런 사진에 가장 적절한 바디와 렌즈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렌즈는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목적은 한 가지를 넘어도 된다. 여러 렌즈를 조합하면 꽤 다양한 화각을 이리저리 커버할 수도 있다. 또 설계 크기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서, 대체적으로 화질이 좋다.

대신 렌즈와 카메라의 부피와 무게가 좀 있는 편이다. 라이프스타일 상, 운반과 소지에 대해 미리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자동차가 있다거나, 카메라로 폼 잡는 걸 즐기거나, 애초에 잘 안가지고 다니거나, 눈치봐야 할 꼰대가 없거나 하는 게 좋다.

카메라만 산다고 끝이 안난다. 렌즈 선택할 때의 고민도 깊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0만원은 모아야 멘탈방어 될 만한 바디+렌즈 조합을 갖출 수 있다.

 

2. 컴팩트 카메라

물론 캐논이 저한테 돈을 줄 맘도 없고요 ㅜㅜ

렌즈교환식의 장단점을 그대로 뒤집어 보자.

사진의 목적이 그닥 분명하지 않을 때 좋다. 카메라만 고르면 붙박이인 렌즈는 바꿀 수 없다.

바디의 성능부터 무난하다. 고화소라거나, 영상에 특화됐다거나, 컬러사이언스에 영혼을 갈아넣었다거나 하는 치우침이 없다. 자동초점이 좋으면 영상이 딸리고, 배터리가 짧은 대신 디자인이 예쁘다든지 하는식이다.

렌즈 역시 그렇다. 줌렌즈는 대개 표준 초점거리의 줌렌즈가 박혀있을 것이다. 초광각이나 망원은 못 찍는다. 단렌즈가 붙어있어도 마찬가지다. 줌이 안된다. 고정된 화각으로만 모든 사진을 찍게 되고 전문성보다는 데일리 스냅, 매일의 일상을 예쁘게 기록하는 쪽에 더 어울린다.

그러나 초보자일 때에는 자신이 어떤 장르의 사진을 찍고 싶은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이쪽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요즘은 훌륭하지만, 화질도 막 전문가의 요구를 시원~하게 감당할 정도는 아니다. 평균적으로는 센서 크기에서부터 충분하지 못하다. 저세상 화질을 가진 렌즈라면 이제부터 소개할 장점을 갖기가 상당히 어렵다.

대신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쉽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단렌즈 똑딱이는 렌툭튀가 심하지 않고, 줌렌즈 똑딱이들도 전원을 끄면 렌즈가 지이잉 하고 들어가버리는 침동식 렌즈를 채택한다. 담배갑 크기 정도가 대부분이다. 바지주머니에 넣으면 부담시럽지만, 외투 주머니에는 우습게 들어간다. 습관만 잘 배이면 휴대폰만큼 손에 항상 붙어있기도 한다.

렌즈를 추가로 구입하는 비용도 들지 않는다. 전체 예산으로 따지면 당연히 렌즈교환식에 비해 적게 드는 게 보통의 경우다. 100만원이면 아주 훌륭한 똑딱이도 살 수 있다. (더 비싼 것도 많다 ㄷㄷ)

이런 똑딱이 구매자에는 라이트 유저들이 많다는 걸 제조사들도 알고 있다. 피부보정이나 손떨림방지, 셀카액정처럼 애초에 사진을 쉽고 편리하게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을 많이 넣어준다. 프로세서에서 JPEG 색감도 예쁘게 뽑아주고, 여타 필터나 효과도 빠방하게 지원해준다. 쉽게 찍고 빨리 소비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