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기업분석/ 에스제이그룹 #04 - 숫자들

나그네_즈브즈 2021. 12. 3. 14:08

사업보고서와 기사, 홈페이지, 리포트를 들여다보며 사업을 '이해'하고나면, 이제 숫자들을 뜯어보며 분석해볼 필요도 있다. 이 과정에서 내가 기대하는 바는 두 가지다. (1) 비용구조를 파악하고 (2) IR담당자에게 확인할 질문사항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통해 미래이익을 상상하는 데 필요한 기초를 다질 수 있으면 좋겠다.

 

일단 사업보고서까지 가기 전에 네이버 금융을 통해 이익지표 추이를 살펴봤다.

 

에스제이그룹은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2021년 예상치까지를 기준으로 하면 순이익 성장률은 연평균 47%, 영업현금흐름 성장률은 연평균 37%다. 캉골과 헬렌카민스키 오프라인 매장이 늘면서 물리적 노출 자체가 확장된 결과일 것 같다. 캉골키즈가 여전히 매장 수를 늘리고 있고 온라인 비중 확대 덕분에 순이익률이 높아지면서, 향후 1년 정도는 추가적인 성장이 약속된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 (매출원가) → 매출총이익 → (판매비와관리비) → 영업이익 → (법인세비용) → 당기순이익. 이런 구조에서 일단 이 회사는 매출총이익률이 일정해서 좋다. 제품과 상품의 매출비중과 원가율이 일정한 덕분이다. 영업이익과 법인세차감전순이익도 거의 비슷하고 법인세비율마저 비교적 일정할 것으로 가정하면, 판매비와 관리비가 주요 변수다.

 

아니나 다를까, 매출액이 35% 늘었는데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폭이 크지 않은 덕분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폭이 더 부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결재무제표 주석으로 가서, 판매비와 관리비의 상세 내역을 살펴볼까? 기타비용도 8배나 늘었으니 이것도 확인해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아, 메뉴를 이동하기 전에 재무상태표에서도 체크포인트를 확인해두는 게 좋겠다.

 

왼쪽에 자산, 오른쪽에 부채와 자본을 분리해뒀다. 굵직한 변화만 확인해보자. 매출채권이 늘었다. 이연법인세와 법인세부채 변화를 보니, 전년도 법인세비율이 올해보다 낮았던 게 생각이 난다. 역시 세율은 19%로 잡는 게 좋겠다. 차입금이 늘었고 현금성자산도 줄었는데, 어디에 큰 돈이 들었던 게 아닐까. 유형자산도 꽤 늘어난 걸 보면. 성수동 공간플랫폼 LCDC 밖에 생각이 안난다. 주석에서 확인이 안되면 IR 담당자에게 물어보는 길도 있다.

 

연결재무제표 주석에 있는 판매비와 관리비 세부항목을 엑셀에다 긁어놓은 뒤, 관심없는 분기 실적을 날리는 대신 항목이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전년 동기대비 변화율을 넣었다. 비중을 기준으로 내림차순 정렬했더니, 지급수수료와 급여의 비중이 약 80%정도로 보인다. 지급수수료는 매출액 증가율과 거의 비슷한 변동비다. 감가상각비 등등 거의 확실한 고정비 항목들도 있기는 하지만 비중이 0%대라서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이 회사에서는 모자 매출액과 직원 급여만 알면 순이익을 대략 추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모자 매출액을 상품 비중인 0.3으로 나누고 0.74를 곱해서 매출총이익을 구한다. 이 금액의 53.5%(지급수수료가 매출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 올해는 52.7%, 2020년에는 54.3%)와 급여총액을 더한 금액을 0.8로 나눠 판매비와 관리비를 추산한다. 매출총이익에서 추산한 판관비를 빼서 영업이익을 낸 뒤에, 이게 법인세차감전순이익과 거의 비슷하다고 가정해 0.81을 곱하면 법인세를 제외한 당기순이익만 남게 될 것이다. 

 

8배 늘어난 기타비용 속에는 온갖 '현금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이 들어있다. 현금 투입도 그렇고 차입금도 그렇고, 아무리 봐도 어디 큰 돈 들였다는 뜻이다. LCDC 매출에 별 기대를 안하고 싶었는데, 이 정도로 돈이 들어간다니 주주로서 본전 생각을 할 법하다. 잘 됐으면 좋겠다.

 

급여 관련해서는 IR 담당자에게 채용계획을 물어보면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다. 모자 예상매출액은 회사에서도 모르거나 말해주지 않을 것 같다. 설문조사라도 해봐야할 것 같다. 어차피 사실수집 단계에서 필요할 작업이었다.

 

이 정도면 책상머리에 앉아서 해볼 수 있는 건 얼추 해둔 것 같다. 사실수집 단계로 넘어가면 ▲매장 답사하기, ▲IR담당자에게 물어보기, ▲설문조사하기 등등의 방식으로 구멍난 정보를 메워야 할 것이다. 모든 질문은 결국, 앞으로 어느 정도의 이익 성장률을 유지할 것인가? 로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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