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전략

퀀트전략 : 비상장기업 가치평가 공식 적용하기 feat. 상속세 및 증여세법

나그네_즈브즈 2021. 5. 13. 11:40

2021.05.01 - [투자자/투자일기] - 2021/04/30 예정대로 퀀트 20종목 매수

 

이 포스팅의 내용은 '할수있다 퀀트투자'의 저자이면서 유튜브 채널 '할수있다알고투자'를 운영 중이신 강환국님의 아이디어에 레퍼런스를 덧붙여 글로 정리한 것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시행령 제54~56조)에서 찾는 비상장기업의 가치평가를 상장기업에 적용 해보자.

 

 

주식 투자자라면 피할 수 없는 공통적 고민이 있다. 어떤 주식이 싼지 비싼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비교할 대상이 필요하다. 기본은, 주식이 대응하고 있는 상장기업의 가치다. 그러나 이 가치평가에 적당한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다. 눈을 뜨고 있어도 감은 것보다 어두운 방 안을 돌아다니는 셈이다. 그런데 전혀 다른 분야에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분야가 있고, 거기에는 꽤 믿음직한 솔루션이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 국세청은 재산의 상속과 증여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 기업의 상속/증여에 부과할 세액을 산출할 때는 과세대상의 가치에 세율을 곱해서 계산한다. 그러니 기업을 상속 또는 증여하려는 경우에 국가는 그 가치를 먼저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상속/증여 대상기업은 상장된 회사일 수도 있고, 아닌 경우는 더 많다. 상장기업이라면 가치평가는 쉽다. 시가총액 또는 그를 기초로 삼는 평가방법 중에서 하나를 일관되게 고르면 된다. 

 

문제는 상속 또는 증여하려는 기업이 비상장 회사일 경우다. 여기도 깜깜한 어둠 속이다. 어디를 어떻게 짚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세는 해야 하기에, 모두가 동의할 만한 근거를 마련해 법에 밝혀두어야 한다. 아이디어의 요점은, 과세를 위해 마련한 비상장기업의 가치평가 공식을 상장기업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평가한 상장기업의 가치에 비해 시가총액이 얼마나 싸거나 비싼지를 판단하면 된다.

 

이 공식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의 가중평균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중평균의 비율은 3:2다. 즉, (순손익가치+순손익가치+순손익가치 + 순자산가치+순자산가치)/5 로 계산한다. 다음에 조금 더 상세히 논의할 계산을 고려해서, 이걸 조금 다른 형태로 바꾸면 이렇다. 기업가치 = (순손익가치*0.6) + (순자산가치*0.4) 로 계산한다. 그런데 이 결과가 순자산가치의 80%보다 작으면, 기업가치는 순자산가치*0.8 과 같이 결정한다. (법 조문에서는 두 가치를 각각 발행주식 수로 나눠서 1주의 가치를 계산하지만, 그렇게 해서 실제 주가와 비교하느니 발행주식 수를 나누지 않은 채 시가총액과 비교하는 게 편리할 것 같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비상장주식등의 평가)
①법 제63조제1항제1호나목에 따른 주식등(이하 이 조에서 “비상장주식등”이라 한다)은 1주당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평가한 가액(이하 “순손익가치”라 한다)과 1주당 순자산가치를 각각 3과 2의 비율[부동산과다보유법인(「소득세법」 제94조제1항제4호다목에 해당하는 법인을 말한다)의 경우에는 1주당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의 비율을 각각 2와 3으로 한다]로 가중평균한 가액으로 한다. 다만, 그 가중평균한 가액이 1주당 순자산가치에 100분의 80을 곱한 금액 보다 낮은 경우에는 1주당 순자산가치에 100분의 80을 곱한 금액을 비상장주식등의 가액으로 한다.  <개정 1999. 12. 31., 2002. 12. 30., 2003. 12. 30., 2005. 8. 5., 2008. 2. 22., 2010. 2. 18., 2015. 2. 3., 2016. 2. 5., 2017. 2. 7., 2021. 1. 5.>


1주당 가액
= 1주당 최근 3년간의 순손익액의 가중평균액 ÷ 3년 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을 고려하여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이자율

