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카메라와 렌즈와 기타 장비

SD카드_ 리더스로직 UHS-II V90 128GB 질렀습니다

나그네_즈브즈 2020. 11. 22. 00:05

이 포스팅은 그 어떤 회사로부터도 소정의 원고료 따위 한 푼도 받지 않고 제 맘대로 작성함을 미리 밝힙니다 ^^

 

덜나와에서 검색해보자. 짜식들, 나한테 팔고 가격을 올렸구나 야.

 

제가 얼마 전에 주력 디카를 바꿨지요. 소니의 풀프레임 고화소 미러리스인 a7r3를 들였습니다. 배터리를 충전하고 처음으로 이것저것 설정을 입맛대로 해두었습니다. 42MP 14비트 무압축 RAW파일로 촬영을 해봤습니다. 어머나. 파일 하나 용량이 82MB입니다. 제가 그런 짓[?]을 거의 안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해놓고 연사를 촤르륵 날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꿈에 그리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제가 유럽 여행을 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사실 카메라를 바꾸는 건 작은 일이 아닙니다. 큰일입니다 큰일. 특히, 돈이 많이 깨집니다. 그게 업그레이드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저의 이번 3기 미러리스 출범도 많은 피를 흘린 과정이 있었습니다. 더 이상 뭘 사겠다고 하면 저희 내무부 장관께서 언짢아 하실 게 유력했지만, 저는 그녀를 설득할 보고서를 꼼꼼히 다시 검토했습니다. 

 

4200만 화소 14비트. 이 정도 고화소의 사진을 유려하게 작업하려면 속도와 용량을 감당해주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은, R3 선택지를 검토할 때 처음부터 예상 범위 안에 있던 문제점이었다. 결정이 내려지고 나서 잡힌 예산안 300만 원도 다 새로운 메모리카드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감안한 금액이었다. 연속 촬영으로 1초에 820MB 데이터가 날라오는데, 내 UHS-I SD카드는(쓰기속도 90MB/s) 그걸 다 처리하려면 9초가 걸린다. 64GB에 사진 800장 찍으면 유럽에 있다가도 그만 비행기 타고 집에 와야 한다. 여기서도 못 사게 하는데 거기선 사줄 거 아니지 않느냐. 뭐 이런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부부 사이에 논리가 어딨나요. 그냥 징징대는 감정에 호소하는 거지요. 저 근거는 순전히 제 정신승리 + 블로그 포스팅 분량감의 역할만 해주면 충분했습니다. 

 

덜나와에 검색해보니 20~30만 원을 생각해야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SD카드 제조사로는 소니와 샌디스크, 그리고 렉사 등이 유명합니다. 그리고 얘네들 제품이 당연히 비쌉니다. 비싼 만큼 더 좋은지는 다 써보질 못해서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는 숫자로 된 스펙만을 믿습니다. 속도 빠르고, 용량 크고, 가격 저렴하면 되는 것이죠.

 

용량과 가격은 참 친숙하고 직관적이라 그냥 보면 됩니다. 속도에 관해서는 또 설명충인 저의 주특기를 발동해야겠습니다. 일단 SD카드의 속도에는 읽기속도와 쓰기속도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쓰기속도는 SD카드에 파일을 저장하는 속도, 읽기속도는 카드 안의 파일을 불러내는 데 활용되는 속도입니다. 컴퓨터에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서, 저는 보통 쾌적한 촬영을 위한 쓰기속도를 더 유심히 봅니다. 그런데 읽기/쓰기 속도는 UHS-I과 UHS-II에 따라서 최대값이 다릅니다. 2세대가 1세대보다 현저히 빨라서, 최대 300MB/s 속도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UHS-II 스펙은 말 그대로 허용하는 최대 속도를 지정할 뿐이어서, 그 안에서 제품마다 실제 읽기/쓰기 속도는 차이가 납니다. 여기서 또다시 빠른 전송속도를 골라내는 데 도움을 주는 스펙이 있으니, 바로 영상 전송속도입니다. V10, V30, V60, V90이 있고 숫자가 커질 수록 빠르고 비쌉니다. 그래서 간이 배 밖에 나온 저는 UHS-II, V90 필터를 무조건 체크하고 컴색 결과를 살폈습니다. 

