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촬영과 보정 연구

사진색감 용어 정리 - 컨트라스트

나그네_즈브즈 2020. 10. 4. 15:05

노출에 대해 아주 조금만 배워도 5.6이 셔터속도나 감도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125는 언뜻 보아 감도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60 30 15 같은 숫자들이 잇달아 보인다면 그렇게 작은 감도는 굉장히 드물고, 그것들은 사실 셔터속도의 분모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노출에 관해 아주 조금만 알아두면 여행지에서 처음 만져보는 카메라를 받아 들더라도 부탁한 이방인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촬영해줄 수 있게 된다.

색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뽀샵을 하든 하지않든, 아주아주 조금만 알아둬도 큰 도움이 된다. 컴퓨터로 하는 후반작업이 귀찮은 사람이라면 사진기 내부의 색감설정을 건드릴 줄 알아야 할 것이고, 제조사마다 인터페이스는 다를 것이다. 보정을 도와줄 컴퓨터 프로그램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포토샵을 켜든, 그게 라이트룸이나 캡쳐원 혹은 루미나라고 하더라도, 개념에만 익숙하면 다루는 건 순식간이다.

그래서 최대한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날림으로 전달하다보니 전문적이지 못하거나 예외를 빼먹을 수도 있고, 체계없이 횡설수설할지도 모르겠다. 별 수 없다. 그런 건 차차 보강하기로 하자.

 

4. 컨트라스트 (대비)

 

보통 수식어 없이 그냥 컨트라스트라고 하면 명암 대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밝은 영역과 어두운 부분의 명도 차이라고만 하면 대비의 정의로서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내가 이해한 정의를 설명하려면 그 전에 소개해야 할 그림이 있다.

카메라가 측광을 할 땐 위 모식도처럼 화면을 흑백으로 인식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각각의 픽셀이 가지는 흑백의 단위를 평균해서 노출계에 결과를 표시해준다고. 이제 각 단계의 명암별로 픽셀의 개수를 헤아려서 막대그래프를 그릴 수도 있다. 히스토그램이라고 한다. 파워포인트 노가다로 그릴 수 있었던 3비트 계조(8단계 흑백)의 24화소에서는 저게 막대그래프처럼 보이지만, 8비트 256단계 계조 위에 2400만 개의 픽셀을 뿌리면 내부과 꽉 찬 뾰족뾰족한 산처럼 보이는 그림이다.

 

소개한 것처럼, 히스토그램의 가로축은 명도를 보여준다. 이 각각의 명도 단계에 해당하는 픽셀 수가 세로축의 의미다. 노출계는 전체 픽셀의 명도 평균만을 보여주지만, 히스토그램은 조금 더 친절하게 구체적인 분포를 보여주는 지표다.

 

컨트라스트는, 내 생각에는, 이 히스토그램의 픽셀 분포가 양 극단으로 얼마나 치우쳐 있는가의 정도이다. 처음에 보여준 예시에서 나의 3비트 24화소 히스토그램은 가운데가 높은 산의 형태를 띠고 있다. 여기서 사진의 컨트라스트를 높이고 각 픽셀의 명도를 다시 평가하면, 다음과 같이 히스토그램의 분포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 가장 가운데는 그대로 있지만 어두운 영역이 더 검은 색으로, 밝은 톤은 더 오른쪽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계산해보면 측광결과는 똑같다.

대비는 결국 상대적인 개념이다. 대비가 낮다는 것은 히스토그램이 가운데로 다소 몰려있는 상태이고, 높은 컨트라스트는 픽셀 분포가 히스토그램의 어둡고 밝은 양 극단으로 조금 더 쏠린 상태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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