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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4

주식투자한 기업을 '소유'했다고 생각하는 방법 (feat. PER)

주식투자는 기업의 소유권을 쪼개 그 일부를 산다는 뜻이다. 이 말처럼 수도 없이 반복해서 들어온 또다른 메시지는 PER이 투자원금을 순이익으로 모두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라는 뜻이라는 거였다. 나는 후자에 대해 줄곧 의문을 제기해 왔다. 투자금은 투자자가 냈고 순이익은 회사가 거뒀는데, 이게 어째서 '회수'냐는 항변이었다. 돈 낸 사람이 돈을 받아야 회수, '돌려 받는' 게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회사가 투자한 돈을 회사가 돌려받거나 투자자가 낸 돈을 투자자가 돌려받아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최근에야 PER에 대한 이런 설명에 완전히 수긍이 갔다.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회사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과 같다는 명제에 비로소 가슴으로 동의가 된 덕분이다. 무슨 유튜브를 보다가 들은 것 같다...

소비 vs 소유 : 쾌락이 가르는 쇼핑과 주식의 차이

우리 뇌에서 어느 부분이 어떤 방식으로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주관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바가 거의 없다. 하지만 오늘 그려갈 포스팅에 대해서만큼은, 우리 뇌의 '그 부위'가 묘한 역설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우리는 쓸모있는 물건을 구매할 때에는, 사실은, 소유가 아니라 소비에서 쾌락을 느낀다. 필요에 의해서건 허영에 부합해서건 '사용할 물건'을 샀다면 그걸 소유하는 동안 즐거워야 옳을 것이다. 실제로는 지르는 순간을 포함하는 아주 짧은 시간에만 우리는 쾌락을 느낀다. 배설의 쾌감, 일종의 카타르시스랄까. 사들인 물건을 오래오래 요긴하게 사용하면서 행복해하는 경우는 드물다. 소유가 확정되면, 금방 시들해지기 일쑤다. 취미 생활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비병이 그런 예다. 사진 취..

사고 팔기를 반복할 수록 망하는 이유

주식 투자는 쉽다. 그러나 주식을 자주 사고팔면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다. 오늘은 이 명제와 연결된 생각들을 아무렇게나 함부로 끄적여보려고 한다. 1. 애초에 주식은 빈번히 사고팔도록 설계된 투자전략이 아니다. 주식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구조는 굉장히 고전적이다. 금 세공업자가 대출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그 기여자들과 공유하던 예금 이자 수익모델과 정확히 똑같다. 혹은 이와 비슷하게, 돈을 은행이 아닌 일반 기업이나 정부에 빌려주고 채권 금리수익을 얻는 모델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투자자가, 간접 기여를 통해 순이익의 일부를 '배당'이라는 이름으로 공유받는 것이다. 예금을 유지하거나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계속해서 이자 수익을 얻는다. 마찬가지로 증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수..

HOT한 종목, 고PER 기업, 성장주... 비싼데 왜 살까?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한다. 다른 장사처럼 주식도 마찬가지다. 비싸면 어떡해? 공매도 할 게 아니라면 사지 않고 기다리는 것부터다. 네이버/카카오, 셀트리온, LG화학, 삼성SDI. FANG으로 불리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과 테슬라, 그리고 쿠팡. 이들의 공통점은 시장의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라는 사실과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하나 더 있다. PER이 아주 높고,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싼 값'이라 했으니 파는 사람은 그렇다 치고, 이런 가격에 물건을 사들이는 장사꾼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 글은 아마도 '모르겠다'는 결론으로 끝을 낼 것 같다. 성장주 투자를 바라보는 아직은 삐딱한 시선을, 정리해두고자 할 뿐이다. 1. 주식 투자의 의미 : 기업이익과 '배당'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