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미지로 된 언어다. 시각을 통해 뜻이 전달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차라리 보여주는 편이 효과적인 것들일수록 사진적 소재이기 쉽다. 주홍빛 보랏빛으로 노을진 저녁하늘이나 가슴 먹먹해지는 은하수, 고혹적인 모델의 아름다움! 이런 것들은 제아무리 그럴듯하게 설명하더라도 차라리 보여주는 편이 더 효과적이고 확실한 표현의 대상이다. 기왕이면 누가 보더라도 주목할 만한 소재이면 좋다. 그러나 반드시 반드시! 거기에 가장 먼저 끌린 사람은 나여야 한다. 그래서 호미곶의 일출, 황령산의 은하수, 경주나 진해의 벚꽃은 모두 탈락이다. 그 소재에서 내가 먼저 시각적 매력을 발견하고, 나만의 감정과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사진으로 표현된 언어를 읽고 사람들이 '정말 그렇구나!'하며 함께 주목하고 매력을 느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