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임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셔. 호랑이 띠인 나는 서른 일곱 되는 해에 기인~ 편지를 쓰고 있네. 호랑이 있잖아, 사자 말고 호랑이. 그 중에서도 시베리아 호랑이 말이야.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본 건데, 다 자란 시베리아 호랑이 한 마리는 수 백 제곱킬로미터나 되는 숲을 다스린대. 다스린다는 건 호랑이를 의인화한 표현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나 넓은, 자신만의 개인 전용 사냥터를 확보한다는 뜻으로 말이야. 그런데 내가 정말 놀랐던 건 그런 '능력'이 아니었어. 오히려 사냥을 열다섯 번 시도하면 겨우 두 번 정도꼴로 성공하는 '무능력'에 놀랐지. 호랑이한텐 미안. 무능력이라는 건 내 놀라움을 나타내려는 의도일 뿐이고, 그만큼 먹고 살기가 처절하다는 얘기를 엄마 앞에서 꺼내려는 거야. 그렇잖아.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