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210531 경기민감 업종과 그린에너지로의 트레이딩 이동

나그네_즈브즈 2021. 5. 31. 00:07

내 포트폴리오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4-1-3-2의 컬러 바꾸려고 한다. 현금 비중을 줄이고 경기민감주를 담을 예정이다. 공격수는 5년 이상 장기보유, 미드필더는 2년 미만 단기 트레이딩, 수비수는 초단기 트레이딩이다. 공격수부터 수비수까지 매매주기 또는 보유기간의 그라데이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포백이 지금까지 순수현금 그 자체였다면, 수정된 팀컬러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현금의 모습'으로 보내는 플레이어가 된다. 

 

지금까지 미드필더로 분류했던 코스닥 저평가 소형주들을 점차 정리해서 수비진으로 내릴 계획이다. 기존의 바텀업 방식으로는 더이상 종목이 걸려들질 않아서다. 이 작업의 가능성을 열어준 신호탄은 기산텔레콤의 단기매매 신호발생이었다. 또 딜리의 목표가가 (엑사이엔씨나 기산텔레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기여하고 있다. 이 과정의 마침표는 포트폴리오 외 종목으로 분류하고 있는 원익큐브와 KH 일렉트론(구. 삼본전자)을 정리하는 단계가 될 것이다. 

 

기존 보유비중으로 보면 엑사이엔씨 5% + 기산텔레콤 5% + 딜리 5% = 15%가 있고, 여기에 초단기 공격가담을 시도한 윙백으로 기산텔레콤 10%가 있다. 반대편 윙백 10%는 대기 중이며, 원익큐브와 KH 일렉트론이 정리되면 포백 40%를 넘치게 채울 수 있게 된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상속세법 퀀트전략 20종목이 잘 맡아주고 있으니, 질문은 하나만 남게 된다. 중앙미드필더 세 포지션은 어떤 종목으로 채울 것인가?

 

잠깐씩만 주식으로 변했다 돌아오는 수비진을 모두 '현금'으로 퉁친다면, 공격수 투톱과 완전히 다른 성격의 종목으로 미드필더를 채워야 옳다. 네이버/카카오와 현대차 모두 5년 이상 장기보유를 계획 중이기 때문에, 1~2년의 매매주기를 가져갈 종목들을 선택해야 한다. 바텀업이 안되서 하는 작업이니까 탑다운으로 고를 수밖에 없다. 경기가 회복되고 시장금리가 스멀스멀 오르는 지금은 경기민감주를 주목해야 할 때다.

 

엑사이엔씨/기산텔레콤/딜리 삼총사가 수비진으로 내려가면서 비운 미드필드 빈 자리를 경기민감주(정유, 화학, 건설/기계)로 채우자.

 

기억하자. ㄱㄱㄱ/ㅈㅈㅈ/ㅊㅎㅎ 이렇게 9가지 업종이 있다. 건설, 금융, 기계, 자동차, 정유, 조선, 철강, 해운, 화학의 초성을 땄더니 외우기가 편해 보였다. 자동차는 현대차가 있으니까 패쓰. 조선, 철강, 해운은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 지금까지 덜 오른 사이드를 골라야 한다면 최우선은 정유다. 상장종목이 S-OIL과 SK이노베이션 뿐이라 고르기도 쉽다.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로 더 강하게 분류되는 데다가 S-OIL은 유명한 배당주이기도 하니까 하나는 쉽게 골랐다.

 

건설, 기계, 금융, 화학. 은행주를 사면 마음이 불편할 것만 같다. 일단 사정에 가장 어두운 업계이고, 정부 정책의 영향도 상당히 받을 테니까 말이다. 삼프로TV에서 정유/화학 애널리스트가 출연한 영상을 여러 개 복습해 봤다. 이해하기 쉬웠다. 분리상장 이슈가 있는 LG화학을 빼면 롯데케미칼, 금호석유, 한화솔루션 정도가 눈에 띈다. 금호석유도 괜찮아 보이지만, 현대차가 있으니까 굳이 타이어까지 욕심을 낼 필요가 없어서 제외. 

