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투자일기

증권계좌를 두 개 운영하는 장점에 대해

나그네_즈브즈 2021. 4. 28. 13:42

주식 거래를 위해 개설하는 증권계좌가 꼭 하나라야 한다는 법은 없다. 요즘 같은 상승장에서는 각종 IPO에 참여하기 위해서라도 '문어발 계좌'가 대세이기는 하다. 그게 아니라고 해도 증권계좌를 몇 가지 이용하면 편리한 점이 있다. 일이것도 어찌보면 통장 쪼개기라고나 할까.

 

한국 주식시장을 기준으로, 내 경우에는 대신증권 계좌에 담긴 종목들은 장기적 성격을 띠고 있고 키움증권 계좌에는 비교적 자주 들여다 보아야 할 종목들이 실려 있다.

 

4-3-3 포메이션으로 운영할 내 포트폴리오에서 공격수 30%와 중앙미드필더 20% 그리고 센터백 역할을 할 쌩 현금 20%는 'Long Term 계좌'에 들어가 있다. 공격수는 10년, 중앙미드필더는 4년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센터백 자금은 이들 가운데 문제가 생기면 사용될 예정이다. 반면 대신증권 계좌에 들어갈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의 10%는 매년 4월말~2월말에만 보유할 퀀트 20종목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좌우 윙백 현금 20%는 공격가담을 통해 중앙미드필더 종목에서 짧은 수익을 반복적으로 거둘 것이다. 그러다 물리면, 어차피 오를 종목이니까 냅두면 된다.

 

이렇게 성격을 분리해 운영하면, 한 계좌에는 로그인 빈도가 거의 없기 때문에 2년 이상 길게 투자할 종목들의 차트나 가격상황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포백 수비라인을 보호할 퀀트종목 20개는 매수하고 매도할 날이 1년에 겨우 각각 하루씩에 불과하기 때문에, 윙백들의 공격가담이 있을 때에나 '단기 계좌'를 들여다 볼 뿐이다.

 

내가 두 계좌를 나눈 기준은 한 예에 불과하다. 얼마든지 다른 기준과 목적으로 통장을 쪼개고 운영할 수 있다. 예전에 계획했던 다른 방식도 있다. A계좌는 연간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그리고 B계좌는 연간 고정지출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한다. 각각에는 목표 수익금과 목표 수익률을 고려해 투자금을 분할해 넣는다. 그러고도 혹시나 남는 투자금이 있다면 C계좌에 넣어서 내집마련이나 상속을 위한 장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고 했었다. 

 

새로운 투자전략의 성과를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별도의 계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해외 시장, 채권이나 파생상품에 자산을 배분하기 위해 각각의 증권사 계좌를 두는 것도 가능하다.

 

통장 쪼개기, 주식 투자에서도 가능하다.

 

리밸런싱 주기에 따라, 수익금의 용도에 따라, 투자 전략이나 자산에 따라 복수의 증권 계좌를 운영하는 것에 별다른 비용은 없다. 5개, 10개를 넘어가면 관리가 어려울 수는 있다. 하지만 쪼갠 기준과 원칙에 따라 운영해 간다면, 포트폴리오는 효율적이고 깔끔한 모습으로 자라가게 될 것이다.

 

요즈음은 계좌 개설 자체가 일단 쉽고 증권사마다 혜택도 충분한 것 같다. 증권거래 계좌 간의 거래(오픈뱅킹)도 잘 설계돼 있어서 크게 불편한 점도 찾기 어렵다. 뇌피셜이지만 특히 투자금액이 2억을 넘어가면, 이런 식의 계좌 운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작용할 거라는 생각마저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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