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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드매니저의 퀀트 열차 30배 성장 향해 출발! 퀀트전략 개념정리

나그네_즈브즈 2021. 12. 1. 14:14

11월 30일, 남편드매니저의 퀀트 포트폴리오 운영이 닻을 올렸다. 운용 자금의 36%에 이르는 큰 비중이 투입된 것만 봐도 남편드매니저가 이 전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준비는 10월부터 진행됐다. 충분한 규모를 투입하기 위해 수익권 종목의 정리와 계좌이동이 이뤄졌고, 유료 프로그램에서 백테스트를 끝낸 전략이 두 개 마련됐다.

 

남편드매니저는 퀀트 자금을 둘로 나눠 각각의 전략에 분산투자한다. 5월 말과 11월 말이 되면 구성 종목의 편출입이 이루어진다. 연평균 50%대 성장률로 2024년까지 3배, 2030년까지 30배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을 담당하는 남편드매니저는 "퀀트 포트폴리오는 걸음마를 뗀 성장주 가치투자를 위한 캐시카우"라면서, 비즈니스와 종목을 고르는 안목과 경험이 자라는 동안 가계 지출의 버팀목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다음은 아내와의 일문일답.

 

아내 : 퀀트, 백테스트, 리밸런싱 등등은 무척 낯설다. 어떤 전략인가.

 

남편 : 그렇게 느끼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넓은 의미의 퀀트투자는, 일관된 기준에 따라 선정되는 주식종목을 기계적으로 매매하는 투자 방식이다. 좁게는, 몇몇 지표에 따라 매겨진 종목들의 평균순위를 가지고 수십 개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일컫기도 한다. 자신만의 ETF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다. 시간이 지나면 실적과 가격이 변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리밸런싱이 이루어진다. 즉, 기준에 더이상 맞지 않게 된 종목을 정리하고, 새롭게 순위에 들어온 종목을 매수하는 작업이다.

 

아내 : 퀀트를 접하게 된 계기는

 

남편 : 통찰력보다는 원칙과 로직에 익숙한 내게는 처음부터 생각할 만한 방식이었다. 좁은 의미의 퀀트는 '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조엘 그린블라트)'를 리뷰한 유튜버 강환국의 채널을 통해서 접했다. 젊은 시절의 워렌 버핏이 처음으로 사용해 큰 돈을 벌었고, 나중에 월스트리트의 운용사들이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미국에서는 일반화됐다. 국내 투자에서는 여전히 낯설어 한다.

 

아내 : 백테스트는 뭔가

 

남편 : 새로운 기준과 전략이 잘 작동하는지를 과거의 데이터로 검증하는 과정이다. 새로 만든 주사위를 던지면 확률분포가 어떨지, 평균이나 표준편차가 얼마나 될지 등을 가늠하기 위해 기록된 과거를 이용하는 것이다.

 

아내 :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백테스트 결과가 앞으로도 반복될 거란 보장이 있나

 

남편 : 미래를 약속할 수는 없다. 그런 기대도 없다. 그럼에도 백테스트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사람들은 역사가 반복되며 경향이 이어진다고 믿는다. 미래를 알 방법이 없으니까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심리는 그렇게 진화했다.  백테스트는 통계라는 역사 또는 경향을 확보하는 일이다. 통계에는 과거나 미래 같은 시간개념이 없다. 다만 주사위를 던져 2가 나올 확률이 이론적으로 1/6이라는 걸 알면, 앞으로도 반복시행을 했을 때 그 정도의 빈도로 2가 나오리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

 

아내 : 주사위를 6번 던져서 4가 한번도 안나올 때가 있는데

 

남편 : 맞다. 6천 번, 60만 번을 던진다고 해도 주사위 각각의 숫자가 정확히 천 번, 10만 번씩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1/6의 확률을 얘기한 이론을 쓰레기통에 던질 필요는 없다. 주사위 실험해서 논문 쓸 게 아니지 않나. 비슷하기만 해도 난 확률을 믿을 수밖에 없다. 믿음의 근거가 있는 한 주사위를 던지는 내 기대는 유지되며, 결과가 경험과 조금 달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나한테는 내 믿음이 더 중요하니까. 다른 투자자들도 저마다의 믿음대로 의사결정을 한다. 하나같이 누군가의 조언이나 경험이 만들어 낸 믿음이다.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믿음은 결국, 조언이 됐든 경험이 됐든 백테스트가 됐든 '과거'로부터 태어나는 거다. 당신이 1등을 더 많이 배출한 복권가게를 유심히 보는 것도 똑같다.

 

아내 : 두 번째 이유는 뭔가

 

남편 :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거다. 경제적 해자가 중요하고 장기투자가 중요하고 부채구조가 중요하고 현금흐름이 중요한데, 대가들의 가르침을 의심한 사람도 없고 증명하려는 사람은 더 없다. 정성적인 분석이라 정확히 반복될 수 없고,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미래를 증명할 방법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퀀트 투자는 모든 기준이 정량적이다. 매수와 매도를 결정할 때, '현 시점의 데이터'를 가지고 기준이 충족되는지를 따진다. 현재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면, 기록된 과거의 데이터도 이용할 수 있다. 가치 투자는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기록을 가지고 연습해보기 어렵다. 그러니까 퀀트에서는 할 수 있어서, 이거라도 해보려고 하는 거다. 백테스트를.

