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210521 주식투자, 심심하다 심심해... 조급하지 말자

나그네_즈브즈 2021. 5. 21. 10:57

4-1-3-2 포트폴리오에서 미드필드 진용이 절반이나 비어있는 상태다. 공격수 역할을 맡고 있는 네이버/카카오와 현대차는 최소 2025년까지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그 동안에는 미드필더로 1~2년 트레이딩을 하거나 윙백의 오버래핑으로 단기 트레이딩을 통해 계좌를 불려야 한다. 그러나 미드필더로 고용할 저렴한 종목이 보이지가 않는다. 그렇다는 건, 단기 트레이딩도 참아야 한다는 뜻이다. 

 

엑사이엔씨를 매수한 게 작년 10월이었나. 겨우내 딜리와 기산텔레콤을 서브처럼 건드리긴 했지만, 트레이딩을 쉰 게 벌써 4개월 정도다. 돈이 놀고 있다. 출근해서 요령만 피우는 나를 보는 우리 팀장님 마음이 꼭 이렇지 않을까 싶다.

 

한 달에 두 차례 정도는 파이썬을 이용해 모든 종목의 차트 자료를 업데이트 한다. 그러고나면 어김없이 바닥권에 가 있는 종목을 간추려보곤 한다. 3~4월만 해도 그나마 엑사이엔씨와 기산텔레콤이라도 걸려들기는 했지만, 5월 들어서는 그마저도 보이지 않는다. 그물에 걸려드는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같이 관리종목이거나 감자 이력이 있거나 연속 적자기업이거나 하는 정도다. 건강한데 소외되고 저평가 받는, '좋은 주식'의 씨가 말랐다는 뜻이다. 검색조건을 완화했는데도 결과는 늘 이렇다.

 

그렇다고 배당주를 건드리자니 이미 상당히 올라 온 느낌이 있다. 다른 시클리컬 업종에 손을 대는 것도, 흐름을 읽는 안목 없는 나로선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내 첫 사부님의 주특기가 바로 손가락 빨기였다. 시황이 수상하거나 종목이 나오지 않으면 어김없이 리딩도 끊겼다. 고객들한테 욕도 숱하게 먹었다. 그래도 버텼다. 심지어 당당했다. 그물에 부실주 말고 '먹을 고기'가 걸리지 않으면, 그는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의 신념 곁에 남은 찐 제자들은 하락장을 피했다. 

 

FOMC도 열리지 않는 특히 지금은 시장에 일방적인 호재도 악재도 없다. 최근 공개된 지난 4월 FOMC 의사록에서 테이퍼링이 처음 등장했고, 어제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통계가 보도된 정도다. 여러 경기지표들은 때를 맞춰 발표되겠지만, 기다림이 필요한 시간인 것만은 분명하다. 연준 위원들이 언급한 테이퍼링 시그널도 한없이 친절하고 부드럽기만 하다. '언젠가는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니. 하겠다거나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언제라는 뜻도 아니기까지 하다.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더더욱 좋아진 것까지 묶어서, 일단은 마음이 놓인다.

 

인정한다. 나는 심심하다. 그리고 조급했다. 이렇게 해서 언제 돈 버나 싶었다. 이 위험한 마음을 고백하고 제어하기 위해 글을 쓴다. 조심하자. 나는 우리 가족의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다. 천천히 버는 건 괜찮아도, 잃는 건 끝장이다. 내 목표는 생존이니까. 쉬어 갈 자리에서는 쉬자. 어차피 시절을 타면 버는 건 또 순식간일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