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보면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낯선 풍경에서 드는 낯선 두근거림은 여행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 같은 거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길은, 익숙한 곳에서도 헤맬 수 있지요. 목적지는 있지만 갈 길을 모르는 것과, 갈 곳을 몰라 아는 길을 돌고 도는 것은 다르지만요. 이를테면 저는, 방황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여행이라면 끝이 있을까요. 내 마음은 고단합니다. 어렸을 때, 내가 좋은 사람들 틈에서 언제까지나 지낼 줄 알았을 때 나는, 생각했습니다. 마음이라는 것의 용도는, 마지막 순간에 '너덜너덜'해지기 위한 것이라고요. 아끼지 말고 겁내지 말고, 사람들이 가져다 쓰도록 얼마든지 내어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는 걸 그 땐 몰랐습니다. 사람들은 여전..