 

아내 : 과거 기록말고 실제로 투자해 성과를 내면 증명되는 거 아닌가

 

남편 : 맞다. 그게 백테스트다. 새롭게 얻은 몇 차례의 성과도 그 순간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다. 새로운 데이터라고 미래가 되는 건 아니다. 지난 수십 년의 결과는 못 믿고 최근 몇 개만의 결과만 믿을 만하다는 게 모순이지 않은가.

 

아내 : 그래도 백테스트보다 못한 결과를 얻으면 당신이 실망할 것 같아 걱정된다

 

남편 : 괜찮다. 백테스트 해본 결과 연평균이 50%대였지만, 정확히 그와 같은 실적이 나온 해는 한번도 없었다. 더 낮을 때도 있었고 더 높을 때도 있었고 훨씬 더 높을 때도 있었다. 평균에 데이터가 수렴하기도 하지만, 그 평균을 또 데이터가 만들어 낸 것이다. 100% 수익났으니 평균대로 되지 않았다고 화낼 일이 아닌 것처럼, 10%만 벌게 돼도 마찬가지로 실망할 일이 아니다. 미미한 노력과 스트레스만 지불하고 적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퀀트를 하는 거니까. 새로 추가된 성과로 평균 성적이 다시 계산되는 영향이 있겠지만, 나는 또 그걸로 믿음의 근거를 삼아나갈 것이다.

 

아내 : 리밸런싱은 왜 5월과 11월인가. 마켓 타이밍은 거의 불가능한 거 아닌가

 

남편 : 물론 불가능하다. 내가 정한 게 아니고, 내가 결제한 유료 프로그램에 보면 백테스트하는 옵션에 '반기 리밸런싱' 타이밍이 그 때로 고정되어 있을 뿐이다. 내가 바꿀 수 없다. 백테스트는 5월 - 11월 리밸런싱으로 해놓고, 실제 투자는 2월 - 8월 리밸런싱으로 할 간댕이가 나한테는 없다.

 

아내 : 그 개발자는 왜 하필 5월, 11월을 선택했을 거라고 보나

 

남편 : 두 가지 뇌피셜이 가능하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해 추가적인 과세 페널티가 크기 때문에 보통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이 하락한다. 반면 연말에는 기관투자자들도 내년 성과를 준비하느라 매수세에 돌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5월부터는 다시 시황이 나빠진다. 미국 투자계에는 '5월에는 팔아라(Sell in May)'는 격언도 있을 정도다. 11월에 사서 5월에 파는 게 '할로윈(10월 말) 전략'이 됐다. 실제로 내가 가진 두 전략도 백테스트 결과 상으로는 11 ~ 5월 수익률이 5 ~ 11월 수익률의 세 배정도로 우수하다.

 

아내 : 또 다른 이유는 뭔가

 

남편 : 5월 말이면 1분기, 11월 말이면 3분기 실적이 다 발표된 시점이다. 그래서가 아닐까. 2분기 - 4분기가 아닌 이유를 묻는다면, 이것도 뇌피셜이지만, 4분기 실적발표 시기가 늦기 때문에 6개월씩 보유하기 위해서라고 추측해 본다. 분기, 반기실적은 45일 만에 보고서로 나오지만 4분기가 나오는 연간 사업보고서는 회계연도 종료 후 90일 안에 제출하게 돼 있다. 그래서 3월이 다 지나야 4분기 실적을 정확히 알 수 있다. 2분기 실적은 8월 중순이면 다 발표되니까, 이런 기준으로는 6개월 간격의 리밸런싱이 안된다.

 

아내 : 리밸런싱 일정이 되기 전에라도 많이 오른 종목은 파는 게 좋지 않나

 

남편 : 그게 마켓 타이밍이다. 내겐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최고의 수익률을 원하는 게 아니다. 내가 가진 백테스트 결과 역시 최저점에서 편입해 최고점에서 매도한 결과가 아니다. 리밸런싱 시점이 고정되는 바람에,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팔린 종목도 있고, 한참 올라왔을 때 편입된 종목들도 있다. 그걸 하나하나 손실이라고 여기면 마음만 괴롭다. 최고 아닌 '적당한' 결정들이 모여서 백테스트 결과를 만들어 준 것이고 나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하기 때문에, '연습했던 대로'를 굳이 벗어날 이유가 내겐 없다.

 

아내 : 퀀트 포트폴리오에 돈이 묶이면 리밸런싱 때가 될 때까지 출금을 할 수 없게 되나

 

남편 : 그렇지 않다. 다짐과 결심일 뿐, 내 결정 자체를 누구도 강제하지는 않는다. 언제라도 ETF 팔 듯 다 팔 수 있다. 부동산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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