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포항여행/현지인추천/찜닭맛집/ 달인의찜닭

나그네_즈브즈 2021. 1. 10. 23:24

내 고향이 안동이라 그런지, 찜닭을 참 즐겨 먹는다. 순살 찜닭의 신세계 이후에는 더 그렇다. 만리타향[?] 포항에 살면서 더 잘 먹게 된다. 사실은 이곳을 알기 전까지 정말 좋아해서 특별한 날에만 가서 먹는 찜닭집이 있었는데, 버스타고 가기 귀찮은 거리였다. 

 

 

포항 북구 덕산동에 있는 달인의 찜닭

 

 

집에서 길 한번 건너면 닿을 수 있는 우리 동네 '달인의찜닭'은 사실 생긴 지는 꽤 되었다. 그동안 가보자 가보자 마음만 먹었지, 정작 가서 찜닭은 먹어본 적이 없었다. 왠일인지 아내가 먼저 가보자고 하길래, 맛을 볼 기회가 생겼다. 그날 부로 나는 동네에 '달인의찜닭' 매장을 보유한[?] 달찜부심이 생겼다. 저녁밥상 사진작업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당연히 블로그에도 자랑을 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밥하기 싫었던 지난 주말의 스타트는 그래서 달인의찜닭으로 장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하도 변덕을 부려놔서, 매장에서 식사가 되는지 전화로 확인까지 해뒀다. 어차피 아내랑 나랑 둘이서만 먹을 거니까. 매장엔 우리 말곤 다른 손님이 없어서 사진 찍기엔 편했다. 주문에 얽힌 썰을 약간 풀어야겠다. 

 

 

인테리어는 그냥 깔끔하다. 살짝 비싼 느낌이 있지만, 많이 주신다. 보통맛 국물 추천에 한 표!

 

 

처음에 왔을 땐 양 조절에 처참히 실패했다. 나는 원래 치즈가 올려진 순살찜닭을 좋아해서, 첫날에도 그렇게 주문했다. 밥은 먹지않을 생각으로, 보통맛 대(大)자를 주문했다. 영롱한 빛깔의 찜닭이 차려지고 늘 그랬듯 아내는 당면을, 나는 살점을 집어먹다가, 함께 국물을 떠먹은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눈빛을 교환했다. 밥을 안먹을 수가 없는 국물이었다. 공깃밥 두 개를 떠놓고 먹다가 깨달았다. 이 가게 찜닭은 다른 데보다 양이 많다. 남은 걸 포장해 와서, 다음날 아내가 점심 반찬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지난 금요일에는 전략적으로 (치즈없는) 순살 대(大)자를 주문했다. 이 날도 국물이 전해오는 마음의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공깃밥은 끝까지 주문하지 않았다. 매운 정도는 보통맛이 딱 좋다. 이것으로도 충분히 칼칼한 뒷맛이 남아 아드레날린 분비를 적당히 돕는다. 찜닭에 들어가는 당면도 보통모양 vs 넓적모양을 선택할 수 있는데, 사진촬영에 들뜬 나의 사소한 실수로 고르는 걸 잊어버렸다. 그래도 맛있다.

 

 

허허...... 저 많은 걸 누가 다 먹었나 그래.

 

 

우리 부부는 다른 30대 남녀보다 많이 먹는 편이다. 밥을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대 사이즈는 만만치 않았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릇 다 비우고 이런 말을 하기가 민망스럽지만. 아무튼 다른 찜닭 식당에 비해 조금 비싸다 싶었지만, 양도 많고 맛도 좋고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치즈를 올리고 중간 사이즈를 주문하면 알맞을 것 같다.

 

블로그에 올린답시고 카메라를 들고 설쳤더니, 일하시는 이모가 음료를 두 캔 주셨다. "뇌물입니까 이거 ㅋㅋ" 네, 뇌물 맞습니다. 상큼했던 깔라만시 음료 두 캔 때문에 맛깔후기를 쓰는 건 아니다 절대로. 오픈은 오전 11시니까 점심 식사로도 먹을 수 있다. 문 닫는 시간은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21시로 똑같다. 전에는 휴식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브레이크 없이 운영하신다고 한다. 

 

 

뭐 이런 걸 다. 은근 중독성 있었던 달인의찜닭 깔라만시 에이드. 지금은 브레이크 없이 운영된다.

 

 

이름 : 달인의찜닭 중앙점(포항)

위치 : 포항시 북구 문화로16

주문 : 054-248-0868

가격 : ★★☆☆ (찜닭 가격이 원래 그렇지)

친절 : ★ (사장님 텐션이 적당히 기분 좋다)

맛 : ★ (이제 버스타고 먼 데 갈 필요 없다. 최애 찜닭집 탄생)

양 : ★ (조금 덜 주셔도 될 것 같은데. 배고픈 자들이여 달찜으로 가라)

주차 :  (요금 내는 도로변에 편하게 하자. 매장에서 1,000원 주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