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여름이라 그런가. 계좌가 흘러내리고 있다. 성장주도, 경기민감주도, 외국인의 매도를 막지 못하고 있다. 모든 길목을 빠짐없이 지켰나 싶었는데, 아닌가보다.
몇 주 전부터 오르고 있던 2차전재 소재부품장비 관련주에는 손을 못댔다. 에코프로비엠의 MSCI 지수 편입이 높은 가능성으로 점쳐지고 있었는데도 손을 뻗지 못했다. 엔터주도 마찬가지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혼자 잘 올라간다. 참나.
어차피 조정장세라고 해도 종목별 투자 아이디어가 망가진 건 아니다. 현대차가 5% 흔들린다고 정의선 회장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매각하는 것도 아니다. 네이버가 10% 빠져도 당장 제페토 서비스를 중단하지도 않는다. 주가가 내린다고 효성중공업이 짓고 있던 액화수소 플랜트를 포기할 일도 없으며, 외국인이 은행주를 팔아도 한국은행은 정책금리를 올리고 나는 두둑한 배당을 받게 될 것이다.
게다가, 외국인이 이렇게 한국주식을 팔고 있다는 뜻은 달러 환전 수요가 많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원화로 표시하는 달러의 가치, 즉 환율이 뛰면 내 해외주식 계좌가 가만히 있어도 빵빵해진다. 신이 난다. 내가 지키던 길목에서 구멍을 발견하고 이만하면 뚫어낸 건가 싶었을걸? 아니, 미안하지만 난 한 겹 더 지키고 있지.
그 '한 겹 더'에도 총총히 길목마다 병사들을 뿌려놨다. 편의성 테마에는 자율주행의 테슬라와 메타버스의 페이스북이 있고, 에너지 전환에 대비해 재생에너지 ETF인 ICLN을 보유 중이며, JP모건 은행과 나이키가 미 국채금리 상승에 대비해 역시 길목을 지키고 있다.
사람이 잠은 자야지. 그러니까 투자도 그걸 고려한 방식을 택해야 한다. 계좌에 비가 내려도 내가 웃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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