 

 처음에는 렉사의 128GB SD카드를 골랐습니다. 나름 최저가라도 15만 원대의 가격은 착한 게 아니라서, 손을 벌벌 떨며 하나를 결제했습니다. 그리고 내무부 장관께 보고했죠. 여윽시, 선조치 후보고. 사실 256GB 레벨에서는 리더스로직이라는 회사의 제품이 19만원 정도로 가성비가 훌륭했는데 외면했습니다. ▲제 카드리더기가 이 용량을 감당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고, ▲용량 큰 SD카드가 뻑나면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희 제작진은[?] 다음날 심심해서 모바일로 똑같은 검색을 해보게 됩니다. 아니, 이럴 수가. 저는 덜나와가 드디어 미친 줄 알았습니다. 9만 원짜리 제품이 검색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눈을 씻고 다시 확인해봐도 분명 UHS-II V90의 읽기300MB/s 쓰기 278MB/s 128GB SD카드였습니다. 숫자로 되지 않은 스펙은 맨 나중에 확인합니다. 리더스로직의 제품이었습니다. 아,, 심장이 조여들었습니다. 저의 손가락은 눈부신 속도로 기존 주문을 취소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리더스로직의 저렴이를 2개, 구매했죠.

 

이 소식에 아내는 함께 기뻐하며, 디스코팡팡이 아닌 궁디팡팡을 해주었습니다. 여보 근데 왜 2개를 샀어? 싸니까. 그래도, 2개나 필요해? 유럽 가서 용량 모자라면 슬프잖아. 아 그렇구나, 역시 내 남편이네! 이렇게 말이죠.

 

리더스로직? 사실 저는 이 회사 잘 모릅니다. 처음 들어봤습니다. 어쩌면 신규 시장진입자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배송도 겁나 빠르게 해줬습니다. 목요일 오후에 주문했는데 금요일 오후에 받았거든요. 여러분께 자랑하고 싶어서 뻘쭘한 개봉과정을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뽁뽁이로 튼실하게 싸여 있습니다. 스티커 하나만 떼어내면 투명한 플라스틱 레이어를 분리할 수 있게 됩니다. 저렴이라서 그런지 소정의 박스[?]는 전~혀 제공되지 않습니다. 배경 역할을 해주는 쪼가리 한 장과 SD카드가 전부입니다. 뒷면을 보면 예전에 사용하던 UHS-I 메모리카드에 비해 칩 개수가 더 많은 느낌을 받습니다. (기분 탓인가.)

 

바로 R3에 집어넣습니다. 얘가 128GB이니까 이론 상으로는 82MB 짜리 RAW 파일을 1600장 가량 찍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배터리가 가득 찬 R3에 넣었을 때 촬영 가능한 컷 수가 1470장 정도로 표시됐습니다. 배터리의 용량이 허용하는 최대 촬영 컷 수와 SD카드 용량에 따른 제한 중에서 작은 값이 이 정도일 겁니다. 이건 굳이 확인해볼 수도 있는데, 제가 나중에 요걸 카메라에서 포맷한 상태로 컴퓨터에 넣어서 사용가능한 용량을 확인해보면 됩니다. 그게 대략 117GB 정도가 되면 R3의 배터리가 아주 우수한 거라는 결론, 256GB 용량의 SD카드도 충분히 사용해봄직 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겠죠. 보통 128GB 짜리 USB도 컴퓨터에서 포맷해보면 사용가능한 용량이 규격 상의 용량보다 일부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제 추측으로는 아마 그 시나리오가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용량을 고려하고 단일 카드의 리스크를 대비한 128GB 카드 2개 선택은 적절했다고, 지금도 자만[?]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회사의 256GB 카드보다 가격도 저렴하게 방어했습니다. 그걸 사서 쓰다가 고장나면 더 이상의 사진은 단 한 장도 찍을 수 없지만, 저는 아닙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았기 때문이죠 크하핫. 

 

이 생소한 브랜드의 SD카드를 쓰다가, 고장이 나면 그 때 또 포스팅을 올리겠습니다. 문장이 곱진 않을 그 글이 올라오지 않는 동안엔, 추천합니다. 리더스로직의 UHS-II V90 128GB SD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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