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20210503 네이버/카카오 주식 - feat.제페토 체험썰

나그네_즈브즈 2021. 5. 5. 14:26

월요일에 네이버와 카카오를 샀다. 10%가 설정된 비중을 굳이 둘로 나눴다. 네이버 70% 카카오 30%다. 인터넷 플랫폼 기업은 '보유하지 않는 게 리스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쪽 분야에 대한 뽐뿌는 예전부터 있어 왔다. 시기 상으로는 아내가 졸랐던 게 가장 앞섰다. 유튜브에 요즘 '틀면 나오는' SK증권 이효석 자산전략팀장이 논리에서 가장 앞섰다. 그래도 성장주 투자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포스팅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게 되면서 한 걸음 다가섰다. 최종적으로는, 현대차가 수소경제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선 배터리-그린에너지-모빌리티에 관한 다른 성장주 투자는 의미가 없겠다고 결론지었다. 

 

이렇게까지 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 건, 내가 이들의 사업분야 그 어느 것에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쇼핑을 즐기지도 않고 웬툰도 안본다. 직접 선물하는 걸 더 선호하고, 택시도 타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러니 주식 투자에 젬병일 수밖에. 하지만 두 회사가 '현재의 삼성전자 급 시가총액에 이를 것'이라는 이효석 팀장의 전망에는 동의하는 편이다.

 

네이버/카카오는 리얼옵션과 무형자산을 장착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다. 쉽게 말해, 터져나올 복권을 다수 보유했다는 뜻이다. 광고, 쇼핑, 콘텐츠, 금융, ... 각자의 자리에서 크기를 키워가던 이들의 사업영역은 점차 중첩되고 수렴해 가고 있다. 가까운 미래부터는 경쟁이 불가피할 것 같다. 추격자를 맡은 카카오가 특유의 확장적 사업방식 때문에 앞으로도 자회사의 분리상장을 남겨두고 있다는 점과, 네이버가 제페토라는 글로벌 메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이 두 가지 때문에 일부러 네이버에 비중을 조금 더 주게 됐다. 큰 의미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10% 비중을 한번에 싣지는 않았다. 이 10%의 60%만 매수하고 40%는 전략적 물타기를 위해 남겨뒀다. 인생 모르는 거니까. 그 60% 안에서 다시 네이버와 카카오가 7:3의 비율을 나눠갖고 있는 형태다.

 

네이버/카카오를 매수하기 전에, 지난 주말에 제페토를 설치해서 체험해 봤다. 쉽게 말하자면, MMORPG와 인스타그램을 합쳐놓은 플랫폼이다. 나만의 캐릭터(아바타)가 있고, 이 캐릭터가 가상세계를 돌아다니며 다른 유저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제페토 속에 만든 내 아바타 '즈브즈'를 소개합니다 ㅋㅋ

K-POP 스타들을 유치하면서 세계적으로 2억 명의 유저들을 확보했다. 단순히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커뮤니티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름 진기한 경험을 했다. 스키점프도 하고, 10대 친구들을 서넛 사귀었다.

 

유저들은 이 가상세계 안에서 버스킹을 하기도 하고 연애도 한다. 유튜버들도 활동한다. 내 상상으로는, 여기서 강좌를 개설할 수도 있고 클럽하우스처럼 교류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이러한 메타버스가 기존의 SNS나 게임과 가장 다른 점 중 하나는, 사용자가 참여해 가상세계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가상세계 속 아이템이나 맵을 디자인해 파는 직업이 생겼는데,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런닝맨, 크라임씬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아바타 드라마 같은 방송 콘텐츠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서비스의 가능성도 상상불가다.

 

네이버/카카오는 40% 손실폭이 되면 10%의 남은 40%를 마저 투입할 생각이다. 전체 투자금액이 늘면 더 매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얘네들을 매도하게 될 기준이 생길지 모르겠다. 어떤 계기로 초연결 세계가 아예 다 망하거나, 이 둘을 찜쪄먹을 경쟁자가 시장을 독식하지 않고서는. 성장이 끝났는데 배당을 안준다면 서운하기는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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