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린치 뜯어읽기 시리즈는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을 오롯이 우려먹기 위한 순전히 나의 개인적 노트이다. 이 책에서 내 마음대로 느끼는 피터 린치의 메시지를 너덧 개의 꼭지로 추려서 원문을 마구 인용한 다음 내 생각을 밝혀둘 것이다.
나중에 또 무슨 변덕을 부릴지 나 스스로도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다음과 같이 주제를 나눠두는 바이다. ▲야너두(투자아이디어), ▲완벽한 종목들, ▲확신이 필요해(사실수집), ▲포트폴리오 관리. 나처럼 경험이 적은 투자자는 보유 중인 회사에 별일이 없을 땐 경전[?]을 반복해 읽으며 멘탈을 체화시켜두는 게 그나마 보람있는 편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피터 린치의 접근과정은 그의 메시지만큼이나 선명하고 단순하다. 투자 아이디어를 발견한다. 직접 조사한다. 즉시 혹은 나중에 매수하거나, 해당 건을 접고 다른 아이디어를 찾는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가 밟는 이 두 단계의 루틴은 여러 차례 책에서도 소개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체인 음식점, 인기 제품이 있는 모든 회사, 근처 쇼핑몰에 매장을 여는 모든 상장회사의 주식을 사야 한다는 말인가? 투자가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내가 사무실 건너편에 있는 여피 스타일 세븐일레븐인 빌드너스에 투자해서 돈을 날렸겠는가?
유망 기업을 찾아내는 일은 단지 첫 단계일 뿐이다. 다음 단계는 조사하는 일이다. 조사하면 토이저러스와 콜레코를 구별할 수 있고, 애플 컴퓨터와 텔레비디오를 구별할 수 있으며, 피드먼트 항공과 피플 익스프레스 항공을 구별할 수 있다.
나의 온갖 실수에도 불구하고 내가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를 운용한 12년 동안 펀드의 주당 순자산 가치가 20배 넘게 올랐는데, 이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을 내가 찾아낸 다음 손수 조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 투자자든지 똑같은 방법을 써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캐럴린이 나에게 헤인즈를 일깨워 주었을 때, 나는 늘 하던 대로 그 스토리를 조사했다. 그 스토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그래서 탐브랜즈에 투자한 소방관이 가졌던 것 같은 확신으로 나는 피델리티 펀드 매니저들에게 이 주식을 추천했다.
그는 투자 아이디어를 발견하면, 늘 기업에 대해 조사했다. 직접 했고, 충분히 그렇게 했다. 매수를 결정하기 전에 이 번거로운 단계를 추가해서 얻는 게 뭐란 말인가? 피터 린치는 헤인즈의 스토리를 조사했고, “그래서” (피델리티 펀드 매니저들에게 이 주식을 추천할 때) “탐브랜즈에 투자한 소방관이 가졌던 것 같은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잠깐. 소방관? 있다, 심플한 투자로 백만장자가 된 어떤 뉴잉글랜드 공무원이.
뉴잉글랜드 소방관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1950년대 당시 한 소방관은 그 지역의 탐브렌즈 공장이 무서운 속도로 확장되는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이 회사가 번창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토록 빠르게 확장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2천 달러를 투자했다. 게다가 이후 5년 동안 2천 달러씩 계속 투자했다. 1972년이 되자 소방관은 백만장자가 되었다.
뉴잉글랜드 소방관은 5~6년 동안 보유주식 수를 계속 늘렸을 뿐만 아니라, 1950년대부터 1972년까지 최소 13년 동안 팔지 않았을 정도로 굳건한 확신을 가졌었던 것 같다. 꼬집어 말하진 않았어도 나는, 피터 린치가 말하는 확신의 기준이 이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책 곳곳에서 확신의 중요성에 대해 힘주어 말한다.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당신은 시장에 대해서 기본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국가 경제를 얼마나 믿을 것인가, 주식에 투자할 필요가 있는가, 투자한다면 기대 수익이 얼마나 되는가, 단기로 투자할 것인가 장기로 투자할 것인가, 주가가 예상 밖으로 갑자기 폭락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등을 미리 결정해 두어야 한다. 미리 목표를 정하고 태도(주식이 정말로 채권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확신 없이 우유부단한 상태로 있을 때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면, 모든 희망과 이성을 내던지고 손실을 본 채 주식을 매도하여, 시장에 희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 투자자와 상습적 패배자를 가르는 요소로 지식과 조사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개인의 준비 태세다. 결국 투자자의 운명을 결정하는것은 주식시장도 아니고 기업도 아니다. 투자자 자신이다.
완벽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판단을 내리는 능력도 중요하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상황이 명확한 경우가 거의 없으며, 상황이 명확할 때는 이미 너무 늦어서 이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데이터를 알아내려 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은 주식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반대로 당신은 절대 주식시장과 인연을 맺으면 안 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자세히 논의할 가치가 있는 주제다. 주식시장은 확신을 요구하며, 확신이 없는 사람들은 반드시 희생되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얻는 가장 커다란 이점은 올바른 선택에 대해 이례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뉴욕주 버펄로의 존슨 차트 서비스에서 계산한 펀드 수익률에도 나타난다. 더 '위험한 펀드와 더 높은 수익 사이에는 매우 흥미로운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1963년 일반 채권 펀드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15년 뒤 3만 1,338달러가 되었다. 같은 1만 달러를 주식과 채권이 섞인 혼합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4만 4,343 달러가 되었다. 모두 주식에 투자하는 안정성장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5만 3,157달러가 되었다. 역시 모두 주식에 투자하는 공격성장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7만 6,556달러가 되었다.
분명히 주식시장은 늘 도전해볼 만한 도박이었다. 게임 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한, 새로운 카드가 계속해서 펼쳐진다. 이제 다시 생각해보니, 주식투자는 사실 세븐 카드 스터드 포커가 아니다. 차라리 세븐티 카드 스터드 포커에 가깝다. 그리고 우리가 10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세븐티 카드 게임을 동시에 10판 벌이는 것과 같다.
이렇게나 진지하게 말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그가 '이해할 수 있고 강점을 지닌 회사에 주목하라'고 조언하던 것도 결국, 아마추어 투자자가 확신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에서가 아니었을까, 넘겨짚어 보게 된다.
확신의 정도에 따라 투자자가 받게 될 상벌은 분명하다. 피터 린치는 확신 없는 투자자가 시장에 의해 ‘반드시’ 희생된다고 강조한다. 반대로, 정보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불확실성을 감수한 투자자는 ‘올바른 선택에 대해 이례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점이 다르다.
확신이 부족한 사람은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과학자처럼) 모든 데이터를 알아내려다가 이익을 얻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리고 만다. 더 나쁜 경우에는, 우유부단한 상태로 맞이한 최악의 상황에서 희망도 이성도 내던지고, 손실을 본 채 주식을 매도하게 된다.
그러나 확신을 갖고 주식을 보유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카드가 계속해서 펼쳐진다.’ 비인기 종목을 찾아서 손수 조사하면, 즉 확신을 갖게 되는 방법을 똑같이 쓰면, 어느 투자자든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에서 포트폴리오 관리를 다룰 때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것은 기업과 경제의 번영을 온전히 내 몫으로 누리게 되는 커다란 열쇠가 된다. 그 전에 이 글의 바로 다음 포스팅에서는, 확신을 갖기 위해 피터 린치가 스토리를 조사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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