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아내와 청와대를 구경하고 왔다. 모처럼 서울엘 다녀오는 길이었기에 A7R3에 포크트랜더 50mm f1.2를 물린 채였다. 입구와 영빈관, 집무실 등등 가는 곳마다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남들처럼 나도 아내의 ‘인증샷’을 담아줬다. 위치를 잡고, 수평과 수직을 잘 맞추고, 초점을 정확하게 맞추고, 찰칵. 자, 구도를 바꿔서 한 장 더? 아내는 기겁을 했다. 우리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 찍을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는 두 가지를 싫어한다. 민폐 끼치는 것과 주목받는 것이다. 아내는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가지고 있는 렌즈를 다 팔고, 자동초점이 가능한 줌렌즈를 사라는 거였다. 값이 얼마나 되든 개의치 않겠다고도 했다. 우리 아내지만 저렇게 얘기하니 무섭기도 했다. ▷ 본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