 

롯데케미칼은 모든 다운스트림 밸류체인에 쓰이는 PE/PP의 대장주이면서 생활소비재인 의류의 원료 PET를 생산한다. 한화솔루션은 건자재인 PVC와 태양광 모듈을 생산한다. 고민이 된다. 미드필더이지만 더 긴 미래를 내다보고 그린에너지 성장성을 가진 한화솔루션이 좋을까?

 

그런데 여기서 질문. 5년 뒤의 우리나라에서 태양광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어렵다고 본다. 중국이 태양광을 다 집어삼켜 버린 기술패권의 신(新) 냉전시대에, 태양광은 미국으로 팔아야 한다. 미국 기업은 가만히 있나? 태양광 모듈은 어려운 산업이 아니다. 국내에서 굳이 그린에너지 기업을 골라야 한다면 나는 수소에 걸겠다. 태양광과 풍력터빈만 충분하면 그린수소는 물보다도 저렴해질 것이다. 그걸 액화시켜 다루는 기술과 연료전지 기술이 핵심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인데, 국내에는 효성그룹과 두산퓨얼셀 정도가 꼽힌다.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며 그룹 차원에서 수소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효성그룹 안에서도 돋보이는 쪽은 효성중공업과 효성첨단소재 두 곳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액화수소 탱크와 파이프에 필수적인 탄소 신소재를 생산한다. 하지만 나는 경기민감주로도 분류될 수 있고 세계 최대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고 있는 효성중공업이 더 끌린다. 만일 이 회사를 미드필더 한 자리에 넣는다면 한화솔루션은 필요가 없다. 오히려 산업재/생활소비재를 커버해줄 수 있는 순수화학 기업 롯데케미칼에 한 표가 간다. 

 

노란색 영역은 경기민감주, 파란색 영역은 성장주를 포함한다. 현대차와 효성중공업 덕에 5종목만으로 꽤 넓은 산업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5종목으로 산업 전 영역의 상당히 넓은 범위를 커버하게 된다. 종목별로 최대한 겹치는 컬러가 없도록 신경써서 분산했고, 현대차와 효성중공업. 필요에 따라 성장주와 경기민감주 역할을 모두 맡아줄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둘이나 있어서다. 인터넷플랫폼의 네이버/카카오, 미래 모빌리티와 그린에너지의 현대차가 공격을 이끈다. 미드필더에는 건설/기계 회사이면서 그린에너지를 준비하는 효성중공업이 있고, 산업재(PE/PP)와 생활소비재를 커버하는 롯데케미칼과 산업재에서 턴어라운드를 예고한 S-OIL은 순수 경기민감주다. 아내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산업재와 내구소비재를 담당하고 있으니 든든하다.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는 유틸리티(전기/가스/통신)와 음식료가 빠졌는데, 얘네들은 경기가 가라앉는 시기에 '덜 침체'되는 수준의 업종이라서 지금의 경제전망으로 보면 매력도가 떨어진다. 

 

현금을 40%나 보유하면서 연간 30%의 수익률을 거두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60%의 주식들이 두 배 넘게 올라줘야 전체 계좌가 1.3배로 불어난다. 그마저도 20%는 4~5년만에 3.7배로 뛰어야 자기 몫의 연 복리수익 30%를 거두는 수준이다. 현금이 놀고 공격수는 제 몫만 하는 동안 미드필더 넷이서 매년 260%를 날아다녀야 하는데, 불가능에 가깝다.

 

할 일은 두 가지다. 윤석열의 행보를 주시하며 원익큐브에서 최대한을 뽑아내고, KH 일렉트론이 매수가에 오기를 잘 기다리는 게 첫 번째다. 그러는 동안 효성중공업, S-OIL(우선주), 롯데케미칼을 저점에서 적절히 매수할 것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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