순손익가치는 최근 3년의 당기순이익을 1:2:3의 비율로 가중평균(시행령 제56조, "1주당 최근 3년간의 순손익액의 계산방법")한다. 위 박스에 나온 공식 뒷부분의 "3년 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을 고려하여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이자율"은 1/10이다(시행규칙 제17조, "비상장주식의 평가" 영 제54조제1항의 계산식에서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이자율”이란 연간 100분의 10을 말한다.[본조신설 2016. 3. 21.]). 즉, 가중평균에 멀티플 10을 곱해주면 순손익가치가 된다. 따라서, 순손익가치는 10*(최근당기순이익*3 + 최최근당기순이익*2 + 최최최근당기순이익)/6 와 같이 계산한다. 

 

순자산가치는 설명할 게 별로 없다. 순자산이니까, 자산에서 부채를 빼면 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비상장주식등의 평가)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1주당 순자산가치는 다음의 산식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으로 한다.  <개정 1999. 12. 31., 2003. 12. 30.>


1주당 가액 = 당해법인의 순자산가액 ÷ 발행주식총수(이하 “순자산가치”라 한다)


제55조(순자산가액의 계산방법) ①제54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순자산가액은 평가기준일 현재 당해 법인의 자산을 법 제60조 내지 제66조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에서 부채를 차감한 가액으로 하며, 순자산가액이 0원 이하인 경우에는 0원으로 한다. 이 경우 당해 법인의 자산을 법 제60조제3항 및 법 제66조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이 장부가액(취득가액에서 감가상각비를 차감한 가액을 말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보다 적은 경우에는 장부가액으로 하되, 장부가액보다 적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1998. 12. 31., 2000. 12. 29., 2003. 12. 30., 2009. 2. 4.>

이제, 기업가치를 구하는 식을 조금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순손익가치를 구할 때, 멀티플 *10이 있고 가중평균 하느라 들어간 *(1/6)이 있었다. 그런데 계산된 순손익가치에 다시 *(6/10)이 계산되니까 이들은 서로 약분되어 사라진다. 친절하게 적어보자면 이렇다.

 

기업가치 = [(최근당기순이익*3 + 최최근당기순이익*2 + 최최최근당기순이익)*(10/6)]*(6/10) + (자산-부채)*(4/10)

기업가치 = (최근당기순이익*3 + 최최근당기순이익*2 + 최최최근당기순이익) + (자산-부채)*(4/10)

 

그러나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계산결과와 순자산가치의 80%를 계산한 것 가운데 큰 쪽을 최종적으로 인정한다는 규칙이다. 이렇게 계산된 기업가치를 시가총액으로 나누어서, 그 비율이 크면 가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상장기업을 기업가치/시가총액 비율을 기준으로 내림차순 정렬한 뒤에 상위 20~30개 종목을 매수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법이 정하고 있는 이러한 평가방식이 합리적인 이유는, 물론 연구를 통해 결정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안에는 여러 고려해야할 요소가 함께 들어있기 때문이다. 우선 부채가 너무 많은 기업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없다.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기업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시간에 따른 가중평균을 통해 순손익가치가 매겨지기 때문에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의 성장성도 아울러 반영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성장이 끝나고 규모가 거대해진 완성형 기업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것을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좋은 회사'이면서 '좋은 주식'인 것들을 가려낼 수 있게 되는 로직이다.

 

이 퀀트전략을 개발해 낸 강환국님이 백테스트 하기로는, 결과가 우수했다고 한다. 4월 말과 10월 말에 리밸런싱 했을 때, 적용 대상을 소형주로만 제한하면 연평균 복리수익이 48%나 된다. 이 결과보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순위에 따른 분위가 내려갈수록 기대수익률도 일관되게 작아졌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도 4월 말에 20종목을 매수했던 것이다.

 

대신 얼마 전 '코다코'를 손절매하면서 뼈저리게 배운 3월 감사보고서 공시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3~4월 동안은 종목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로 자체 변경을 시도했다. 대신 리밸런싱 횟수를 한 번으로 줄여서, 결국 4월 말 매수 + 2월 말 매도로 정리된 것이다. 아쉽게도 개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완성되지 않아서, 변경된 리밸런싱 전략에 대한 백테스트 성과는 물음표로 남아있다. 그러나 전략 자체가 훌륭해서, 소액으로 먼저 시도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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