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입니다. 새해이거나 말거나 목표를 세우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계획을 만드는 건 좋아하고요. 뭔 소린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사실입니다. 1월은 그냥, 지구가 태양에서 쬐~끔 더 멀어져 있는 어떤 때일 뿐입니다.
그런 거랑 상관없이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걸 요즘 하고 있고, 더 해보려고 합니다.
시력이 지금보다도 더 나빠지기 전에 제 이름으로 된 책을 내보고 싶어서요. 책을 쓸 만한 권위를 먼저 만들자니 죽기 전에 안될 것 같아서요. 제가 책 한 권 분량으로 신나서 떠들 수 있는 분야를 생각해 봤습니다. 주식투자? 좋습니다. 그래서 일단 시작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읽은 책도 다시 읽고, 읽어야 할 책들도 더 읽는 중입니다. 투자에 관한 잔소리 책을 쓰니까 좋은 점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실천을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공자왈 맹자왈 같은 얘기라고 하더라도요. 그 덕에 (책 쓰기처럼) 또 '일단' 시작하게 되는 건 블로그 쓰기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도 있었고, 티스토리 블로그도 전에 열심히 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 관종입니다. 더구나 그 때는 블로그 운영에 있어서, 목적과 수단이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글도 많이 썼고요. 계속해서 해내야 한다는 뻑뻑함도 있었고요. 그럼에도 애드센스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데 대한 좌절도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믿음이 스멀스멀 짙어집니다. 실패의 경험들이 쌓여서인지. 어쩌면 투자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활자로 새겨나가면서 철이 드는 것일지도요. 그래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시작합니다. 누가 보든 안보든. 오래 할 수 있든 없든. 이런 거 저런 거 생각 안하고. 무조건 일단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어차피 투자에 대한 수다가 마려우면 생성형 AI를 괴롭히면 됩니다. 그런데 이것도 단점이 있습니다. 나보다 걔가 말이 더 많습니다. 내 얘기를 차분히 들어주질 않습니다. 아놔. 블로그를 쓰니까 그런 점은 편리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하고 싶은 얘기를 이 공간에 찌끄려 놓으면, AI와 수다를 떨 때엔 일일이 설명하는 수고를 덜 수 있으니까요.
전부터 하고 싶었던 거 또 있습니다. 아내에게 주주서한 쓰기. 월별로 쓸 자신은 없어서요. 블로그에 모인 글들을 가지고 분기별로 한 번씩 써볼 생각입니다. 지난 주에 잘한 일은, 투자성과를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장치를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구글 시트를 이용해서 자산배분 현황만 모니터링 했습니다. 지역별로, 성격별로, 화폐별로 현황을 알면 리밸런싱 계획을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좋은 점은 앵커링 효과를 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스스로 커스터마이징하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생성하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저는 평균단가를 계산해두지 않습니다. 구글파이낸스 함수가 보여주는 현재가격, 제 보유수량, 비중, 목표비중, 그걸 맞추는 데에 필요한 조정수량만 있고요.
그런데 이제는 우리 부부의 전체 자산이 수익률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도 측정합니다. 투자를 시작한 지 한참 지났으니 늦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성과측정은 언제나 해야 하는 것이니까, 이제라도 시작하는 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변론해 봅니다.
언뜻 생각하면 수익률 측정은 쉬운 것 같기도 합니다. 현재 자산을 예전 자산으로 나누어서 몇 배가 됐는지 알아본 다음, 그걸 기하평균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너무 어려운 것도 같습니다. 그 사이에 새로 투입되는 자금도 있을 테고, 빠져나오는 금액도 있을 테니까요. 귀찮아서 계속 미루기만 하다가, 예전에 버핏클럽에 홍진채 대표님이 올려주신 방법을 드디어 다시 공부했습니다.
[최소한의 주식 공부 5] 내 수익률은 도대체 얼마인가
주식 투자자가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식을 담아 ‘최소한의 주식 공부’를 연재합니다. 주식이라는 자산의 근본적인 실체에서 시작해, 의사결정의 주요 원칙과 피해야 할 함정에
www.buffettclub.co.kr
생각해 내기는 어려웠겠지만 개념적으로는 간단합니다. 자신의 전체 자산을 펀드라고 생각합니다. 연습 삼아 평가액 합산이 1억 원이라고 상상해 볼게요. 임의로 정한 좌수(발행주식 수 같은 개념)로 나눠서 한 구좌 당 금액(기준가)을 계산해 둡니다. 저는 최초 기준가가 1만 원이 되도록 좌수를 설정했습니다. 이 연습에서는 펀드가 1만 좌 발행된다고 가정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1억 원 ÷ 1만 좌 = 1만 원
그러면 앞으로는 기준가의 연평균 성장률만 감독하면 됩니다. 1년 만에 평가금액이 1.2억 원이 되면 좌수는 그대로니까 구좌당 1만 2천 원이 되는 겁니다. 연간 20% 성장이지요?
중간에 투자금이 늘어나면 그걸로 이 펀드 구좌를 신규 매수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 투입금액을 최근 기준가로 나눈 수량만큼 보유수량이 늘어납니다. 6천만 원을 추가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6천만 원 ÷ 1만 2천 원 = 5천 좌가 늘어납니다. 이제 전체 구좌는 1만 5천 좌가 됐습니다. 평가액은 1억 2천만 원에 6천만 원이 더해져 1억 8천만 원이 됩니다. 이걸 전체 좌수인 1만 5천으로 나누면 기준가는 1만 2천 원, 맞습니다. 1만 2천 원짜리 1만 좌에 1만 2천 원짜리 5천 좌가 더해졌으니까, 기준가는 그대로라야 하는 거죠.
아무튼 이런 식으로 저희 펀드의 기준가를 따라가면서 장기간에 걸쳐 투자성과를 평가하려고 합니다. 단, 이것만으로 그쳐서는 절대 안 됩니다. 중간중간에 어떤 판단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는지도 함께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 뿐 아니라 저의 심리까지도 솔직하게 기록된 자료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수십 년 동안의 제 모습을 두고, 마치 남이 바라보듯 생각해보니 이번에도 역시 기대가 안됩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 너무 편안합니다.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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